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정치/시사
민주당을 고쳐 쓰는 과정을 회피하지 말고 제대로 고치자
 회원_809405
 2022-06-08 14:39:16  |   조회: 104
첨부파일 : -

[퍼옴] 페친 김백겸 선생님

이낙연계 민주당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신 이낙연이 대선후보로 나갔으면 승리했을 거라고 얘기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재명에게 투표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윤석열에게 투표했다. 이재명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졌다고 한다. 이들은 이재명은 거지 같고 이낙연은 훌륭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말이 된다고 얘기한다.

작년 9월 이낙연 캠프에서 이재명이 대장동에서 잘못된 짓을 한 것처럼 얘기하기 전까지 나는 이재명 보다는 이낙연이 대선후보가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엄청난 시간을 들여서 대장동 사건에 대해서 스스로 찾아보고 확인해본 결과 이재명이 대장동에서 해 먹은 것이 아니라 기득권들이 해먹으려는 것을 이재명이 엄청나게 잘 막아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뒤로 형수욕 사건으로 알려진 일이 알고 보니 조선일보의 조작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재명에게 안좋은 이미지가 많았던 것은 이재명이 기득권과 싸워왔기 때문에 생긴 훈장이고 이낙연의 이미지가 좋았던 것은 기득권과 싸운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재명으로 돌아섰다.

나와 같은 과정을 겪었던 이재명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신 이낙연이 대선후보였다면 대부분 이낙연에게 흔쾌히 표를 줬을 것이고 설령 이낙연이 대선에서 낙선했더라도 이낙연 때문에 졌다는 소리는 안했을 것이다. 대선 패배 후 이낙연이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오고 지방선거 전체 결과가 지금 정도이거나 그 보다 더 나빴다면 이것이 이낙연 때문이라고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재명을 통해서 기득권과 싸우고 대한민국이 더 잘 되는 방향으로 개혁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재명과 이낙연 중에 누가 더 훌륭하고 누가 더 쓰레기냐는 얘기보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서 역사가 퇴보하는 것을 막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낙연계가 민주당 당권을 쥐게 되면 이재명은 갖은 모욕과 수모를 견디면서 민주당에 남아 자신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해낼 것이다. 이재명이 지금까지 살아온 길이 이렇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이 당권을 잡으면 이낙연과 그 추종 민주당 정치인들은 민주당을 먼저 떠난 안철수, 이인제, 김종인, 정동영, 박지원, 손학규, 천정배, 김한길처럼 민주당을 떠나 이 당 저 당을 창당하거나 기웃 거리다가 일부는 국민의힘당에 들거가거나 만덕산으로 갈 것이다. 내가 제대로 된 "보수정당"으로 민주당에 기대를 하고 지지하는 것은 민주당이 이렇게 고쳐져 왔기 때문이다.

오세훈은 2000년 16대 국회의원 직전에 민주당, 한나라당 양쪽의 러브콜을 받았고 고심 끝에 이회창의 한나라당으로 가서 국회의원이 됐다. 윤석열은 2021년 12월 23일에 “국민의힘, 선뜻 내키지 않았으나 민주당 못 가 부득이 선택”했다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오세훈과 윤석열이 딱히 어떤 정치적 신념이 있어서 국민의힘당에 간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저울질한 끝에 국민의힘당에 간 것처럼 딱히 기득권과 싸워가며 개혁을 할 필요는 못 느끼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당을 저울질한 끝에 민주당에 와 있는 정치인들도 많다는 얘기다. 우리는 이들을 요즘 수박, 똥파리 등으로 부르고 민주당 내에 이런 정치인들이 많기 때문에 18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도 제대로 된 개혁을 못한, 아니 안한 것이다.

민주당 소속이나 굳이 기득권과 싸워가며 개혁을 하고 싶지는 않은 정치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배신했고 죽음으로 몰았는지 지금의 40, 50대들은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물론 추미애처럼 이때의 잘못을 제대로 반성하고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정치인도 드물게 있기는 하다.

집구석 대청소도 시끄럽고 정신 사나울수 밖에 없다. 민주당을 고쳐 쓰는 과정을 회피하지 말고 제대로 고치자. 그래야 역사가 다시 앞으로 간다.

 

 

https://www.facebook.com/hyungrlee/posts/pfbid025hsgWJHqvyLFP22h3BNUhNv66C3szRdXGM5tSRSCauNP9qSNqThb9xHHqKd7Fa5Pl

2022-06-08 14:39:16
47.34.184.3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10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 정치/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