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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시민만이 답? 정부, 여당은 얼마나 깨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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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시민만이 답? 정부, 여당은 얼마나 깨어 있었나?
  • 딴지 USA
  • 승인 2021.09.14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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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쯤인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첫 3년 간 청와대에서 근무한 지인 한 사람이 회사로 찾아왔다.

커피를 마시며 가족들 이야기, 진로 이야기, 신앙 이야기 등을 두서없이 나누다가 의도치않게 정치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개혁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결국은 깨어 있는 시민만이 답입니다."

평소 같으면 그 말에 웃으면서 적당히 맞장구를 쳤을 텐데 그날 따라 심기가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내가 살짝 쏘아붙였다.

"집사님, 왜 맨날 시민보고만 깨어 있으라고 합니까? 청와대가 좀 깨어 있어 보시죠? 시민은 먹고 살기도 힘듭니다. 먹고 살기 힘든 시민만 계속 깨어 있으라고 하지 말고 제발 청와대가 할 일을 하시죠."

그는 예기치 않은 나의 까칠한 반응에 저으기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를 만날 때마다 늘 따뜻한 말과 함께 힘이 되는 기도를 해주는 목사라는 이미지가 전부 였는데, 갑자기 훅이 한 방 날라온 것 같았으니 그럴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은 나의 진심이었다.

무슨 개혁 작업이 있을 때마다 고되고 부담스러운 일은 시민에게 떠넘기고, 그렇게 해서 어렵게 쟁취한 성과는 늘 민주당과 청와대의 전리품으로 둔갑하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에 쌓인 응어리를 밖으로 표출한 것뿐이었다.

우리가 5년 전 촛불을 들었을 때는, 앞으로 시민은 먹고 사는 일에 전념하고 정치 따위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그러기 위해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늘 깨어 있어 달라는 간절한 염원을 표현했던 것이다.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탄생시킨 것이 문재인 정부다.

여기서 한 가지 묻고 싶다.

지난 4년 동안 우리 시민들은 항상 깨어 있으려고, 때때로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몸부림을 쳤다.

그렇다면 정부와 여당은 적폐를 청산하고 불가역적인 개혁작업을 이루기 위해 과연 얼마나 깨어 있었는가?

혹시라도 시민애게는 불침번 역할을 맡겨놓고 본인들은 내무반에 들어가 포근히 잠을 자고 있었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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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한 목사
By 김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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