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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친 팬덤’은 정치에 미친 기레기들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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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친 팬덤’은 정치에 미친 기레기들일 뿐
  • 딴지 USA
  • 승인 2023.02.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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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 국문학이어서 언론쪽에 후배들이 몇몇 있다. 그래서 나는 ‘기레기’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내 직업이 사회적 지탄을 많이 받는 직업인데, 나보다는 백배 훌륭한 일을 하는 후배들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조민이 언론에 등장하자, 수많은 기자들이 정유라의 sns글을 퍼날렀고, 심지어는 둘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내용들도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정유라는 정유라 하나만을 위해 요강을 개정하고, 심지어는 전형의 응시자격조차 되지 않는 상태에서 1차 면접까지 통과되었다. 그녀가 메달을 딴 것은 원서를 접수한 후였으니, “땄다 치고” 그녀를 합격시켜준 것이다. 내가 이를 두고 ‘단군이래 최초’라고 했는데, 전세계 어느 독재자의 딸도 뇌물을 주거나 압력을 가해 입학을 했으면 했지, '미래에 획득할 자격'으로 입학한 경우가 없다. 쉽게 말해, 수능 응시도 안한 학생을, '너가 미래에 수능을 보면 몇점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치고' 합격을 시켜준 기괴한 합격이었다. 정유라 본인이 ‘메달리스트’라며 조민에게 조롱을 했는데, 이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면 뇌구조가 심각하게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정치에 미친’ 기자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제정신이 아닌 여자로 만들어린 탓일 것이다.

반대로 인턴이나 봉사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규정상 필요하지도 않은 문서의 증빙 문제로 담임선생과 대학의 업무방해로 유죄를 선고받은 것은, 조민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이다.

조국의 무죄를 주장하는 유튜버의 출연을 여러번 고사한 이유도, 위조를 했는가 안했는가, 유죄냐 무죄냐를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입장은 이게 재판에 회부될 문제가 애초에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조차도 동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내게 ‘부도덕을 옹호하는 거냐?’ 라고 물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쉬운 예를 든 적이 있다.

내 나이 50대인데,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러 갔더니 미성년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신분증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해서, 나와 비슷하게 생긴 친구의 주민등록증을 보여준다고 해서, 내가 미성년자가 아니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내가 든 예이다. 아니 문제가 되더라도 ‘공문서위조’ 인데, 그것으로 ‘업무방해죄’로 기소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알게된 것이지만 검찰이 ‘업무방해’로 기소한 것은, 어떻게든 기소를 해야하니, 공소시효 때문에 ‘업무방해죄’가 된 것이다. 더군다나 ‘신분증제시’는 법규정상 제시해야하는 의무지만, 인턴이나 봉사는 증빙의 의무도 없다.

그런데 연일 기레기들은 내내 정유라와 조민을 비교했고, 조민의 등장과 동시에 정유라의 조롱을 함께 기사로 내보냈다. 그들은 정말 몰라서인지, 아니면 정말 정치에 미친 기레기들이어서 인지 모르겠다. 조국을 응원하면 ‘팬덤정치의 문제’로 기사를 싣고, 한동훈의 막장 입시는 ‘청문회의 선방’으로 덮어버린다. 대한민국의 ‘미친 팬덤’은 ‘사실을 밝히고자 하는 이들’이 아니라, 정치에 미친 기레기들일 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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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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