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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압수수색 지휘 이성윤 지검장 '윤석열 라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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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압수수색 지휘 이성윤 지검장 '윤석열 라인 아냐'
  • 딴지 USA
  • 승인 2020.05.01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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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일찍 시작된 검찰의 채널A 압수수색이 밤샘에 이어 지금까지도 채널A 본사에서 대치중이란다. 그 와중에 윤석열은 MBC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된 것을 두고 "나는 황당해했다"라는 반응을 언론들에 흘렸다.

이 압수수색 건에 대해 '짜고치는 쑈'라는 시각들이 지배적이신데, 내 생각은 조금은 다르다. 이 압수수색의 총지휘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이성윤 지검장은 지난 1월에 추미애장관의 검찰 인사로 갈린 인사다. 당연히 '윤석열 라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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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그뿐만이 아니라, 이성윤은 지난해 9월 조국 전 장관 취임일 당일에 김오수 법무부차관과 함께,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으로서 '윤석열 배제 수사팀 구성'을 대검에 제안했다가 언론들에게 치도곤을 당했던 사람이다.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한 직후인 10월 16일에는 문재인대통령이 따로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당시 검찰국장을 따로 불러 '조국 전 장관 보좌를 잘 해주었다고 들었다' 라며 치하를 하기도 했다.

1월에 이성윤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으로 부임한 직후 주광덕은 그의 '감사 인사' 문자를 조롱으로 왜곡하며 떠들어대기도 했었다. 주광덕을 내세우는 윤석열 라인 검찰이 이성윤을 매우 불편하게 보고 있다는 강력한 반증이다. 좌천된 윤석열 라인 간부 검사로부터 '같은 검사로 안본다'라는 공격까지 받았다.

또 이성윤 지검장은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는 과정에서는 기소를 두고 윤석열과 끝까지 대치하기도 했다. 이성윤은 조사 여부를 두고 윤석열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던 최강욱을 '그래도 조사부터 해야 한다'라며 밑에서 올라온 부장, 차장의 기소 요구를 계속 막았고, 윤석열은 이성윤을 압박하는 데 실패하자 지검장을 패싱하고 차장에게 전결 기소를 지시하는 '위법'까지 저질러야 했다.

요약하면, 이성윤 지검장은 어떻게 봐도 '반 윤석열, 친 조국, 검찰개혁 지지' 성향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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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 밑의 중간간부들은 어떨까. 실제 채널A 수사를 맡고 있는 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정진웅 검사, 그 윗선 간부인 1차장은 이정현 검사. 둘 다 역시 이성윤 부임 이후 중앙지검으로 인사이동된 검사들이다. 중간간부급들이라 그 행적을 일일이 파악하기 힘들고 일부 논란이 될 경력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라인을 싹 쳐내고 대신 앉힌 검사들이라는 면에서 기본적으로 윤석열 친위그룹은 당연히 아닐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이성윤-이정현-정진웅 등 이번 채널A 압수수색을 실질 주도하고 있는 3인방이 모두 윤석열 라인을 쳐내고 물갈이한 인사다. 이런 이들이 밀어붙인 압수수색이 채널A와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적어도 본인들은 억울해 미칠 지경일 것이라 짐작된다.

윤석열 검찰 주류로부터 욕이라는 욕은 다 먹어왔는데, 검찰개혁 진영으로부터까지 '똑같은 한 패거리'로 매도당하면, 입장 바꿔서 어떤 심정일까. 윤석열 라인은 "같은 검사로 안본다"는데 우리 시민들까지 무작정 "니들도 어차피 검사"라며 자세히 알아보기도 전에 무작정 매도부터 하면, 이들은 도대체 뭐가 되는가.

물론 '그래봤자 검사는 검사', 맞다. '50보100보' 아닌가. 하지만 '50보와 100보는 똑같다' 라는 급진적이고 과격한 시각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매우 어려워진다. 50보 도망간 사람을 100보 도망간 사람과 똑같이 취급하면, 그 다음부터는 다같이 100보를 도망갈 뿐만 아니라 그 다음에는 아예 200, 300보까지 도망가버릴 것이 뻔하지 않은가. 100보 도망간 병졸들이 다수일 때 50보 도망간 소수의 병졸들은 그나마 잘했다며 다독여주고 100보 도망간 병졸들을 후려쳐야 개혁이 가능한 것이 세상 이치다.

