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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교회 성추행 사건과 박원순 시장 사건은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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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교회 성추행 사건과 박원순 시장 사건은 같지 않습니다
  • 딴지 USA
  • 승인 2021.03.2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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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닙니다.

얼마전 제가 취재한 베이스교회 성추행 사건과 박원순 서울시장과 비서간 사건이 비슷하단 취지로 주장한 분이 계셨나봅니다.

베이스교회 사건을 직접 취재한 제가 느끼기엔 완전 다릅니다.

우선 베이스교회는

1.

복수의 피해자가 있었습니다. 이분들의 증언은 매우 구체적이었고 일관됐습니다.

2.

성범죄가 가능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목사의 제왕적리더십 아래 있었고, 아직 기사화하진 않았지만 추가 취재결과 이교회는 이성교제 지침을 마련하고 이성교제와 관련한 것들을 목사와 상담하게끔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인 의사와 다르게 가슴아픈 이별을 맞아야 한 청년들도 존재했습니다.

2.

이성교제에는 엄격하지만 목사는 친근감의 표시라며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여성 사역자들에게 뽀뽀하거나 청바지에 손을 넣는 등의 행위를 했고 이걸 보고 증언한 이들이 있습니다.

글쎄요. 런닝셔츠 입은 사진을 전송하고 손톱을 만진 것과 뽀뽀하고 청바지에 손을 넣은 행위가 같은지. 전자는 그때의 상황에서 여성이 느끼기에따라 성희롱이냐 아니냐의 범주이고, 후자는 성추행의 범주 아닙니까?

4.

피해자들에 따르면 목사가 가슴을 만지고 주물렀고 이를 거부하자 목사는 "손 내려"라고 말하며 같은 행위를 지속하려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말은 "너를 뺐기는 것 같았다" 등의 황당한 얘기들이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당하고 교회를 나간 사역자들에 대해 교회에선 유언비어가 돌았습니다. 후에 피해자 중 한 명이 이와 관련해 항의하자, 목사는 "사실대로 말하면 너희는 여성으로서 괜찮냐"고 했습니다. 녹취도 있습니다.

5.

제가 판단할 때 박 시장-비서 사건과 이 사건은 매우 다릅니다. 물론 전 박시장 비서를 만나보진 못했습니다. 제가 비서분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취재한 후 생각이 달라질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취재해도 더 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꼼꼼하게 살핀 손병관 기자의 취재 기록과 비교해 볼때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안을 놓고 볼때 두 개의 전혀다른 사건을 동일선상에 놓고 보는건 베이스교회 피해자들을 두번 죽이는 일입니다.

사견을 좀 더 붙이자면...

저는 박시장의 비서도 매우 안타깝고 짠합니다.

고인의 선택에는 비서가 꽃뱀이니 뭐니 욕먹는 상황도 원치 않았던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감히 헤아려보기 때문입니다.

또 페미니즘이 통째로 부정당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여성들이 사회에서 받은 차별과 고통을 남성들은 이해하기 힘든 지점이 있을 것은 자명합니다. 여성인권이 과도하리라 생각될만큼 향상됐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건 박원순에 한해서만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전히, 특히 성과 관련한 사안에서 대부분은 여성이 약자고, 손해를 많이 보니까요.

누군가를 향해 욕설을 내뱉고 손가락질 하는 게 지금 우리가 할일 이겠습니까. 우리사회가 어떻게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한 성평등을 이룰지 고민하고 서로를 지지해주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참 속상합니다. 그러면서 이순간 가장 미운건 연대 조차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게, 오로지 자기식대로 한 노랑머리 변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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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yeon 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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