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둘람 모임 중에 한 교우로부터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여러 해 발달장애우들과 함께 빵을 굽고 커피를 볶으며 카페를 운영하던 이였는데, 이번 달로 일을 접기로 했단다. 팬데믹 이전에도 겨우 버티는 상황이었는데 이제 더는 버틸 수가 없다고 했다. 50대 후반, 평생 그쪽 일을 해온 이가 그 일을 접고 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의 소식을 전하는 그의 얼굴이 내내 어두웠다.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다른 이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들 살얼음판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비정규직 번역가인 나도 포함되어 있다. 쫙쫙 금이 가는 얼음판에서 누가 서 있는 자리가 먼저 깨지느냐일 뿐인 듯하다. 정말 어려운 시절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의 죄가 어쩌고 하나님의 용서가 어쩌고 하는 경건한 말들이 아니다. 기도하는 중에 경험하는 평안한 마음 같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동료 인간들의 구체적인 연대와 지원이다. 지금 교회는 신자들에게 그걸 가르치고 실천해야 한다. 예배당을 팔아서라도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 그럴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으면서 예전처럼 예배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건 개꿈일 수도 있다. 한국교회의 실태를 떠올리면 이 소리가 개소리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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