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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터지기만 하면 초고속 출동하는 '윤석열 사고처리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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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터지기만 하면 초고속 출동하는 '윤석열 사고처리반' 조선일보
  • 딴지 USA
  • 승인 2023.07.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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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터지기만 하면 초고속 출동하는 '윤석열 사고처리반' 조선일보. 특히 이번 기사는 그중 특급 '무마사'인 박국희 기자의 작품이다.

'김건희 특혜 라인'을 2년전 민주당도 요구했다는 이 조선 기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1. 여주양평 지역구의 민주당 최재관 지역위원장이 2021년 예타 통과 직후 "당시 민주당 소속 정동균 양평군수"를 만나 강하IC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했다.

2. "민주당 소속 당시 정동균 양평군수 역시" '강하면으로 들어올 수 있는 IC가 있어야 한다'라며 "현재의 대안 노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번은 사실관계 불분명, 2번은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종합적으로는, "민주당서도 요구"라는 제목 역시 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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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안이 단순한 2번 정동균 전 군수 문제부터. 이걸 뒤로 빼고 1번 최재관 지역위원장을 앞세운 이유가 있음. 2번은 대놓고 조작질한 사실이 너무 뻔한 데 반면 1번은 불분명하기 때문. 그래서 나는 거꾸로 쓸 거임.

조선 기사 내용을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박국희 기자는 근거를 "지역 언론 인터뷰"라고 언급해놓고는 실제 어느 지역언론인지 밝히지 않음. 구글에서도 검색이 안되기 때문에 찾아내기가 매우 어려움.

해당 기사는 '양평시민의 소리'라는 소규모 언론사의 아래 기사임.

https://www.yp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22454

그런데 정 군수의 실제 발언은 박국희 기자와 정반대임. 정 군수는 노선 변경은 어렵다고 반대했는데, 박국희가 꽤 긴 인터뷰 발언중 일부만 잘라 오해하도록 유도한 것임. 실제 관련 발언은 다음과 같음.

"기존에 있는 노선을 원천적으로 없애고 새로 하는 건 어렵지만, 기존에 우리가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던 원안을 중심으로 양평군의 이익과 어떻게 부합되느냐를 생각하는 건 가능하다."

"가령 강상~강하로 이어지는 채널이 있어야 하기에 강하면으로 들어올 수 있는 IC가 있어야 한다. 당초 안이 신원역과 국수역 사이인데, 저희가 주목하는 건 국수리다."

첫 '문단에서 기존 노선을 없애고 새로 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했음. 완곡하지만 노선변경 불가 입장임을 분명하게 알 수 있음.

박국희가 인용한 것은 두번째 문단의 일부. 여기서 "채널"이라는 부분이 키워드. 그리고 "강하IC"라고 한 것이 아니라 "강하면으로 들어올 수 있는 IC"라고 했음.

앞서의 노선 변경 불가 입장과 이후의 대안 관련 발언들과 연계해서 읽어보면, 이 말은 기존 노선으로 그대로 가되, 강하면 '방향으로' IC 하나 정도가 추가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

더욱이 정 군수는 그러고도 또 설명을 덧붙였는데, "IC를 어디에 붙이는 건 우리가 결정할 게 아니라 기존 원안을 두고 지역주민·전문가 공청회, 국토교통부 사전 조사와 맞물려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다시 한번 원칙론 강조.

노선 변경 없이 그대로 둔 채로 강하면 '방향으로' IC 하나 추가하는 문제조차도 우리 맘대로 결정할 수 없다며 이렇게 꼼꼼하게 원칙을 천명한 것.

발언 전문을 읽어보면 오해의 여지가 별로 없는데, 박국희가 잘라냈을 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만 잘라 기사화 한 것. 내가 보기엔 이 정도 조작질면 정동균 전 군수가 박국희에게 손배소를 걸 수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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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1번 최재관 지역위원장이 정동균 군수에게 강하IC 설치를 요구했다는 주장은 아래 지역신문의 보도를 근거로 한 것.

https://www.baccro.com/news/articleView.html?idxno=26784

그런데 제목과 달리 실제 내용을 보면 제목과 다름. 최재관 위원장이 양평군 내 의견을 취합했다는 얘기가 나온 후, 관련 본론은 이게 고작임.

