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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힐링
하나님이 다 아신다고요?
 회원_615103
 2019-12-06 03:21:03  |   조회: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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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다 아신다고요?

몇 해 전 수요저녁예배 후에 이웃교회의 두 목사에게서 급히 병원으로 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면역 결핍증으로 고생하던 후배 전도사가 갑자기 편도선의 염증이 심해져서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병원에 가서 기다리던 두 목사는 곧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당직의사의 절망적인 말을 전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서둘러 병원에 도착했지만 삶을 포기한 듯한 그의 모습을 보고 꺼낼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 전도사가 교회를 시작한지 두 해가 지났는데 사모 외에 고등학교 학생 한명이 교인 전부였습니다. 매사에 성실과 열심을 다하여 죽도록 충성하는 모습을 보아왔기에 그의 절망감이 가슴을 찔러왔습니다. 나는 “하나님이 다 알고 계시니 걱정하지 마시오. 함께 기도합시다.”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겉도는 말로 독백하듯 위로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나도 생존에 급급한 목회를 하고 있었고 중병에서 회복중이라 돌아오는 길로 치쳐 누웠는데 후배 전도사의 초점 잃은 눈이 아른거려 잠들 수가 없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에 강단에 올라가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멀리 빛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나아가니 지하실로 여겨지는 좁은 공간의 천정에 달린 백열등 하나가 실내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벽에 십자가는 보이지 않는데 두 줄로 놓인 장의자로 보아 교회당입니다.

뒤에서 보니 장의자 중간에 키가 좀 크고 바짝 마른 사람이 앉았는데 머리를 흔들며 어깨를 들썩입니다. 순간 옆에서 누군가 그에 대해 물었습니다. “웃고 있나?” 잠시 정적이 흐르고 “울고 있나?”아무 대답도 못하는데 내 뒤 어둠속에서 부드러운 음성이 들립니다. “미쳐가는 거야.” 주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아픔을 알고 계셨습니다. 깨어나니 새벽기도 시간이 가까웠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자마자 병실에 갔습니다. 전도사와 간호하다 잠든 사모가 맞아 주었습니다. 지난밤에 있던 이야기를 하는데 모두 눈물이 쏟아져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나는 비로소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뒤에서 주님이 보고 계셔. 주님이 다 알고 계셔. 그리고 너의 아픔이 훗날 슬프고 지치고 아프고 미쳐가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살리는 은혜의 그릇이 될 거야.”
그날 오전 수술 직전 마지막 진찰결과 편도선의 염증이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주님의 손이 만지셨습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시139:1)

 

출처: https://www.facebook.com/groups/2771861976167480/permalink/2777991032221241/

 

2019-12-06 03: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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