'그래봤자 검사는 검사'니까 믿지는 못하겠더라도, 내막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차별적으로 후려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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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채널A 외에 MBC에는 압수수색영장을 왜 청구했을까. 이 영장이 기각된 사실로부터 힌트를 유추할 수 있다. 당장 조선일보는 '법조계'를 내세운 윤석열 검찰의 반응으로 "수사팀이 MBC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내용을 의도적으로 부실하게 작성한 것 아니냐" 라는 의심을 드러냈다. 이게 충분히 사실일 수 있다. 물론 '부실하게'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작성함으로써.

일단 두 방송사에 대한 사실관계부터 돌아보면, 이 사건에서 MBC는 처음부터 끝까지 채널A와 완전히 다르다. MBC는 '고발자'의 위치인 반면 채널A는 '피고발자'이고, 또 MBC가 검찰의 자료 요구에 일부를 제외한 자료를 제출했던 반면 채널A는 아예 제출하지 않고 뭉개버렸다.

따라서 MBC에 대한 영장 청구서에서 이런 사실관계를 제대로 밝히면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커질 것은 당연하다. 이성윤 라인이 MBC 영장을 원칙적으로 처리한 덕분에 MBC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것일 수 있는 것이다. 당장, MBC가 자사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다는 점으로 서울중앙지검을 비난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물론 MBC에 대한 영장은 애초에 아예 청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적절한 처신이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있는데 굳이 윤석열을 비롯한 반대 진영의 전면적인 공격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나였더라도 그런 방법을 썼을 것이다. 기본적인 '처세술' 차원의 문제 아닌가.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는데도 이런 공격을 받고 있는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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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라인'의 채널A 압수수색 의지는 밤샘대치에 이어 만 하루를 넘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단순히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아침에 추가로 15명의 인원을 더 투입했다. 조선 보도에 따르면 오늘 아침 1층 보안개찰구를 넘어 13층까지 진출해 다시 대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쑈가 아니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검사, 수사관들은 13층과 1층에서 지키는 채널A 기자들에게 사실상 '포위'되어 있다.

물론 법적으로는 더 밀어붙일 수 있다. 막아선 쓰레기 기자들을 모조리 공무집행 방해로 입건하고 연행해버리면, 채널A 뉴스는 즉각 절반쯤 마비되어버릴 것이고... 우와, 잠깐 상상만으로도 미소를 넘어 얼굴에 온통 함박웃음이...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러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가 다들 알다시피 당장 채널A에는 어마어마한 언론 적폐들이 우군으로 버티고 있고, 당장 한국기자협회까지 나서서 후려치고 있다. 압수수색을 강행하고 있는 '이성윤 라인' 역시 '윤석열 라인'에 비해 턱도 없는 소수인데다 지휘권으로도 이래저래 밀린다.

힘도 딸리고 한패거리인 다수 언론사들의 공격까지 받고 있는 마당에 원칙과 명분만 믿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면 다 망가지기 십상이다. 소탐대실이 될 수도 있다. 무차별 입건, 연행이나 폭력사태 같은 것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적폐 언론들과 윤석열 검찰은 매우 행복해할 것이고 이성윤지검장은 똥 되는 수가 있다. 더 심각하게는, 우리 진영 전체에 역습으로 돌아올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하면서 버티면서 밀고 들어가는 것이 최선이다. 지금 이성윤 라인이 그러고 있다. 말도 안되게 소수인 상황에서 쓰레기 기자들에게 포위당해서도 밤을 새며 버티고, 아침부터는 인원을 더 보강해 채널A 쓰레기들을 밀어붙이며 로비에서 13층까지 올라갔다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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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바 화이팅이다. 물론 '똑같은 검사들'이지만 일단 믿어준다. 믿다가 배신 당한 거 한두번도 아닌데 한번 더 속는다고 큰 탈 날 것도 없지 않은가. 나는 검찰 내 소중한 극소수 아군을 잃느니 일단 믿었다가 실망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출처:https://www.facebook.com/Jeehoon.Imp.Park/posts/312884930717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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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_963222 2020-05-01 23:27:47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이제껏 우리가 속아왔던 검찰의 다른모습인 진정 올바른 검찰이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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