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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리뷰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어려졌다?! 엄마를 뒷바라지하는 아들의 이야기, <맘마미안>
 회원_152668
 2023-07-05 03:27:55  |   조회: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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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마음 속에 꿈을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꿈이란 꼭 무엇이 되고 싶다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누구와 함께하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싶은지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죠.

하지만 어머니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나요? 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제 꿈만 생각하기 바빴으니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삶 뒤에는 부모님의 계셨을 텐데 언제나 그걸 당연하게 여기기만 했습니다. 그런 삶이 어떤지, 그런 삶을 살기 전에 부모님이 어떻게 살아왔고 꿈은 무엇이었는지 관심이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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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맘마미안>은 바로 그런 부모와 자식과의 당연한 관계를 뒤바꿉니다.

‘자식을 위해 살아가는 어머니’에서 ‘어머니를 위해 살아가는 자식’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가족애 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가정폭력, 입양과 같은 사회 문제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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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병든 어머니의 죽음을 앞둔 아들 ‘공효찬’이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저승사자와 자신의 수명 44년을 거래하면서 시작됩니다. 그 덕에 어머니는 병도 낫고 외모까지 스무 살로 보일 만큼 젊어지지만 효찬이의 수명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태로 줄어들게 됩니다.

딜레마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죠. 어머니 입장에서는 자식이 자신의 수명을 팔아 부모를 살린 셈이니까요. 그래서 효찬이는 이 사실을 철저하게 숨기고 어머니에게 ‘엄마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 내가 불행해져’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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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찬이는 그런 엄마의 꿈을 이뤄주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수능 공부를 시작하고 아들은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게 되죠.

아들이 공부하고 엄마가 뒷바라지하는 관계가 역전된 것입니다.

 

효찬이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을 알기에 혼자 남을 엄마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내일과 과거가 아닌 오늘의 중요성, 그리고 항상 자신을 뒤에서 받쳐주던 어머니의 삶과 고난을 알게 되죠.

 

이는 어머니가 효찬이에게 하던 말과 행동들을 그대로 자신이 하고 있다는 모습에서 드러납니다.

 

그 덕에 새 삶을 얻게 된 효찬이의 어머니는 그토록 가고 싶었던 대학에도 가게 되고, 졸업 후에도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과 학대로 방치되는 아이들을 위해 일하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면서 저승사자가 인정할 만큼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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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장점은 정말 많지만 그중 몇 가지만 꼽아보겠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들도 공감하는 장점은 바로 미워할 만한 캐릭터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처음에 많은 사람들이 욕하던 연예부 기자 ‘이연예’도 위성준 선수의 사생활 전담 매니저로 직업이 바뀌자마자 호감도가 상승했고, 가정폭력을 휘둘렀던 효찬이의 아버지도 그 사정이 공개되고 이후의 행보가 제대로 나타나면서 욕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죠. 효찬이의 여자친구인 ‘강세라’도 처음엔 비호감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후반에는 ‘효찬아, 세라 꼭 다시 잡아라’는 댓글이 넘쳐 났습니다.

 

저는 이 역시 작가님들의 뛰어난 역량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연예 기자의 경우에는 집요한 성격, 세라의 경우에는 거침없는 성격이라는 기존의 캐릭터성을 유지하면서도 독자들의 심리와 호감도를 바꾸어 버렸으니까요. 이러한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서사와 한 단어로 나타낼 수 있을 만큼 뚜렷한 개성은 독자들이 인물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하여 모든 캐릭터들을 응원하고 싶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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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요소인데요, 전개가 굉장히 드라마틱하다는 점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로 나온다면 꽤 대박을 칠 수도 있을 만큼 희망차면서도 역동적인 전개지만, 동시에 살짝 억지스럽거나 비현실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천만 영화의 흐름과 조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서사 자체는 매우 탄탄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수명 거래’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적절히 배합 하여 현실의 이야기를 잘 풀어내면서도 동시에 ‘천존’을 중심으로 한 천계의 세계관과 ‘수명 거래’가 생겨난 배경까지도 모두 개연성 있게 설명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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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가족애’를 단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로만 풀어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효찬이는 자신이 죽은 뒤에 일가친척 없이 혼자 남겨질 어머니가 걱정되어 가장 친한 친구인 ‘한기성’과 이웃집 천재 골프선수 ‘위성준’에게 어머니를 부탁합니다. 실제로 기성이는 ‘절 아들로 생각하십쇼’라고 외치고 효찬이와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할 만큼 효찬이와 어머니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성준이도 일찍 어머니를 잃은 탓에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합니다.

 

연금옥 역시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밥도 챙겨주고 함께 여행도 갈 만큼 아낍니다. 또한 연금옥은 학대받던 ‘남이준’이라는 7살 아이를 입양하여 아들 둘을 키우게 되는데요, 여기서 가족이란 꼭 혈연으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부모라도 양부모보다 못한 가족일 수 있고, 양부모라도 훨씬 큰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또 부모처럼 의지할 수 있는 사람, 혹은 자식처럼 아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이어주는 감정은 모두 가족애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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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웹툰의 가장 큰 특징은 자칫하면 무겁고 신파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러면서도 신선하고 진중하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내용은 감동적이지만 동시에 진부하기도 하죠.

부모를 잃은 자식은 ‘고아’라고 하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칭하는 단어는 없다고 하듯,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는 건 불효로 여겨지듯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건 당연하게 여겨지는 윤리니까요.

 

그렇기에 저는 효찬이의 아버지가 그동안의 가정폭력을 사과하는 의미에서 자신의 남은 삶을 자식에게 주어 효찬이와 어머니가 함께 행복하게 사는 전개로 나아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웹툰은 그런 클리셰를 보란 듯이 부수고 처음의 이야기를 그대로 밀고 나갑니다.

 

효찬이는 거래한 대로 사고사로 일찍 죽게 되고, 어머니는 효찬이의 예상대로 끔찍한 슬픔과 고통에 사로잡히니까요. 하지만 독자들이 찝찝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버리면서도 새로운 희망을 던져 주는 깔끔한 마무리가 이 웹툰의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다’는 옛 설화, 그리고 천계에서의 재판과 환생을 그 장치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결말은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자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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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5 03: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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