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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사
의회 다수당의 횡포?! 그거 하시라고요!
 회원_800629
 2022-10-22 10:08:27  |   조회: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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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전선이 폐색전선으로 급변했다. 온난전선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한랭전선이 온난전선을 따라잡으며 겹쳐지면 예측할 수 없는 폐색된 상태가 된다. 오랫동안 온난전선이 우세했음에도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지지율 30% 언저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한랭전선에게 목덜미를 잡힌 것이다. 대개는 따뜻한 대기가 찬 대기 위에 있지만 언제든 되치기 당할 수도 있는 상태가 바로 폐색전선의 특징이다. 지금 민주당이 딱 그러하다. 그리고 이제부터가 이재명의 리더십을 본격 발휘할 때다.

3년 전 검찰개혁 촛불은 빠른 시간에 대규모, 전국적 규모로 확대되었다. 이번엔 망국이라 할만큼 그때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게이지가 높음에도 불이 늦게 붙은 것은 대안이 부재한 데서 오는 무기력이 원인이었다. 3년 전 시민들은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려면 다음해 총선에서 거대야당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와 희망으로 주말 휴식을 기꺼이 아스팔트에 헌납했다. 의회독재를 하라고 주문한 시민들은 180석으로 정치적 효용성을 확인받았다.

그러나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도 슬금슬금 뒷걸음질치며 저들이 쳐놓은 거미줄에 갇힌 조국을 먹잇감으로 내주고 가장 쉬운 상대라 만용을 부리다 대선에서 패배했다. 그리고 출범 전부터 함량미달이 드러나고 결국 30% 언저리에서 죽을 쒀 주는데도 정국을 돌파해가지 못하는 민주당의 지리멸렬함에 한숨부터 나왔던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은 이미 보여줬는데 그 시민파워를 수렴하여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170여 의회권력은 존재감이 없다시피 하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계절에 아스팔트의 찬 기운을 감당할 희망도 엄두도 나지 않았던 것이다.

오는 주말 촛불의 대반격을 여러 곳에서 예고한 이 때 검찰은 국감 중임에도 야당인사를 체포하고 자택압색, 중앙당사 압색시도라는 초유의 만용을 감행했다.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종료 직전에 후보자의 부인을 조사한번 없이 전격 기소했던 것과 같은 패턴이다. 저들에게 민주당은 소수당 시절이든 거대야당이든 만만이 콩떡인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민주당의 업보다.

국감에서 다른 예산들 사이에 숨어있는 대통령실 관련 예산을 찾아냈다고 자랑하는 기특한 의원은 진행자와 낄낄거리기만 할 뿐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은 듣지 못했다. 찾아낸 것으로 참 잘했어요 칭찬을 듣는 것에 만족할 게 아니라면 불용예산으로 처리하든 삭감하든 뒤이은 계획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 평론가가 아니라 의회권력을 가진 주체다. 그런데 툭하면 피켓팅이나 하고 유튜브에 나와 하소연이나 하는 모습에 솔직히 엄청난 화력을 갖고도 징징거리는 부자 패잔병처럼 느껴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윤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민생을 강조해 왔지만 이번 파리바게트 사건이나 카카오대란에서 보듯 민생의 종착지는 검찰개혁이다. 부족하나마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고 이러저러한 민생법안을 만들면 뭐하나. 행정부에서 시행령으로 틀어버리거나 시행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또 아무리 중대사건이라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처럼 검찰에서 기소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기소한다 해도 사법부가 뭉개면 그만이다.

법과 제도를 만드는 입법행위는 법률의 강력한 집행이 따라야만 절차적 민주주의 구현이 유의미해진다. 그래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하라고 180석을 만들어준 것이다. 그런데 자진해서 법사위를 내주고 국회의장에는 반국힘반민주 인사를 앉히고 도돌이표마냥 또 말로만 검찰 탓을 하고 있으니 죽 쒀서 개준 꼴이 된 주인들은 허망하기가 이를 데 없다. 많은 이들이 호소하는 무기력과 공허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금은 집권여당과 야당의 정책대결이라는 국감시즌이다. 입법부가 행정부를 감시 감독하는 중요한 시기에 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한다는 것은 검찰을 지휘하는 행정부가 입법부를 능멸하는 되치기이자 입법부를 상대로 한 두 번째 검찰쿠데타다. 더 이상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통치하겠다는 선언이며 절대다수당이든 뭐든 만만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조국대전이라는 1차 쿠데타 대응에 실패한 결과가 대선 패배다. 전선을 내주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았음에도 2차 쿠데타에 또다시 쎈 척하다 적당한 때를 보아 후퇴한다면 민주당의 효용성은 그날로 끝이다.

