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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의 나라, '영장 기각을 연출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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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의 나라, '영장 기각을 연출하는 기술'
  • 딴지 USA
  • 승인 2021.12.03 0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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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의 나라]

'보여주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가상의 예를 들어 봅니다.

어디까지나 가상입니다.

여러 공무원들이 자기 분야에서 각자 재벌 편의를 봐 주고 개미 등골 빼는 대가로 60억씩 받기로 약속했다고 해 봅니다.

원래는 60억원을 모두 뇌물죄로 수사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원칙대로 수사하면 자기는 나중에 동일한 상황에서 50억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대대적으로 수사하는 척을 하고, '사기죄'로 영장을 청구하고, 기소합니다.

사기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영장은 기각되고 판결은 무죄가 선고되는데, 짐짓 억울한 척 "영장 재청구하겠다, 무죄가 왠말이냐"며 흥분하는 모습을 연출해야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왜 뇌물죄로 기소하지 않았냐, 바보냐"라고 누가 의견을 개진하면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으로 잡아 넣겠다고 고발을 사주하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그러면 진실을 덮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오늘은 60억 클럽이 완성되고, 물가가 상승하면 내년에는 100억 클럽도 완성됩니다.

여기서도 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원칙대로 수사를 잘 하는 것이 출세의 비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요 인물에 대한 영장을 기각시키는 상황을 연출해서 '특검불가피론'에 불을 지피는 신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검은 어차피 전현직 검사들이 임명되는데, 통상 일반미를 나눠먹는 사이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일반미는 고급 쌀로 빚은 술을 의미하는 은어이므로 다른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

그래서, 특검을 통해 제2의 김경O, 노회O을 만들어 영원한 100억클럽을 유지하려고 할 개연성도 높습니다.

표창장 사태는 구속영장까지 발부됐고, 사모펀드 혐의는 연막만 피우고 무죄였음에도 표창장만으로도 징역 4년이 선고됐음을 잊으면 안 됩니다.

사진은 한 네티즌의 실크스크린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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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혜원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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