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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입 닫고 살아라. 한국에서 지금 그런 얘기하면 큰 일 난다
 회원_558295
 2022-10-30 14:18:04  |   조회: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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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귀국한 후, 정치권에서 일하는 친구와 2년여 만에 만난 자리에서 박원순 전 시장 사건에 대한 내 견해를 얘기했더니 나온 반응이었다. 그 생경한 말에 "아,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느껴졌던 광기의 실체가 이건가?

학교 동문 후배들과의 모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형, 우리끼리나 있을 때 이런 얘기하지, 다른 데 가서는 그런 얘기 꺼내지도 마세요."

"요즘 그런 얘기하고 다니면 왕따당합니다."

난 그저, 내가 목격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피해호소인과 그 대리인들이 인권위원회에서 주장했다는 것과 전혀 상황이 달랐다고 얘기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사건 전체적으로 증거가 부족하며, 가해자로 지목된 박 전 시장이 자살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피해 호소인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고, 평생 누구 못지 않게 우리 사회에 헌신하고 많은 공헌을 한 그를 한순간에 파렴치한으로 매장하고, 외면해 버리는 한국 사회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얘기했을 뿐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던가, 죄형법정주의라던가, 뭐 이런 합리적 이성주의를 바탕으로 한 사법적 제도와 사회적 원칙이 무시당하고 파괴당하는 것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냐는 이의제기도 했었다. 과거 인류가 살아 온 경험을 토대로, 정말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보자며 만들어 낸 현대사회의 빛나는 이성적 전통들이 왜 하필 이 사건에서는 그토록 외면당해야 하냐고 말이다.

돌아 온 것은 짱돌 뿐이었다. 손병관 기자의 저서 '비극의 탄생'에 우연히 네일아트 사건을 증언했다는 이유로, 아니 정확히는 그 사실을 이 곳에서 털어놨다는 이유로, 회사 내에서 일부 후배들은 사설 게시판 같은 곳에서 나를 매도했다. 심지어 징계를 주자는 이들도 있어서 실제 일정한 움직임이 있었다. 나도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맞섰었다.

아니, 내가 목격한 것과 사실을 증언했을 뿐인데,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징계 위협을 당해야 하나?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

나의 작은 수난은 계속이어졌다. 한 진보 정치권 인사는 내가 박 시장의 사건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고 유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정도의 언급에도 나를 미친 놈 취급했다. 내가 네일아트 사건을 직접 목격했다는 데에도 2차가해 운운하며 당장 사과하란다. 어디서 감히 그런 언사를 하냐는 태도였다.

나는 직업적인 사명감이 남들보다 그래도 좀 투철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할 말은 한다는 주의로 산다. 그런데 내가 목격한 일을 증언한 것 자체를 죄악시하고 입을 다물라고 강요하는 이 한국사회의 현실이 더럽고 굴욕적이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언론인의 입을 다물게 하고 필봉을 꺾게 하는 사유가 단순히 군사독재 등 정치적, 자본적 권력 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경계해야 할 곳은 또 있었다. 우리 내부의 파쇼, 그 극단적 페미니즘 말이다.

 

https://www.facebook.com/bongsoo.kim.79/posts/pfbid0PAmgn4znnLRVnyApabEV8MzA5pLUirkrCm8xLy6F6XeoUL1e58fs9kCVEbALxRHJl

2022-10-30 14: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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