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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작가, '경찰조사 후기 (부제: 의도와 의도가 충돌하다)'
 회원_997560
 2022-06-17 11:06:14  |   조회: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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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서초경찰서 조사를 마쳤다. 원래는 이틀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나는 하루만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2.

내가 하루만에 조사를 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사당국의 예상과는 다르게 내 경우는 현장 취재 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취재소스에 대해 모른다는 점과 내 신분 자체가 외부 프리랜서 작가이기 때문이다.

즉 나에게 물어볼 것이 애초 계획보다 매우 줄어든 것이다. 또한 내 답변이 군더더기 없이 짧았던 점도 작용했다.

3.

내가 고소 및 고발을 당한 것은 총 7건이고 관련한 방송은 약 10여 개인데 고소고발 내용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공직선거법에 의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명예훼손, 그리고 성폭력특례법이다.

그리고 어제 조사를 받아본 결과 수사당국의 의도를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4.

"김건희 쥴리 보도 관련해서 목격자들의 증언 말고 다른 분명한 증거가 있습니까?"

"8명이 넘는 각각의 서로 다른 제보자들의 증언만큼 분명한 증거가 있을까요?"

"아니요, 그거 말고 동영상이나 사진 같은 확실한 증거 말입니다"

"당시의 동영상이나 사진은 없습니다"

5.

"양재택과 김건희의 동거 관련해서 증언 말고 다른 분명한 증거가 있습니까?"

"김건희의 작은 외할머니, 그리고 양재택의 모친, 최은순이 양재택 처에게 보낸 송금내역, 둘이 체코 여행을 다녀온 출입국 기록 등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아크로비스타나 혹은 대련아파트에서 함께 찍은 동영상이나 사진 등이 있나요?"

"당시의 동영상이나 사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

"쥴리 보도 관련해서 김건희가 성적 수치심을 느낄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습니까?'

"사실에 기반해서 공익적 목적으로 보도했을 뿐 성적 모욕의 의도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성적 수치심은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요?"

"보도의 가치는 충분했고 공적 목적이 우선이었습니다"

7.

"윤석열 후보 관련한 각종 보도에서 낙선의 목적이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그런데 열린공감tv 보도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검증은 매우 적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존 레거시에서는 약 9:1의 비율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의혹 보도를 쏟아내고 있었고 저희 쪽으로는 주로 윤석열 후보자에 대한 제보가 집중되었습니다. 그 이전에 검찰총장 시절부터 보도해 오던 내용의 연장선상이기도 합니다"

8.

나는 어제 나를 조사한 서초서 모 경위에 대해 조금도 불만이 없다. 그는 내가 조사 받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을 써 주었고 심지어 매우 정중한 태도였다는 느낌마저 들게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해야만 했다. 그 일이란 결국 수사지휘를 하는 검찰에게 우리를 기소할 재료들을 조서에 남겨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의도를 가지고 질문을 했고, 결국 상기와 같이 검사가 좋아할 기록을 조서에 남기는데 성공했다.

9.

강진구 기자의 경우는 나와 동일한 질문을 받고 저널리즘의 본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했지만 나는 그 부분은 조사시간만 길어질 뿐 결국 검사가 기소여부를 결정하기에 별다른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0.

검사는 동영상이나 사진같은 증거가 없으니 보도의 진실성에 대해 문제를 삼을 수 있고, 김건희가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가 쥴리설을 보도했다면 역시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하기는 김학의의 경우는 동영상이 나와도 "특정할 수 없다"고 기소하지 않았다는 것이 대한민국 검사의 클레스 아닌가?

11.

하지만 경찰 질문의 의도만큼 내 답변도 의도가 있었다.

"김건희가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고 경위님이 질문하는 부분은 우리가 제보받은 내용에 비하면 대단히 완화된 표현입니다. 실제 저희 제보받고 취재한 내용은 이것보다 더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습니다. 만약 저희가 김건희씨에게 수치심을 주거나 혹은 모종의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면 그 제보 내용들을 받은대로 보도했을 겁니다"

12.

이 부분은 나 역시 의도를 가지고 수사관에게 한 말이다. 정확하게는 조서에 남기려고 한 말이다. 검사가 보라고 말이다. 낙타500 이야기를 조서에 남기려고 하려 했더니 제지하더라.

관련 풍문은 수사관도 모르지 않겠지만 조서에 남기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13.

내 의도는 이렇다. 검사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기소를 하려고 해라. 대신 재판에 가면 우리가 제보받는 내용들이 만천하에 공개가 될 것이다. 그거 감당할 수 있겠냐?"

14.

이건 블러핑이 아니고 실제로 그렇다.

만약 우리가 기소가 되면 역대급으로 버라이어티하고 자극적인 재판이 될 것이다. 르몽드를 포함한 외신들은 매우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소식을 타전하느라 바빠질 것이다. 이건 내가 장담한다.

15.

나는 나를 조사하던 경찰의 의도를 알았고, 그 뒤에 검사의 의도를 알았고, 때문에 그 의도에 저항하기 보다는 그냥 물 흐르듯 따라갔고 대신 우리쪽의 의도도 분명하게 전달한 것이다.

경찰은 자신의 일을 충분히 했고, 나는 나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했으며 검찰은 목적은 달성했으나 골치가 아플 것이다. 무엇보다 이틀이 하루로 줄어들었으니 내 경우는 만족한다.

16.

변호사가 옆에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매우 안정이 되더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조사를 하면서 반복되는 질문을 해야 했던 서초경찰서 관계자들에게도 수고했다는 인사를 전한다.

무엇보다 보잘 것 없는 나를 이토록 열렬하게 응원해 주는 시민들에게는 감사를 넘어 감동과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에게 큰 용기가 된다.

17.

모든 것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다. 나는 지금부터 보다 꿋꿋하게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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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7 1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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