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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사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의 의미
 회원_666853
 2023-09-28 15:41:46  |   조회: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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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결과가 나온 뒤에 그 내용을 분석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대신 결과에 끼워 맞춘 분석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나도 정치 시사 관련한 논평을 하는 사람으로 결과에 끼워 맞추었다는 비판을 들을 망정 오늘 새벽 있었던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논평을 해 보고자 한다.

2.

총평을 하자면 이재명은 내우외환을 정면돌파를 통하여 잠재웠고, 국민들에게는 진정성과 감동을 주었고, 앞으로 그의 정치적 행보는 탄탄대로를 걷게 될 것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첫째 이제 윤석열과 한동훈 그리고 검찰에게는 이재명을 강제할 수 있는 남아있는 카드가 없다. 대장동, FC성남으로 1차 구속을 시도하려다가 실패하고 배임죄와 3자뇌물죄라는 희대의 뻘 기소로 재판을 하는 것도 부담인데 이번에 백현동과 쌍방울 대북송금으로 2차 구속을 시도하려다가 실패한 것은 그들에게는 당분간 회복불가능의 내상이다.

차라리 이번에도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었다면 그들 입장에서는 핑계가 생기는데 이번에는 법원의 판단까지 받았으니 그들은 이제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4.

오죽 명분이 없었으면 21년 전 검사사칭을 다시 꺼내서 증거인멸을 운운했겠는가?

특수부 검사라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그들은 0.1%의 가능성으로 100%를 만드는 침소봉대의 기술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1,600페이지 검찰 조서에는 아무런 내용이 없었던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이재명은 그들에게 0.1%의 빌미도 주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말 대단하다.

5.

또한 유능한 법률지원단도 크게 한몫 했다고 들었다. 그 중 조상호, 전석진 두 변호사는 나와 개인적인 친분도 있으니 이 또한 나에게도 영광스럽다.

6.

둘째 민주당 내부에서의 반란군들의 총질도 이제는 완벽하게 진압되었다.

이재명은 완벽한 행정가이자 1,400만표 이상을 받은 민주당의 대선후보였고, 77.77%의 압도적인 당원들의 지지로 민주당의 당대표가 되었지만 공천권과 기득권의 노예가 된 민주당의 대다수 주류 의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를 누르기 위해서는 이재명에게 명분이 필요했다.

7.

이 대목은 나의 뇌피셜이지만 이재명은 첫번째 체포동의안에서 예상보다 많은 반란표에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했고, 김은경 혁신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승부수를 만들었던 것 같다.

증거가 없는 검찰이 명분과 여론용으로 반드시 국회 회기중에 영장을 칠 것이라는 것과 민주당내 배신자 집단에 의해 두번째 체포동의안은 가결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이재명은 미리 예상했던 것 같다. 여기서 그의 계획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8.

검찰이 굳이 회기중에 영장을 친다는 것은 가결이 된다면 민주당의 의원들마저 자신들의 당대표의 범죄혐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여론용이자 판사 압박용이고 이는 비회기 중에 스스로 영장실질 심사를 받으러 가는 것과는 부담의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9.

여기에 좀 더 드라마가 가미될 수 있었던 것은 목숨을 건 24일 간의 단식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승부였다.

이재명의 단식은 대외적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이지만 나는 그의 진심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묻는 과정이었다고 본다. 단식이 길어진 것은 배신자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중간에서 허우적거리는 의원들의 장고가 길어졌기 때문이었다.

10.

가장 고비는 원내대표 박광온이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가 있던 날 병실에 찾아와서 마지막 딜을 하던 순간일 것이다.

11.

아무리 냉정한 계획에 의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실천한다 하더라도 20일 넘게 단식을 해서 몸과 마음이 극도로 지친 상태에서 “이번에 부결시켜 너를 살려줄테니 공천권은 내 놓아라”는 제안은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그를 유혹했을 것이다. 아마 단식이 열흘을 넘어간 시점에서는 매 순간마다 “내가 왜 이러고 있나?”라는 자괴감마저 들었을 것이니 이 모든 것을 이겨낸 이재명의 의지에 다시한번 찬사를 보낸다.

12.

불체포특권의 포기를 선언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는 선언이 냉정한 법리적 계산과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24일 단식을 하고 심신이 극도로 쇠약한 상태에서 내부의 배신자들에 의해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어 강제적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간 것은 그의 정치적 승부이자 모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했다.

13.

이제 30~40명으로 예상되는 가결유다들은 이재명에 목을 내밀고 자신의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 고민정은 문재인 모시듯이 이재명을 극진히 대할 것이고, 어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홍익표는 이미 내년 서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이후의 자신의 정치적 행보는 오로지 이재명의 쓰임에 달려있다고 해도 무방한지라 수박의 사주를 받아 뒤에서 무언가를 도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김종민, 조응천, 이상민, 이원욱, 설훈 등 공개적인 배신자들은 그냥 끝났다. 이들은 본보기용으로 반드시 날려야 한다.

14.

이제 민주당은 오롯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재명은 당원들이 원하는 민주당을 만들어 갈 것이다.

15.

나는 국회의원까지는 배경과 능력이 있으면 올라갈 수 있는 자리라고 본다. 그런데 대통령은 천품 그러니까 하늘이 내린 자리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윤석열 같은 개x정, 쓰x기도 천품을 만들어 준 것을 보면 하늘도 무심하다는 말이 나오지만 이는 우리가 오만해 지지 말라는 경고의 뜻으로 받아 들이자.

이번 일을 보면서 최대의 수확은 이재명은 천품을 받았다는 확인이다. ‘모사재인 성사재천’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16.

위대한 정치인들은 중요한 순간에 어떤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다.

가령 김대중은 마지막 선거에 임할 무렵에 DJP연합을 만들었고 (혹자는 야합이라고 하지만 김대중이 선거에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 승부수라고 본다) 노무현은 자신에게 불리한 룰의 여론조사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승부수로 정몽준에게 승리했다.

17.

나는 김은경 혁신안에서 불체포특권에 대한 포기를 선언하고, 죽음의 단식을 하고, 내부 배신자들을 도발해서 움직이게 하고 법원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일련의 과정이 이재명의 정치적 승부수라고 생각한다.

아주 위험천만한 승부였지만 대신 이재명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했으니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18.

무엇보다 그는 우리에게 너무나 편안한 한가위 선물을 주었다.

만약 그의 승부가 실패로 돌아갔다면 너무나 우울한 추석을 보내고 있을테니 말이다. 이제 우리는 마음 편하게 한가위 연휴를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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