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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모찌 (feat.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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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모찌 (feat.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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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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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장동의 몸통 박영수를 대상으로 검찰은 드디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

개인적으로 이 구속영장은 삼국지에 나오는 '황개의 고육지계'와 검찰의 보여주기 위한 '쇼'를 합한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재명을 겨냥해서 대장동을 팠더니 하필 박영수가 너무 제대로 나왔고, 검찰은 추가로 이재명으로 더 몰아가기 위해서라도 혹은 여론의 싸늘한 반응을 무마시키기 위해서라도 박영수를 구속 수사하는 듯한 '쇼'를 해야 하는 것이다.

3.

하필 지금 이 쇼를 해야 하는 이유는 나중에 정권이 바뀌어 특검이라도 하게 되면 윤석열도 감옥에 갈 트리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윤석열의 힘이 있을 때 서둘러 이 사건에 대한 면죄부를 발부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4.

박영수에 대한 영장청구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충분히 예상이 된다.

도주의 우려가 없으니 영장은 기각될 것이고 검찰은 재판을 통해 "유죄를 입증하겠다"고 사뭇 비장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가평 잣이나 까 드셔~

5.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 가도 결과는 예상된다. 곽상도 50억 뇌물도 무죄를 만들어 버리는 공소장을 쓴 검찰의 클래스가 어디 가지 않는다.

박영수가 우리은행에 압력을 행사해 "뇌물을 받았다"는 검찰의 기소 내용은 막상 재판 과정에 들어가면 우리은행 컨소시엄이 결과적으로 대장동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가성이 입증이 되지 않아 무죄가 나올 것이다. 나는 검찰이나 법조인도 아닌데 이제 언론에 보도가 된 내용만으로도 검찰과 법원의 행동이 충분히 예상이 된다. CB

6.

우리가 사법부에 대해 가장 많이 착각하는 일은 "판사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판사는 오직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의 사실관계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할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아무리 나쁜 놈이어도 그것을 판단하지 않는다.

7.

가령 어떤 늙은 사기전과자가 김아무개라는 사람에 대해 고의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모욕을 하고, 사이버불링을 유도해서 고통을 주는 범죄행위를 해도 정작 검찰이 해당 피의자를 사기죄로 기소해 버리면 당연히 법원에서는 무죄가 나온다. 그 늙은 사기전과자가 협잡꾼에 나쁜 놈이라는 것은 세상도 알고, 판사도 알지만 공소장에 내용과 사실관계가 틀리기 때문이다.

8.

따라서 박영수에 대한 이번 검찰의 구속영장과 공소장은 구속영장 기각과 법원에서의 무죄를 받기 위한 맞춤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고? 박영수는 대한민국 검찰 특수부의 씨방새 아차차 시조새 격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만인지상의 권력을 지 멋대로 뒤흔드는 윤석열 조차 한때 박영수의 가방모찌에 불과했다는 것은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윤석열이 가방모찌하던 시절 아마 한동훈은 박영수 담배나 커피 심부름 정도 하지 않았을까?

9.

그런 특수부의 시조새 같은 존재 박영수를 윤석열과 한동훈은 감옥에 보낼 수가 없다.

의리 때문이 아니다. 단지 박영수 입에서 나올 무시무시한 특수부 검사들의 비리에서 윤석열과 한동훈도 조금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은 박영수의 거의 모든 권력형 비리에 적극 가담한 공범인데 어떻게 박영수 등에 칼을 꽂겠는가? 그래서 나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소환과 구속영장이 '쇼'라고 단정짓는 것이다.

10.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영수는 기분이 매우 나쁠 것이다.

한때 자신의 가방모찌나를 하고 커피 심부름 하던 것들이 권력을 잡았다고 "자신을 홀대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자신에게 똑바로 일을 배웠다면 이 정도 사건을 덮는 것은 일도 아닌데 그런 사소한 일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는 무능한 놈들이라고 지금쯤 화를 내고 있을 것이다.

11.

그런데 박영수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한때 대한민국 검찰을 쥐락펴락했던 우병우가 어떻게 되었는지 말이다.

21살에 사법고시를 패스한 우병우는 9수를 하면서 신림동 지박령을 하던 윤석열 따위는 발가락의 때 만큼도 여기지 않았지만 결국 무식한 칼잡이로만 알았던 나이 많은 후배가 앞뒤 안가리고 달려드니 '어어' 하다가 꼼짝없이 당하지 않았는가? 박영수도 윤석열, 한동훈 등이 특수부 직계라고 너무 안심하지 말라는 것이다. 조폭들의 의리와 배신은 한끗 차이인 것처럼 검사들도 마찬가지다. 뒷통수 맞고 울지 말고 미리미리 대비해라...

12.

현재 검찰 조직에도 윤석열, 한동훈의 특수부 라인이 다 헤 먹는 것에 반발하는 반대 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그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할 수는 있어도 그들을 신뢰하지는 말자. 조직내에서 밀린 윤석열 특수부를 키워준 것은 박근혜를 치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그를 정의로운 검사라 신뢰해서 권력의 칼을 쥐어준 문재인의 실수가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최악의 끔찍한 결과물이니 말이다.

13.

어째든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이낙연이 돌아와서 민주당내 수박 기득권들이 "공천달라"고 울부짖는 찌질한 권력다툼보다는 특수부의 시조새 박영수와 현 검찰조직간의 의리와 배신의 갈림길이 어떻게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이 헐씬 박진감이 넘친다. 내가 바라는 시나리오는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것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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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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