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비하인드 스토리다.
선거 1주일 전쯤 이재명 캠프에서 일하는 한 분과 통화를 했다.
그분은, 내가 평소 에스엔에스에서 이재명 후보를 열심히 도와줘서 무척 고맙다며, 이 후보가 당선되면 함께 가볍게 차라도 마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됐구요, 나한테 고마우면 직원들하고 나눠 먹게 피자나 보내주세요'라고 말하고 이어 몇 마디 더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
그 통화를 옆에서 들은 우리 직원들이 물었다.
"대표님, 혹시 나중에 이재명이 대통령 되고 나서 진짜로 만나게 되면 무슨 이야기를 하실 건가요?"
"엉? 내가 거길 왜 가요? 알잖아요? 내가 그런데 잘 안 가는거."
나는 가볍게, 그리고 무성의하게 말을 받았다.
그러다 퍼뜩 생각이 바뀌어, 정색을 하고 다시 말했다.
"만약, 진짜 청와대에 가서 이재명 대통령 하고 차담을 할 기회가 생기면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대통령님,
대통령님이 불우한 환경에서 컸지만 새벽마다 기도하던 어머니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듯이,
조국 전 장관의 어머님께서 자녀들이 저토록 극한 시련을 겪는 것을 생눈으로 지켜보며 새벽마다 하나님께 애절하게 기도하는 그 마음을 살펴주세요.'"
진심이었다.
만약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고, 내가 청와대에 한 번 놀러갈 기회가 생겼다면, 나는 꼭 이 한 마디 부탁을 하고 싶었다.
나는 조국 전 장관과 일면식도 없다.
하지만 그가 포악한 검찰집단에 당한 어마어마한 사회적 린치를 생각하면 지금도 늘 명치 끝이 저려온다.
그런 자녀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있을 조국 장관 모친의 심정을, 그리고 그 기도가 가 닿았을 하나님의 슬픔을 생각하면, 내가 대통령에게 소원 딱 하나를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그 카드를 그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해드리는 데 바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재명은 대통령은커녕 이제 본인의 안위를 심각하게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문 대통령의 미래도 어떻게 될지, 우리는 모든 게 다 불확실한 세상에 던져졌다.
나 역시도 어쩌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머잖아 우리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한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하루종일 밥 숟가락을 뜨기 어려운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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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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