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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은, 그분의 성품을 닮은 표현 속에 가장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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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은, 그분의 성품을 닮은 표현 속에 가장 잘 드러난다
  • 딴지 USA
  • 승인 2022.12.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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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 말]

1. 올 여름 어느 날이었다.

가깝게 지내는 경영인 한 분이 전화를 주셨다.

일부러 전화를 건 이유는,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데,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경영인은 결혼한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 아이를 갖지 못하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입양이었다.

그런데 막상 입양을 하려고, 입양에 필요한 절차를 밟으면서 건강 검진을 하다 보니, 본인의 건강 이슈가 발견되었다.

본인의 건강도 건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갓난 아이를 입양하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럽겠는가.

그래서 주변의 기독교인들에게 조언을 구하니 다들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키워주시지 당신이 애를 키우냐, 걱정 말고 입양을 해라."

그 경영인은 그 말에 고민이 깊어졌다.

정말 하나님이 키워주시니까, 본인이 아픈데도, 믿음으로 입양을 해야 하는 것인가?

그분은 나의 판단을 구했다.

그래서 나는 아주 쿨하게 이렇게 말해줬다.

"애를 대표님이 키우지, 무슨 하나님이 키워요? 건강이 부담스러우면 입양을 포기해야지요."

2. 지난 며칠 간 사람을에게 귀가 아프게 들었던 말은, 하나님이 일하시니까 출판사를 계속 하라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뭘 하나님이 일하셔요? 내가 일하지. 언제 하나님이 잠 못자고 교정을 보나요? 죽어라 교정을 보는 건 바로 나지."

3. 하나님이 하시니까 걱정 말라는 말은, 타인이 할 말이 아니라 본인이 해야 할 말이다.

이것을 헷갈리면 안 된다.

가령 나는 지난 10년 이상을 하루 16시간씩, 주말도 없이 죽어라 일했다.

그 결과 새물결플러스가 생존했고, 나아가 성장했다.

하나님이 아니라 내가 하루 16시간씩 노동을 한 결과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 회사가 존립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언제나 '하나님이 하셨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안 도와주셨으면, 내가 하루 16시간이 아니라 20시간씩 일을 했어도 실패했을 것을,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기 때문이다.

허나,

최소한 우리 회사와 관련해서 '하나님이 모두 하셨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하루 16시간씩 일을 했던 나뿐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은 함부로 그런 말을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아이를 입양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도 오롯이 본인의 몫이지, 주위 사람들이 함부로 입에 담을 말이 아니다.

왜냐하면 입양이 시작된 날부터, 거의 날밤을 세워가며 애를 챙겨야 하는 것이 부모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4. 내가 아는, 기도의 은사가 깊은 자매 한 사람이, 이번 주에 나를 위해 깊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녀가 하나님께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고 한다.

"하나님, 김요한 목사님이 출판사를 계속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요? 접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요?"

그랬더니 하나님이 이렇데 답해주셨다고 한다.

"이제 그만 접어도 된다. 사실 내 아들이 너무 지쳤단다. 보기에 안쓰럽구나. 그만 일을 내려놓고 좀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구나.

그런데 내 아들이 계속 하겠다고 하면 내가 많이 고마울 것이다."

그렇다.

히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다.

5. 몇 개월 전에 한 자매를 만났다.

그녀는 진로 고민을 하고 있었고, 어떤 회사로 이직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안 가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이직을 했다.

현재 그녀는 회사 일로 정신없이 고단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걸 볼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길래 내가 가지 말라고 했잖아요. 말 안 듣더니 샘통이다."

내가 정말 그렇게 말할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사실 안 가는 게 더 평안했을 것 같은데, 기왕 갔으니, 이제 거기서 하나님의 인도와 동행을 구해봅시다. 함께 열심히 기도합시다. 그러니 힘내세요."

나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6. 말 끝마다 '하나님' 혹은 '하나님의 뜻'을 입에 담는다고, 신아이 좋은 것도, 진짜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의 뜻은, 그분의 성품을 닮은 표현 속에 가장 잘 드러난다.

하나님은 막무가내인 분이 아니다.

그분은 우리의 인격을 존중하고, 우리의 선택을 긍정하는 분이다.

물론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물으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하나님은 자기 백성과 늘 함께 하신다는 것이다.

나는 제발이지, 한국교회가 이 기본적 사실을 배웠으면 좋겠다.

7. 그나저나, 회사 문을 닫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고 하니, 그 와중에 지난 금요일 하룻 동안 10명의 새로운 정기독자 분이 등록을 하셨다.

아이구 맙소사.

이 경황에 정기독자를 신청하시면 어쩌자는 것인가?

그런데 나는 잘 안다.

그분들이 책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김요한이란 사람을 위로해주고 싶어서 정기독자를 신청하셨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내게는 그런 격려가 바로 하나님의 뜻이다.

평신도들의 말 없는 사랑의 행위 하나가,

신학을 배운 사람들의 백만 마디 말보다 더 위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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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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