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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노니아
"교인들에게 절대 속내를 다 드러내지 말라"
 회원_754040
 2021-11-22 11:14:49  |   조회: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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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는 뭐하는 사람인가? 한 주 내내 어디서 뭘 하는지 알 수 없다가, 주일이 되면 나타나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

과거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목사에 대한 인식이 이랬다고 들었는데, 출처가 기억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학생/청년 시절 목사님들을 볼 때 비슷한 느낌을 받곤 했다. 한 주간 뭘 하시는지 모르는 건 물론, 설교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보다 나를 궁금하게 했던 건, 도통 그분들의 속을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정말 저렇게 믿어서 저런 설교를 하시는 건지 궁금했고,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어떤 말을 할 경우 그 이면에 다른 생각이나 의도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의혹을 품었다.

목회자가 되고 보니 성도들이 나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지 않고 어떤 의도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보다 서운하고 아픈 일이 없었다. 목사를 그만 두고 싶을 만큼 괴로운 일이었다. 교인들에게 절대 속내를 다 드러내지 말라는 선배 목사님들의 조언과 최대한 진실하고 싶은 바람 사이에서 늘 길을 잃곤 했다.

그래도 이 마음은 여전하다. 얼굴 표정에 속내가 다 드러나고, 한주간 뭐 하며 사는지 일상을 공유하고(페북도 자유롭게), 저 목사의 말에는 숨은 의도가 없다고 있는 그대로 믿어줄 만큼 말과 행동의 투명함이 있는 목사였으면 좋겠다. 속이 비어있지 않고 그득해서 그 속이 의심스럽지는 않아도 궁금하기는 한, 그런 목사가 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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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2 11: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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