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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감찰관 발령 보류…포부와 계획 틀어져 민망하고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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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감찰관 발령 보류…포부와 계획 틀어져 민망하고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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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24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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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공정성을 의심 하는 검찰 간부들로 인해 당연한 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조차 아직 나지 않는 난처한 처지라 부득이 언행을 극도로 아끼는 중입니다. 널리 양해를 구합니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이 19일 검찰 개혁을 바라고 검찰조직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거듭 양해를 구하고 나섰다. 아직도 감찰관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제 업무와 문제 제기, 검찰 내부 에서 이런 저런 봉변을 당한 동료들의 고민 상담만으로 도 벅찬 저로서는 다른 기관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내부 고발자들까지 도울 여력이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난 9월 10일 울산지검 부장검사에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원포인트 인사발령이 난 이후, 그는 두 달이 지나도록 본래의 미션인 감찰업무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을 계속 보류하고 있어서다.

“제가 '제 식구 감싸기'를 결코 하지 않으리란 걸 대검 수뇌부는 잘 알고 있다. 하여, 감찰 조사 말고 정책 연구 에 전념하길 원한다는 의중이 전달되고 '불공정 우려' 등을 이유로 발령이 계속 보류되고 있다. 당초의 포부와 계획이 틀어져 민망하고 죄송할 따름이다.”

그는 “대검 뒷마당 구석에 '해치상(獬豸像)'이 있다. 원래는 대검 로비에 있었는데, 김태정 장관과 신승남 총장이 연이어 구속되는 등 흉흉한 일이 계속 되자, 대검은 해치상 뿔 방향을 바꿔보다가 결국 청사 밖으로 쫓아냈다”며 “해치상은 내쫓겼지만, 저는 쫓겨나지 않았고 결국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해치상’은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상 의 동물로 사자와 비슷하나 머리에 뿔이 달려 있는 '정의의 상징' 같은 존재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본 떠 만든 조각상이다.

그런데 대검 로비에 있던 이 조각상이 온갖 부조리로 구속까지 당하는 등 대검 수뇌부의 잇단 문제로 청사 밖으로 쫓겨나 지금은 아예 후미진 곳에 버려져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곧 현재 검찰조직이 얼마나 썩어 있는 곳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검찰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정의의 상징인 '해치상'이 검찰청 내 가장 눈에 안 띄는 테니스장 한 구석에 버려져 있다. 대한민국 검찰의 현주소를 시사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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