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수사만능주의에 빠진 미성숙한 인격, 폭주를 멈춰야 합니다
상태바
수사만능주의에 빠진 미성숙한 인격, 폭주를 멈춰야 합니다
  • 딴지 USA
  • 승인 2020.11.25 0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고자 합니다.

일선 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일하던 20년 전 쯤입니다.

수사권으로 대한민국 누구도 다 수사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착각과

나보다 센 권력자를 어떻게 하든 잡아넣고 싶다는 욕망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의인(義人)화, 즉 의로운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했고,

상사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 '탄압받는 피해자’인 측면을 부각시키고 싶어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철부지 같았습니다.

그후 저는 자신의 부족함을 깨우치기 시작했고 주어진 권한을 절제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겸손을 배웠습니다.

일선서 형사과장의 알량한 권한으로도 이런 위험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일국의 검찰총장이 미성숙한 인격으로 수사만능주의에 빠지면 얼마나 위험하겠습니까?

윤총장의 검찰권 남용을 바라보며 20년전 철부지 시절이 떠올라 쓴 웃음이 나왔습니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권력형 부패비리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펼친다면 어느 누구도 이를 방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사대상이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해서 털어서 먼지내기식의 과잉수사 또는 짜맞추기 수사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정의로운 검찰권 행사와 검찰권 남용은 명백히 구별되어야 합니다.

윤총장의 취임이후 그의 분별없는 검찰권 행사로 인해 나라가 둘로 쪼개졌습니다.

윤총장의 무절제한 수사에 기대어 정권을 공격하고 싶어하는 부류가 한쪽입니다.

그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한 보수언론은 윤총장을 민망한 수준으로 미화합니다.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부정하고 틈만나면 추장관을 공격합니다.

반대로 윤총장이 검찰주의자의 그릇된 신념으로 공직기강을 문란케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어대고 있으니 하루빨리 그를 내쫒아야 한다는 쪽이 다른 한편입니다.

검찰개혁을 더욱 강도높게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법무부 대 검찰, 추미애 대 윤석열으로 극단적으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검찰이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방치할수는 없습니다.

책임있는 공직자라면 시시비비를 가리기에 앞서 이런 상황을 초래한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물러나는게 마땅한 도리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럴 정도의 인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것은 그가 법과 원칙을 내세워 타인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을 감행한 것과 똑같이

그에 대한 감찰권, 수사지휘권, 인사권을 활용해서 합법적으로 그의 폭주를 멈추게 하는 방법뿐입니다.

그게 민주주의입니다.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출처가기

By 황운하 의원
By 황운하 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