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사면 된 것은 김영삼 정부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은 김영삼의 뜻이 아니라 김대중의 뜻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내 걸었던 명분은 ‘통합’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분열된 사회와 국론을 통합시켜야 한다는 것은 국정을 책임진 자로서 당연한 책무입니다. 하지만 통합을 위한 방식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결과는 결국 후대 역사를 이어갈 사람들의 몫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이라는 전두환 사면으로 인한 사회 역사적 고통의 비용을 오늘까지 지불하고 있는 것입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칼을 빼든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을 동반 사퇴 시켜야 한다는 소리가 슬금슬금 나오고 있는가 봅니다. 물론 이 의견의 명분은 역시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것일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하고 단호하게 생각 해 봐야 합니다. 통합의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한 예수는 “생베 조각을 낡은 옷에 붙이면 새 것이 낡은 옷을 당기어 해어짐이 더하게 된다.”라고 말을 합니다. 헌 조각으로 기울 수 있는 옷은 헌 옷이겠지만 새 옷은 새 천으로 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대중의 오열이 무엇이었는가를 다시 생각 해 보게 되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