민주당은 지금이야말로 180석을 몰아준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의회독재를 해야 할 때다. 그것을 피하려고 법사위를 내준 것이 아닌가 싶어 괘씸하지만 의회다수당의 횡포, 그것이라도 해야 산다.

저들의 칼끝은 어차피 문재인과 이재명 기소를 겨누고 있고 당사 안의 전리품에는 관심이 없다. 검찰권을 이용한 무력시위고 언론으로 다 보여줬으니 원하는 것은 다 얻은 셈이다. 그래서 압수수색은 민주당사를 상대로 시도한 것이지만 마치 내가 유린당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제 칼자루는 민주당에게 쥐어졌다. 민주당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시민의 지지를 받으며 강한 야당으로 거듭날 것인지 덩치큰 바보가 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우물쭈물하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민주당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감시즌이니만큼 이재명 때문에 뜰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해 억울하다고 징징거리거나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언젠가 당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하지 않았냐 운운하는, 혹은 종북 주사파라는 미끼를 낼름 받아먹거나 지지자들은 널브러져 있는데 주식 살 생각이나 했느냐며 내부분열을 조장하는 전재수류의 해당적 행위는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 언제 누가 우위를 점할지 예측할 수 없는 폐색전선이 형성된 비상한 시기에 이런 행위는 명백한 윤석열 2중대임을 분명하게 언명해야 한다.

정책과 정치는 곧 돈의 향방이다. 아무리 정책을 비판하고 정부 인사들을 불러내 송곳감사를 한다고 해도 돈의 흐름을 끊지 못하면 소리만 요란할 뿐 의원의 개인기로 끝날 소지가 크다. 민주당은 다수당으로서 예산심의의결권이라는 입법부의 권한을 십분 발휘하라. 대통령실 공사비로 전용하기 위해 삭감한 서민예산과 노인·아동·병사들의 복지예산을 원상복원하고 여기저기 편법으로 숨겨둔 대통령실 예산을 제로로 만들어라. 그리고 경제위기 앞에 더 이상 서민과 청년들을 위해 써야 할 돈을 편취하지 말고 청와대로 돌아가라고 압박하라.

나아가 검찰예산을 전액 삭감하라. 이제 검찰은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해체해야 할 괴물이다. 검찰을 해체하고 기소청으로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아무리 민생입법해도 검찰에서 깔고 뭉개면 그만이니 검찰의 멱살을 잡는 것이야말로 민생이고 안보이고 외교의 출발이다. 검찰 내 민생예산은 소명자료에 따라 복원시키면 된다. 배로 늘어난 검찰조직 운영비와 같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항목들은 강력하게 쳐내야 한다. 검찰개혁이 민생, 사법개혁이 민생, 부당한 돈의 흐름을 끊는 것이 민생의 본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들이 의도한 폐색전선은 문재인 정부를 종북 주사파로 몰고 이재명을 부정부패로 몰아 민주당은 과거든 현재든 적폐로 규정함으로써 국민과 민주당 지지자들을 갈라치기하는 데 있다. 반문/반이, 친이/반이로 구도를 몰고 가려는 자, 그들이 바로 진보를 가로막는 적폐다.

대한민국이 도약하는 데 근본적인 걸림돌인 분단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과 협력하여 민족 자존을 세우려는 것을 종북 주사파로 모는 것에 아니라고 그 프레임 속으로 들어갈 것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군사작전 아래로 들어가려는 저들은 제2의 친일 반민족세력이라고 성격규정을 분명히 하고 강력하게 정국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정치검찰의 만용으로 전선은 보다 분명하고 첨예해졌다. 의석수로나 낮은 지지율로나 절대우위에 있음에도 지리멸렬한 정체전선을 탈피하지 못하던 민주당은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 대개 폐색전선이 형성되면 온난전선이 상공으로 밀려올라가지만 반대로 한랭전선이 밀려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그리되면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참여한 죄밖에 없는 국민들은 물론 민주당도 온전키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외쳐야 할 구호는 검찰 해체, 기소청 설치, 그리고 윤석열 퇴진이다.

예로부터 봉수대는 5개의 봉화를 통해 외적 침입에 대비한 전국의 비상통신망 역할을 했다. 늘 하나의 봉홧불이 타오르면 일상의 균형이 아름다운 평화로운 시기다. 그러나 외적이 나타나면 2개, 국경 가까이 오거나 침범하면 각각 3개와 4개, 싸움이 붙으면 5개 모두를 피워 올렸다. 지금은 봉홧불을 몇 개나 피워 올려야 하는 걸까? 전선에 대한 현실인식의 차이를 분명히 하는 것이 앞으로의 승리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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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2 1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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