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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비정상적인 한국 정치
 회원_605002
 2023-12-21 15:31:27  |   조회: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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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비정상적인 한국 정치]

1. 윤석열이 인요한을 앞세워 '불출마'를 강요해도 꿈쩍 안 하던 장제원, 김기현이 연달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백의종군 의지를 밝혔다.

(아마) 더 정확히 표현하면, 김한길이 윤석열을 꼬드겨 인요한을 앞세워 20대 대선 승리 공신들을 내치려던 계획이 일차 무산되었으나 결국에는 김한길의 뜻을 이뤘다.

2. 윤석열의 뜻에 맞서던 장제원, 김기현이 갑자기 꼬리를 내린 데에는 분명 살아 있는 권력인 대통령보다 더 센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해보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추측일 것이다.

대체 그게 무얼까?

많은 사람이 검찰이 보유하고 있는 '캐비닛' 안의 내사 자료들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3. 만약 실제로 검찰 캐비닛이 움직인 것이라면, 이번 사건이 정치권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선은, 국힘당 인사들을 향해 "봤지, 너희들도 언제든 캐비닛이 열릴 수 있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준 셈이다.

공교롭게도, 국힘당의 차기 권력은 검찰 캐비닛을 장악하고 있는 한동훈에게로 넘어갈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제 국힘당 인사들의 정치적 운명은, 검찰 캐비닛에 굴복하느냐, 맞서 싸우느냐, 타협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4. 민주당은 어떨까?

이재명의 경우 이미 검찰 캐비닛 때문에 갖은 고초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은 처음에는 호기롭게 캐비닛을 열었다가, 그 안에 별반 내용이 없자, 또 다른 캐비닛을 열어 제치길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 재판을 여러 차례 진행해야 하는 이재명 입장에서는 무척 피곤한 일임에 분명하다.

5. 이런 이재명의 곤고한 처지를 향해 2023년 12월 현재 민주당 내부의 반 이재명 진영의 흐름은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되는 듯 보인다.

하나는, 밖으로 뛰쳐나가서 신당을 차리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재명에게 사퇴하라고 압박하는 세력이다.

물론 결국 이 둘은 하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 둘의 정치적 스탠스 혹은 정치적 정체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검찰 캐비닛에 굴복한다.

둘째,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단기적으로는 내년 총선 금뱃지, 좀 더 멀리는 자신들의 정치적 생존이 최우선이다.

만약 민주당 내부의 반 이재명 측 요구대로, 이재명 대표가 물러선다면, 그것은 반 이재명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검찰 캐비닛의 승리가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 정치는 그야말로 최악의 수순으로 직행하게 된다.

6. 많은 사람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검찰공화국'이라고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검사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서가 아니라, 국가 행정의 주요 요직을 검사 출신이 점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도 모자라, 지금 용산은 내년 총선에 검사 출신을 다수 출정시킬 요량이다.

하지만 진정한 '검찰공화국'은 검사 출신이 입법부와 행정부에 다수 진출한 것을 넘어서, 검찰 캐비닛이 국정의 큰 물줄기를 좌우하는 '상왕' 노릇을 하는 데서 완성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단 정치인뿐 아니라 시민사회의 지식인, 언론인, 종교인까지도 '혹시 검찰 캐비닛 안에 내 정보는 어떤 게 있을까' 싶은 두려움 때문에,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

더욱이 그 캐비닛 안의 정보가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선택적으로 취집되고 가공된 것이라면 그 불온한 힘의 위력은 수많은 사람을 파괴하고 나아가 사회적 살인까지도 불사할 것이기 때문에 그 폐해가 막심할 수밖에 없다.

7. 만약 이런 미래를 조금이라도 짐작하거나 예측한다면,

현재 민주당 안에서 (직간접적으로) 검찰권력에 기대에 혹은 편승하여 반 이재명 행보를 노골화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얄팍함과 탐욕스러움은 참으로 개탄스런 일이라 하겠다.

모쪼록 민주당이든, 국힘당이든, 한국 정치가 정상적 기능을 하기 위해서라도 검찰 권력에 '쫄아드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 이 부분에서만큼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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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1 15: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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