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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선거를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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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선거를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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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0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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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교회와 목회자들이 자주 쓰는 교회 용어 중에 ‘영적 전쟁’이라는 말이 있다. 이 세계를 플라톤의 이원론의 토대 안에서 바라보고 그에 따라 선악의 두 세계가 대립하는 것으로 세계 내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특히 확인되지 않고 증명할 수 없는 관념과 추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순과 갈등을 설명할 때 ‘영적 전쟁’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인간 현상 안에 있는 갈등 구조를 하나님과 사탄의 대결로 보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그 세계를 부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이 항상 참일 수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난처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로 사용될 수도 있고, 위선적인 신앙의 보호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적’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는 목회자나 교인을 경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적 전쟁이 하나님과 사탄의 대결이라면 가장 드라마틱한 것은 엘리야의 갈멜산 전투다. 시돈의 공주 이세벨이 아합 왕과 결혼하며 들여온 바알과 아세라가 야훼신앙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엘리야는 바알의 사제들과 갈멜산에서 전투를 벌인다. 그것은 ‘누가 진짜 신인가?’를 두고 벌인 영적 전쟁이었다. 단순히 종교의 대립이 아니라 정치적인 대사건이었으며 바알과 야훼로 대표되는 세계관의 전쟁이었다. 하나님과 바알의 전투였다. 그 전투에서 바알은 야훼 앞에서 쪽도 못 쓰고 패한다. 승리한 엘리야는 바알의 사제 450명을 단칼에 처단해 버린다. 이 전투야말로 보수적인 목회자와 교인들이 말하는 영적 전쟁의 표본이다.

우상을 섬기는 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공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욕망을 충족하고 사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행위한다는 것이다. 우상 숭배자들은 자기 이익에 충실할 뿐이다. 자기 이익에 방해되는 타인에게 폭력을 행할 수 있는 자들이다. 우상은 폭력을 동반한다. 왕비 이세벨에게서 가장 비윤리적이고 끔찍한 폭력과 살인이 나타난 것은 그가 섬기는 우상의 속성 때문이다. 그 폭력에 무릎 꿇지 않은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거짓 신의 실체를 만백성 앞에서 까발린다.

윤석열의 가정과 그의 삶의 내력 가운데 무속(巫俗)이 얼마나 뿌리깊이 박혀있는지 이미 많은 증거들이 드러났다. 심지어는 일본의 남묘호렌게쿄와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초기에 그가 신천지를 비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고의적으로 하지 않았고, 이만희는 그런 윤석열의 당선을 위해 조직을 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윤석열은 이제 명확해졌다. 그는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던 아합과 이세벨의 화신이다.

내가 이재명을 알게 된 것은 약 7년 전에 교회 재정을 진짜 필요한 곳에 선교비로 후원할 곳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는 과정에서였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주빌리은행>이란 곳을 알게 됐는데, 주빌리(Jubilee)는 희년의 영어식 표현이다. 희년은 구약성경에서 50년마다 대사면을 명령한 하나님의 자유와 해방 사상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공의(체데크)가 실현되는 경제적 평등 정책이었다. 주빌리은행은 채무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악성채권을 매입하여 소각해버림으로써 고통받는 신용불랑자들을 채무 노예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사업을 하는 단체다.

그런데 이 주빌리은행을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후보가 설립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독교의 희년사상을 현실정치에 적용한 것이다. 그것을 기점으로 나는 이재명에 대해 호감을 갖고 그의 삶과 정책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힘주어 밝힌 바 없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참된 그리스도인이었다. 주일예배를 드리고 십일조를 바치고, 교회를 향한 헌신과 봉사를 열심히 하는 것을 기준으로 믿음이 좋은 것이라 할 때, 그는 이찬수 목사가 말한 대로 (분당우리교회) 교인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의 궤적에서 나는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보았다.

이재명은 내가 만난 참된 그리스도인 중 한 사람이었다. 그에게 제기되는 부정적인 의혹과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책들은 기독교적 가치를 충분히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찾아보기 힘든 그리스도인 정책가다. 귀한 사람이다. 나는 이재명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그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지지하는 것이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 사람과 무속에 빠져 이단 세력과 야합하는 자의 영적 전쟁이다. 이번 선거는 21세기에 벌어지는 갈멜산 전투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정치적 절차인가? 그렇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참 신과 거짓 신의 영적 전쟁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대통령을 누구로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절차인가? 그렇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참 신과 거짓 신의 영적 대결이다. 참된 하나님의 사람과 무속에 빠져 이성을 잃고 이단과 야합하는 우상 숭배자와의 대결이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결이 아니라 기독교와 무속의 대결이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결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이만희의 대결이다. 당신은 지금, 이 영적 전쟁에서 어느 편에 서 있는가?

“엘리야가 모든 백성에게 가까이 나아가 이르되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 (열왕기상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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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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