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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 아들 문제"가 아니라 "정순신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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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 아들 문제"가 아니라 "정순신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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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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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이 정순신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을 보도하면서, "아들 문제로 송구하다"고 밝힌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의 입장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이래도 되는가.

정순신 아들은 민사고 다니면서 "피해학생이 제주에서 왔고 한겨레신문을 본다는 이유로 1년 넘게 괴롭혔다"고 한다.(2018년 KBS 보도) 피해 학생이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자살기도까지 하자 결국 학교에서 정순신 아들 징계에 나섰고 징계가 확정됐다.

여기까지 놓고보면 그냥 정순신 아들 문제가 맞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정순신은 본인이 나서서 아들 학교에 징계처분 취소 압박을 하고, 안받아들여지자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건다. 변호는 사법 연수원 동기에게 맡겼다. 1심 패소하자 항소, 2심 패소하자 항고, 결국 대법원까지 이 사건을 끌고 갔다.

그 사이 가해학생은 학교폭력 사실을 숨기고 서울대에 진학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안나왔으니 학교생활기록부에 남았을 학교폭력 사실 등을 숨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결과적으로 정순신 본인이 나서서 서울대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셈이고, 피해학생을 수년간 '2차 가해'한 것이다. 정순신은 당시 현직 고위 검사였다. KBS와 인터뷰한 민사고 관계자는 "대응 방식을 보면 프로에 가까웠다"며 혀를 찼다. 아직까지 피해학생에게 진심으로 사과도 안했단다.

드라마 '더글로리' 연진이는 엄마를 믿고 동은이를 괴롭혔다. 연진이는 학폭 과거를 사과하지 않는다. 어차피 엄마가 알아서 처리해주니까. 실제로 연진이 엄마는 해결사 노릇을 했다. 동은이는 최초 학폭 이후 2차,3차 가해를 당했다. 이게 어떻게 연진이만의 일인가. 연진이 엄마가 함께 가해자인 거다. 정순신 아들과 정순신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정순신은 아들의 철없던 시절의 문제로 슬쩍 넘어가려 하지 말라. 피해 학생을 찾아 진심으로 사과하고, 향후 모든 공직에 나서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라. '연진이엄마' 같은 사람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해 인사검증 실패한 윤석열 대통령도 사과하라. 언론이 어물쩍 아들 문제라는 식으로 덮어줘선 안된다.

허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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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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