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법안, 민주당이 또..
상태바
망 사용료 법안, 민주당이 또..
  • 딴지 USA
  • 승인 2022.10.04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이 0.7% 차이로 이재명을 이긴 데에는 '20대 남자' 표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윤석열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아주 명징하게 주장했으며, 그것이 문재인 정권과 진보 아재들에 대한 반감과 더불어 20대 남성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

20대 남성이 과연 여성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없어서, 여성은 삼일에 한 번은 패야 된다고 생각해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찬성하고 윤석열에 표를 주었을까?

아니다. 2022년의 20대 남성에게 여성가족부란 그들의 중고딩 시절 직접적으로 그들의 하루 일상을 강제로 통제한 '게임 셧다운제'의 선봉에 선, 소소한 그들만의 '민생'을 직접 타격한 정부조직이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의로 법안이 만들어진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중고딩 게이머 입장에서 멀쩡히 하던 게임을 갑자기 12시부터 접속이 차단한 셧다운제의 소관부처는 여성가족부였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까지 읽어오신 분들 중에선 '아니 그깟 게임이 뭐라고' 하시는 분들 분명 계실 줄로 안다. 본 필자 대선 전부터 바로 그 태도 때문에 20대가 문재인과 민주당과 "진보"세력에 등을 돌렸다고 누차 설파한 바 있으니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다.

게임이 민생인 거다. 누군가에겐 게임이 민생의 전부였던 거다. 낚시인들에게 봄가을 낚시를 금지해 보라.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주말 자전거 공도 주행을 금지해 보라. 하루 3잔 이상 커피 섭취를 법으로 금지하거나, 쇠고기 섭취를 1주일에 500g 이하로 제한해 보라.

아니, 더 쉬운 예가 있다. 특정 정치사상을 띈 도서와 매체를 법으로 금하고, 불시검문을 통해 불온서적 소지를 단속해 보라. 조금 더 나아가, 밤 12시 이후 집 밖을 나다니는 것은 불온한 의도가 있을 수 있으니 밤 12시에 사이렌을 울리고 통행을 통제해 보라. 그게 2010년대 중고딩 게이머들이 겪은 게임 셧다운제와 무엇이 다른가?

민생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도 여론 형성이나 투표로 잘못된 정책에 대한 피드백을 할 수 없었던 2010년대의 '아이들'이 투표권이 생긴 후 '여성가족부 폐지'를 명징하게 약속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다. 또한 이는 여성가족부가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숭고하고 얼마나 대단한지만을 역설하던 부모세대에게 통쾌하게 엿을 먹이는 부차적인 효과마저 있었다. 자연스러운 유권자의 참정 행위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망 사용료 법안 이슈가 시작되었다. 발의자가 전부 더불어민주당이다. 1080p로 보던 트위치 영상이 720p로 화질이 저하된다. '한국 사용자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다. 2022년의 20대 게이머들에게 '셧다운제의 주범 여성가족부 물고 빨던 민주당이 또'라는 말을 듣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깟 게임이 뭐라고'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면 옆에서 뒤통수를 진심으로 때려줘라. 그렇게 대선 날리고 아직도 그 소리 하고 싶은가.

같은 글 브런치: https://brunch.co.kr/@eoyong/34

* 20221001 11:12 추가:

망사용료 관련 개정안은 국힘과 민주당 양쪽에서 7개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국힘의 개정안은 통과되어도 욕 안 먹을 겁니다. 셧다운제도 한나라당 법안인데 여가부-민주당이 뒤집어 썼으니까요. 민주당이 이 법안에 숟가락 올리고, 이대남이 '또 민주당이...' 하는게 답답해서 쓴 글입니다. 저도 이 이슈를 게임 커뮤니티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망사용료...' 라고 고발하는 글을 보고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출처가기

By 김어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