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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한국 기독교를 향해 ‘마헬살랄하스바스’라고 이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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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한국 기독교를 향해 ‘마헬살랄하스바스’라고 이름 짓는다
  • 딴지 USA
  • 승인 2021.11.2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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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헬살랄하스바스>

- “도영아,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나라 망한다.”

엊그제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도영아, 윤석열 부인 김건희가 이단에 들어갔었다는 건 거짓말이다.

김건희는 천주교 교인이었어.

윤석열 떨어뜨리려고 거짓말을 만든 거야.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나라 망한다.”

아마도 추석 명절에 형제들이 김건희를 비판하면서 기독교인에게는 가장 설득력 있는 이단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 마음에 남으셨던 것 같다.

나도 그렇게 들은 것 같다며 동조했던 기억이 있다.

이단을 떠나 ‘최순실 사태’를 겪고도 사주 콘텐츠에 관해 박사논문을 쓰고 점을 자주 보러 갔으며 기인들과 무당들을 가까이 하는 사람을 아내로 둔 후보자(자신도 마찬가지. 왕자를 새기고 나왔으니 말 다했다.)를 지지하고 변론하는 모습과 논리들이 너무 궁색해 보일 뿐 아니라 종교를 이용하려는 정치인의 행태도 좋아 보이지 않았던 터에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방문하면서 아내가 구약을 다 외운다고 하는 뻘소리를 늘어놓는 윤석열을 비판했던 것이다.

그것이 마음에 남아있으셨는지 뜬금없이 전화를 거셔서 김건희를 변론하신 것이다.

전에는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나라 망하고 나라를 북한에게 갖다 바칠 거라며 반대하셨던 분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K-방역으로 국위를 떨치고 G-7에 초대되고 국방력이 강화 되고 경제력 세계 8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도 – 물론 잘못한 것도 있지만 - 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한다고 하신다.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으셨기에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느냐고 여쭈니 교회 권사님과 그의 아들과 함께 어떤 강의를 들으셨다고 하신다.

날마다 보내주시는 카톡도 교회 권사카톡방에서 다른 권사님들이 보내주시는 내용이라고 하신다.

괜히 기독교를 카톡교라고 부르는 게 아닌가 보다.

도대체 신앙이라는 것이 정치 영역에는 무용지물이다.

말씀보다 이데올로기가 더 강하다.

신앙보다 정파성이 더 강하다.

선거철이 되니 또 무슨 구국기도회를 하고 정치인은 교회를 방문하고 목사는 그를 소개한다.

국가비상 긴급기도대성회?

당신들 때문에 ‘교회비상 긴급기도대성회’라도 열어야 할 판이라고~~~ ㅠㅠ

무릎 꿇지 않은 7000인 용사?

당신들이야말로 국가 이데올로기라는 우상에 무릎 꿇은 사람들이라고~~~

이런 꼴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가?

그들이 나설 때마다 기독교의 추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걸 그들은 모르는가 보다.

창피하고 가슴 아픈 건 우리 몫이다. ㅠㅠ

정말 가슴을 치고 기도해야 할 때인가 보다.

진짜 남은 자들, 돈과 권력에 무릎 꿇지 않은 남은 자들이 일어서야 할 때인가 보다.

선지자들이 이스라엘을 바라보았던 심정이 이런 심정이었을까?

예수님이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한탄하셨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이사야의 아들 이름을 ‘마헬살랄하스바스’라고 짓도록 하신 하나님의 마음이 이러하셨을까?

나는 감히 지금의 한국 기독교를 향해 ‘마헬살랄하스바스’라고 이름 짓는다.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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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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