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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36.5도', 우리는 여전히 교회의 일원일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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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36.5도', 우리는 여전히 교회의 일원일 수 있는지..
  • 딴지 USA
  • 승인 2020.11.28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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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가 이번에 쓴 <내 인생의 36.5도>가 오늘 나왔습니다.

240쪽 분량으로 약 4-5시간 정도 할애하면 어렵지 않게 읽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책의 저간에 있는 이야기는, 제가 지난 10년 동안 개신교를 떠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심각한 내적 갈등과 투쟁을 겪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여전히 한국 개신교 안에 머물고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분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이 책의 최종 교정지를 인쇄소에 넘기던 날 어느 독자에게서 회사로 이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그분이 저를 위해서 기도를 하던 중 성령께서 환상을 보여주셨다고 하시며 이런 내용을 적어 보내주셨습니다.

"성령께서 저를 잡아이끄시는데, 목사님의 지치고 상한 마음 가운데로 인도해주셨어요.

목사님께서 겪으셨던 개신교집단으로부터의 환멸과 모멸감 상실감 분노 그리고 고독... 거기에 성령님이 계셨어요.

성령님은 아파하고 상심한 목사님보다 더 아프시고 더 많이 울고 계시고요...

그리고 나직이 부탁하고 있어요. 사랑하는 아들에게요.

예수님을 봐서, 그들을 좀 용납해달라고 하시네요... 예수님을 봐서요.

그리고 정말 미안하다고 말씀하고 계세요. 리더들의 불의함과 목사님의 상함에... 예수님이 너무 미안하시대요 ㅜㅜ"

사실 위의 독자분이 묘사한 내용보다, 제가 한국 개신교의 일부 사람들에게 갖고 있는 환멸과 상처는 훨씬 더 깊고 중합니다.

다만 그런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으면서 왜 아직도 여전히 개신교인으로 남아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연제까지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이야기를 책 으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3. 이 책이 오늘 오후 3시 조금 넘어서 회사에 도착했는데, 그 시간에 저는 한 형제와 상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형제는 태어날 때부터 얼굴에 심한 장애를 안고 태어나 지금까지 사는 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오직 신앙의 힘으로 견디면서, 교회에서 찬양사역자로 충성스럽게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한 달 전 심장이 5분 간 정지되었고, 그 후 3일만에 깨어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 결과 시신경이 완전히 망가져서 현재 두 눈의 시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이 형제가 오늘 저하고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이렇게 어려운 일을 거듭 당하니, 예수를 잘 믿는다고 하는 가족들도 등을 돌리고, 왜 하나님은 자신에게 이렇게 야박하게 대하시는지 모르겠다며 정말 하나님께 화가나고 서운한 게 너무 많은데 그걸 다 표현하면 불경죄에 걸릴까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며 마음에 오래 쌓인 고름들을 쏟아냈습니다.

저는 그런 말을 들으면서 그 형제가 느끼는 환멸과 고독이 무엇인지 저도 잘 이해가 된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오늘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마지막에 함께 기도를 하고 헤어졌는데, 형제의 마음이 조금은 풀린 듯 했습니다. (물론 앞으로 살아가면서 수많은 고난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4.이렇듯 우리가 제 아무리 신학책을 많이 읽고, 강렬한 은사체험을 많이 해도, 여전히 우리의 인생에는 풀 수 없는 수수께끼 투성이고, 알 수 없는 질문과 의심이 넘실거립니다.

특별히 같은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상처와 배신의 무게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왜 우리가 여전히 교회의 일원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저의 일천한 경험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봤습니다.

다시 한번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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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한 목사
By 김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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