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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예수의 정신에 가까운 사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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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예수의 정신에 가까운 사람일까요?
  • 딴지 USA
  • 승인 2022.04.29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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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에 <바이블에센스>를 촬영하기 위해 공간을 임대해서 스튜디오를 꾸민 건물 주인은 종교가 있는지 없는지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첫 만남 당시 그분은 제게 '자신은 신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여식은 가톨릭 신자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스튜디오 건물주 분 따님의 남편이 일전에 큰 교통사고를 당해 얼굴 부위를 제외한 몸 전체가 신경이 마비되었다고 합니다.

인간적으로 매우 불행한 일을 당한 것입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마음이 안타까워서 철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이야기를 듣고서 제가 그만 왈칵 울뻔했습니다.

그분 따님이 자기 남편이 온 몸의 신경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우리 남편을 성심성의껏 잘 돌보겠습니다."

그 따님뿐 아니라, 신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는 건물주인 가족 전체가 아픈 사위를 성심껏 돌보게 위해 최선을 다한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으로만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보다 1000배는 낫구나."

사실 건물주인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저작권 전문가입니다.

본인 말로는 저작권 지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더군요.

그분이 제가 물었습니다.

"목사님, 성경 강의 영상을 찍어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유투브에서 무료로 풀 예정입니다."

그 말을 듣고 처음에는 그분이 선뜻 이해를 못하시는 눈빛이더군요.

아니, 왜 귀한 작품의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는 거지 하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성경 강의를 하는 목적은 사람들을 섬기기 위함이지 돈을 벌려는 이유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니 금세 이해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저를 매우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건물주와 네 번 정도 만나뵈었는데, 그 네 번의 만남 동안 그분과 단 한 번도 종교 이야기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만날 때마다 소위 '세상' 이야기만 합니다.

그런데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고 유쾌합니다.

출판사를 시작하고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항상 기독교인 건물주를 만났습니다.

그중 두 번째 건물주는 입만 열면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얼마나 큰 복을 주셨는지 입버릇처럼 자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자기 말로는 서울에 본인 소유의 빌딩이 20개나 있다며).

하지만 월세를 단 돈 1원도 안 깎아주고, 아직 임대 기한이 남아 있는데도 결국 저희가 그 건물을 떠나게 만들었습니다.

과연 종교가 무엇일까요?

신자가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신을 지극히 공경하는 것처럼 사는 사람과,

입만 열면 종교적 언어를 남발하면서도 전혀 신이 없는 것처럼 사는 사람,

누가 더 예수의 정신에 가까운 사람일까요?

이 시대의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요?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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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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