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확히 50년 전 배운 독일어 속담이다. 해석은 여러 갈래다. 아마 맞을 것이다. 두 번 예비고사를 치뤘는데, 두 차례 모두 독일어 만점이었다.
— 이긴 놈이 장땡이다.
— 끝이 좋으면, 다 좋다.
— 끝이 좋으면, (과정의 우여곡절은) 묻어가도 된다.
— 목적하는 결과를 얻었으면, 과정의 우여곡절을 따지지 말라.
— 끝이 좋아야 다 좋은 것이다. 시방 여기가 끝이냐?
— 끝이라는 놈은 잡았다 하는 순간 끝이 아니다. 끝은 움직인다. 일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끝이 너를 떠난다.
2. 연식이 6학년을 넘으면 적어도 한번 이상은 경험하는 게 있다. 잘 나가는 깨복쟁이 친구를 폄하하는 말이다.
“그 친구 어렸을 때, 콧구멍으로 콧물이 기차 터널 들랑날랑하듯 두 줄로 들락거렸던 놈”이라고.
3. 그러니 세상은 공평한 법이다.
어릴 때 기찻길로 콧물 두 줄로 흘리던 놈이라고
평생 처진거리로 살면 쓰겠는가?
신세건 처지건 뒤집어지고 뒤바뀌어야 공평한 세상 아닌가 말이다.
4. 이룬 사람들이 계속 이루어가기도 흔치 않고,
잘난 사람들이 계속 잘 나가기도 쉽지 않다.
5. 무한경쟁에 노출되어
속으로는 너무 힘들어 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야 하는
미국 명문대생들의 위선적 행태를 일컫는 말들이 있다.
U Penn에서는 펜 페이스Penn Face라 한다.
어렵고 힘들어도 늘 행복한 표정을 억지로 짓는다는 것.
Stanford에서는 ‘Duck Syndrome오리 신드럼‘이라 한다.
물 위에선 우아하지만 물 밑에서 죽어라 물갈퀴질을 한다.
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한테 육연六然을 가슴 속에 칼끝으로 새겨 두시라 권하고 싶다.
육연은 중국 명나라 때 崔銑최선이 한 말이다. 경주 최부자집 가훈이라고들 알고 있지만, 원조는 최선이다.
육연은 다음과 같다.
— 自處超然자처초연 對人靄然대인애연
혼자 있을 때는 스스로 초연하게 지내지만,
남한테는 온화하게 대한다.
— 無事澄然무사징연 有事敢然유사감연
일이 없을 때는 마음을 맑게 지내다가도,
일이 닥치면 과감히 해치운다.
— 得意淡然득의담연 失意泰然실의태연
대박이 터져도 담담하게 행동하고,
크게 망하더라도 태연하게 행동하라.
난 이재명 대표와 그 지지자들이 가슴에 한땀한땀 바늘로 새겨야 할 경구라 생각한다. 맨처음 이야기한 독일 속담과 함께.
7. 영장 기각도, 정권 탈환도 끝이 아니다. 이재명 대표한테는 이땅에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동아시아 평화를 발신하고,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의무가 있다.
그따위 일도 안 할 거면 집권해서 어디다 쓴다는 건가?
8. 오늘 새벽 전해진 낭보는 이재명 대표가 의도했던 게 아니다.
— 그는 무거워야 할 순간 가벼웠고(불체포 특권 포기)
— 태연해야 할 순간 초조했다(체포 동의안 부동의 요청)
— 법원 영장 기각 역시 그가 소망했을지언정 능력 밖에서 일어난 일이다.
— 결과적으로 방탄 오명을 벗긴 건 소위 매당노 덕분이다.
9. 순간 승리로 환호작약하면? 이재명은 딱 여기가 끝이다. 오늘 새벽 깨달은 게 많을 수록, still hungry라 느낄 수록, 이재명 앞날이 밝다.
10. 아직 끝이 아니다. 겨우 한 고개 넘었다. 앞으로 아흔아홉 고개가 남아있다. 더 가파르고, 훨씬 잔혹하고, 살을 파고드는 북풍한설이 몰아칠 것이다.
11. 그렇다고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날마다 오늘에 충실하면 된다. 대법원장 나가리시키고, 강서구청장 당선시켜라. 승리의 기쁨을 유권자 지지자와 함께 만끽하는 것. 정치인이 유권자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자, 승승장구 비책이다. 날마다 승리를 선물하라.
12. 색출이니 척결이니 하는 유혹을 버릴 수 있으면 최상이다. 적어도 드러나게 할 일은 아니다. 하지 않을 수 있으면 하지 말아야 하고, 해야 한다손치더라도 당장 지금 해야할 일이 아니다.
13. 남의것을 뺏으려면 먼저 내것을 내줘야 한다. 그래야 뺏어도 탈이 없는 법이다.
14. 끝장 낼 때까지 끝이 아니다. 끝장낼 수 있는 최고 덕목은 겸손이다. 내가 부족하다는 깨달음이 절실할 수록 성공은 가까이 온다.
**의미심장한 사진이다. 물론 가짜다. 레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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