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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탓을 하고 끝낼 일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개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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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탓을 하고 끝낼 일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개혁해야
  • 딴지 USA
  • 승인 2020.08.1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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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코로나, 그리고 교회]

1.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로 인해 개신교계가 신천지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 방역조치를 어기고 집회에 참가한 전목사 및 참가자들에게는, 전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한 댓가를 물어, 법의 엄정함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교계는 더 이상 전목사를 편들지 말고, 신속하고도 분명한 대응 메시지를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2. 그렇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이미 추락해버린 개신교의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리라 여겨집니다.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그런 사람을 교단의 총회장으로, 한기총 회장으로, 기독교의 이름으로 활보하도록 놓아둔 교계의 책임이 큽니다. 말씀에 근거하여 살지 않고 교회 정치에 휘둘리는 개신교의 민낯이 일을 여기까지 몰고 온 것이지요.

3. 그간 개신교계가 억울해하면서 펼쳐왔던 "대부분의 교회가 잘 하고 있다"는 논리는, 어제 사건으로 인해, 이제는 그 용도가 다 했다고 생각됩니다. 어제 일들은, 아주 많은 국민들이, 개신교가 비도덕적이며 미신적이며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쓰나미 계기를 제공했고, 그 파급력은 매우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4. 전광훈 목사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만, 그 한 사람이 다는 아닙니다. 사실 전목사와 같은 이가 일어나 횡행하는 것이 가능하게 한 우리네 현장의 구조가 문제입니다. 쉽게 목회자가 되고, 어느 정도 규모와 조직을 갖추고 정치 라인을 타면, 복음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교계나 정계에서 제 하고 싶은대로 뭐든 할 수 있는 현실이 문제인 것이지요.

5. 그러니, 전광훈 탓을 하고 끝낼 일이 아닙니다. 정말 뼈저리게 반성하려면, 개신교계 전체가 각성하여, 적어도 목회자와 교회가 일반사회의 상식 수준 이상의 행보를 보이도록, 무엇인가 특단의 조치나 개혁을 실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가 어렵기에, 가슴이 시리도록 아픕니다. 저같은 신학교수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학교 하나도 바꾸기가 정말 어려운데 말입니다.

6. 그래도 해야지요. 반성과 회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가 없다면, 개신교의 설 자리는 점점 더 없어져 갈 것입니다. 본질과 근본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만이 우리의 갈 길입니다.

7. 전광훈 류의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비판하고 욕하는데서 머물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개혁을 해야 할 것입니다. 미력한 저도 신학교육의 현장에서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할 것입니다. 보다 건강한 목회자가 배출될 수 있도록,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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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www.facebook.com/heesuk.kim/posts/4201297156611297

By Hee Suk Kim 교수
By Hee Suk Kim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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