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사회와의 소통 부재로 생긴 심리적-종교문화화적 메카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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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의 소통 부재로 생긴 심리적-종교문화화적 메카니즘
  • 딴지 USA
  • 승인 2020.08.2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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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로교 통합 교단 총회장이자 한교총 회장인 김태영 목사가 문 대통령에게 '교회를 사업장 취급하지 말라' '신앙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수도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시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또한 건전한 상식을 갖춘 개신교인들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하고 있다. (참고로 여론조사 결과 개신교인 중 60%가 정부의 방역지침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일반 여론의 향배만 놓고 보면 한교총 회장 김태영 목사는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고개' 들기도 민망할 듯하다.

하지만 진짜로 현실이 그럴까?

그는 지금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고 욕하는 것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절치부심하고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

오히려 그는 지금 이 시간에 자신과 세계관이 비슷한 많은 목사, 장로들에게서 온갖 상찬을 들으며 정신 승리를 맛 보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가령

"목사님, 정말 바른 말 하셨어요."

"속이 다 시원합니다."

"존경합니다."

이런 말들에 들러싸여 속으로 우쭐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시민사회의 공분을 악의적인 '핍박'으로 간주하며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을 '십자가'로 받아들일 것이다.

왜 이런 심리적-종교문화화적 메카니즘이 가능하냐면, 목사들이 일년 내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철저하게 교회 '인싸' 그룹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저히 교회 내부의 시선과 이해관계에 입각하여 세계를 해석하고 판독하는 것이 몸에 체화되어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런 교회 인싸 그룹이란 게 한편에는 돈 많은 기득권 교인들과, 다른 한편에는 천박한 기복적 영성을 가진 목회자 그룹이 연합하여 동맹체제를 구축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 태생부터 극우적일 수밖에 없다. 비록 겉으로는 신앙의 순수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기득권 카르텔의 이해득실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어제 청와대 모임에서 나온 한교총 회장의 발언을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다.

이렇듯 오늘날 개신교 목사들이 반 사회적 언행을 공공연히 행하면서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사회와 유리된 종교 집단 내부의 인싸 그룹과만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로 인한 폐해는 너무나 크다.

왜냐하면 교회 인싸 그룹의 반사회적 언행으로 인해 종종 시민사회가 곤경에 처할뿐 아니라, 시민사회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건전한 개신교인들조차 따가운 눈총의 대상이 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한국 개신교의 고질병 중 하나는, 대다수 목사들이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보니 자신의 언행이 반사회적이란 사실조차 지각을 못한다는 것이다.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출처: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3290928717667510&id=100002512424962

By 김요한 목사
By 김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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