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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리뷰
늑대와 여우들의 이야기, '퍼펙트 하프'
 회원_375378
 2021-02-24 02:44:50  |   조회: 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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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하프', 처음 필자는 이 웹툰의 썸네일을 봤을 때 단순한 성인물인 줄 알았다. 솔직히 큰 기대를 안 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단순히 남자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남성향 웹툰인 줄로만 알고 있었으니까. 허나 1화를 본 순간, 필자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은 산산이 조각나버렸다.

 

생각보다 무척이나 탄탄하고 흥미로운 세계관과 설정을 가지고 있는 웹툰인 것이다. 느닷없이 야한 장면을 넣어서, 작품의 개연성을 떨어트리는 그런 전개 방식이 아닌 지금 이 장면에서 이런 관계를 가져야 하는 어느 정도 타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그 이유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세계관과 설정인 것이다. 

남자는 늑대, 여자는 여우. 이 작품의 인류는 남자와 인간이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생물학적으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나라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전쟁을 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아리아'라는 인물이 존재한다. 남자들에게 억압받고 도구처럼 당하기만 하는 여자들을 지켜보지 못한 아리아라는 여성은 반란을 일으키고, 그녀를  중심으로 하나의 집단을 만들어 나라를 세운다. 여자들만이 살아가는 독립국가가 탄생한 것이다.

 

그렇게 여자와 남자는 분리된 채 살아가며 아주 어린 꼬고마부터 남성은 여성을 여우라고 칭하며 그들을 한낱 도구로 여기게끔 교육을 받고, 여성은 남성을 늑대라고 칭하며 그저 발정난 짐승처럼 여기게끔 교육을 받는다. 교육의 영향으로 인해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가 없다. 성별을 떠나서 번식을 하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과정에서 남녀는 필연적으로 서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증오하고 있다시피 하니 출생률이 줄어들고, 나아가 인류의 존망이 걸려있는 사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서로를 등한시하면 그 결과는 안봐도 뻔하지 않은가.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되다가는 언젠가 더이상 이 땅에서 인간은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자연스레 여우라고 부르고 있다. 여담으로 저기 순박하게 생긴 남성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늑대도 여우도 그렇게 멍청하지만은 않은지라 자신들이 처한 현 상황에 심각성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그들이 생각해낸 방안은 전투를 통해서 이긴 승자가 패자를 마음껏 하게 될 권리는 누리는 것이다. 즉, 무력 싸움을 통해서 이긴 사람은 상대방을 마음껏 농락할 수 있는 것이다. (전쟁의 구도를 띄고 있어서 그런지 무력을 중요시한다.) 

 

여담이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웹툰에 재미있는 요소가 몇 개 있는데 바로 신선한 단어들이다.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이 하나 같이 매우 독특한데 일단 주인공인 '해랑아이', 주인공의 첫 동정을 가져간 여성'미로단비', 아리아의 현신이라고 불리는'아라윤슬', 주인공과 두 번째로 관게를 맺은 여성'향리영지' 등. 마치 순우리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실제로 순우리말인지는 필자는 모르겠다.) 그리고  남녀의 성관계를 이 웹툰에서는 '떡방아'라고 표현하고, 오르가즘을 '하늘마루'라고 표현한다. 생소한 단어들임에도 불구하고 특이한 어감이 이목을 자극한다.

 

<아리아의 현신이라고 불리는 '아라윤슬', 여우 최강의 무력을 가지고 있고, 본 작품의 여주인공이다.>

 

<아라윤슬이 자신의 목줄을 처음 보는 주인공한테 주는 장면이다. (목줄을 주는 행위는 굉장히 커다란 의미가 있다. 대략 '네가 마음에 드니 내 몸을 허락하겠다.'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

 

<생전 처음 겪는 상황에 얼빵한 표정을 짓는 이 남성이 바로 주인공, '해랑아이'이다.>

 

처음으로 참여한 전투에서 여우들에게 잡혀 첫 경험을 하던 도중, 갑작스레 난입한 여우 최강의 전사이자 아리아의 화신이라고 불리는 아라윤슬에게 목줄을 받게 된 주인공은 의도치 않게 늑대와 여우를 통틀어 최고의 유명인이 된다. 그만큼 아라윤슬에게 목줄을 받았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평범하지 않은 삶의 출발선에 서게 된 것, 그것도 강제로. 그러나 사실 주인공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묵범'이라고 불리는 전설급 인물 중 한 명이고, 주인공 또한 늑대 최강의 전사라 일컫는 '류가림'과 동등 혹은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가 어린 시절부터 훈련을 시켜줬기 때문인 것으로 보임. 또한 무력을 제외하고서라도 그는 '왕자근'이라는 특별한 성기를 가지고 있고, 정력 또한 어마어마해서 사정하는 직후 원샷원킬(..)로 임신을 하게 만든다. 여우들의 입장에서는 탐이 날 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렇게 거대한 사건에 휩싸인 주인공은 국가 차원의 명령을 받아 늑대 최고의 별동대인 '가림비'로 소속되게 되고, 다양한 트러블에 휩싸이며 작품은 계속해서 전개된다.

 

<늑대 최강의 무력을 가진 별동대 '가림비' 대원 2명을 상대로 가뿐히 승리하는 주인공> 

 

개인적으로 필자가 이 웹툰에서 가장 재미를 느꼈던 부부은 성적인 장면도, 탄탄한 세계관과 독특한 설정들도 아니었다. 바로 주인공이라는 인물의 캐릭터성이었다. 주관적인 시선일지는 모르지만 필자가 보기에 주인공은 이 웹툰에서도 굉장히 평범하게 생겼다. 아니 오히려 순진하게 생겼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성격 또한 무척이나 착하고, 심성도 곱게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사근사근하게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래서 처음에는 흔히 말하는 고구마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품이 전개가 되면 될 수록 주인공 해랑아이의 매력에 어느새 빠져가는 필자를 볼 수 있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캐릭터였던 것이다. 겉으로는 한 없이 부드럽고, 점잖지만 속은 그 무엇보다 단단하고 강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려 하지만 자신을 적대하는 사람에게는 그 자신도 적의를 들어낸다. 여자를 단순히 하나의  도구로만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생물로서 사랑해준다. 이 모든 점들이 그를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단순한 남성향 '성인물'을 떠나서 그의 존재감으로 인해 이 작품은 성적인 묘사가 들어간 하나의 판타지 웹툰이 될 수 있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성적인 욕구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 흥미로운 스토리, 이 세 가지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면 강력하게 이 웹툰을 추천하는 바이다.

 

https://www.webtoonguide.com/ko/board/totalreview/7341?page=51

2021-02-24 02: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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