"지난 달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강하IC 설치였다. 강하면과 강상면은 주말에 특히 교통지옥을 겪고 있는데 강하IC가 설치되면 서울까지 15분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보다시피 주어가 최 위원장이 아님. "관심사"라고 썼을 뿐인데 이게 양평군민들의 일치된 관심사인지, 최 위원장의 관심사인지, 기사를 쓴 박 모 기자의 관심사인지, 양평도 아닌 서울 송파에 위치한 이 지역신문사의 관심사인지 전혀 분간이 안됨.

이 기사의 전체 내용을 보면 용문-홍천간 철도망 건설, 수도권 전철 연장, 쓰레기집하장 설치 문제 등 각종 현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논의됐음.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그중에 자의적으로 강하IC를 픽 해서 제목으로 뽑은 것 뿐.

그렇다고 제목이 완전히 허황된 거짓말일 가능성은 적겠고, 다만 양평군민들 중 강하IC를 요구한 의견이 상당했을 가능성은 충분히있음. 강하IC가 생길 경우 수혜 인구랄 수 있는 양평읍, 강상면, 강하면 인구는 양평군 전체에서 38.6%. (양평군내 인구 통계를 참고했음.)

그렇다고 이 인구가 전부 강하IC를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 양평은 도시가 아니므로 고속도로에 관심이 없거나 오히려 반대하는 농민들도 상당하므로. 따라서 실제 강하IC에 대한 요구는 30% 미만이었을 것. 물론 이 정도라도 지역위원장으로선 무시할 수 없는 수치.

따라서 최 위원장에게서 군수에게 이같은 건의가 나왔을 가능성은 충분. 하지만 기사 본문 전반으로 볼 때는 그 논의 정도가 '강력한 요구' 수준이었다고 보기 힘듬. 그랬다면 기자가 직접 발언 인용까지 했을 것임.

실제로 최재관 위원장은 며칠전 '김건희 땅' 문제를 처음 정치권에 이슈화 할 때 강득구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 아래와 같이 강력하게 반발했음.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동네 애들 장난이 아니고 국가 계획에 따라 추진한다"며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비롯한 관련 절차를 다 밟았는데, 자신들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없던 일로 하겠다는 발상은 말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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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종합해보면.

이 고속도로 건설을 공약으로 걸었었고 국토부와 국회에 쫓아다녔던 정동균 당시 군수는, 보다시피 명백하게 노선 변경 불가 입장이었음. 재론의 여지가 아예 없는 수준.

또 최재관 지역위원장도 강력한 요구를 했다고 보기 힘듬. 애초의 지역신문 기사 자체가 크게 과장된 것으로 추정됨.

이걸 "민주당서도 요구했다"라고 기사를 뽑아? 조작질도 분수가 있지. 그런 '요구'를 한 것은 민주당이 아닌 양평군민들 일부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

어떻게 찾아봐도 당시 여당인 민주당이 강상, 강하 방향으로 노선 변경을 추진한 사실이 전혀 없었음. 적어도 문재인정부 동안에는 예타 결과 그대로 기존 노선으로 진행중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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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균 당시 군수가 인터뷰 중에 했던 발언 중 눈에 띄었던 부분이 있음.

"아신 쪽은 제가 거기 살고 있어서 더 어렵다. ‘제논에 물대기’ 얘기가 나오지 않겠나."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 않겠다'라는 자세를 천명한 것. 오얏나무란 자두나무임. 자두나무 아래에서 머리 쪽으로 손을 움직이면 자두 도둑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라는 의미.

그런데 대놓고 '제논에 물대기'하고 갓끈이고 뭐고 자두나무를 아예 싹둑 잘라가며 자두 다 털어가려던 놈들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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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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