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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본질, 그리고 혜민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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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본질, 그리고 혜민을 위한 변명
  • 딴지 USA
  • 승인 2020.11.21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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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정화한다며 전국 유명사찰에 계엄군을 투입시켜 스님들을 연행, 구타, 구금했던 소위 법난을 저지른 전두환의 민정당을 종단이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총무원장 3선을 하겠다고 조계사에 조폭들을 투입시켜 폭력사태를 저질러서 승적에서 영구 제명되었을 뿐 아니라 교리에 반하는 여러 가지 추문이 무성해든 정치승(政治僧) 서의현이 조계종의 대종사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한편, 자기 앞에서 팬티를 벗는 여자가 진짜 자기 성도라고 말해서 ‘빤스목사’로 불리는 전광훈은 바이러스를 흩뿌리고 다니다 잠시 들어가 있고, 대신 한발 먼저 바이러스를 뿌려대다 잠시 쉬던 중에 밖이 궁금하여 힐체어를 타고 나오다 집 앞에서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직립목사’로 불리게 된 이만희는 영생의 희망을 이어갔다. 여기에다 아름다운 기억을 하나 더 불러오면 우리의 영원한 전귀(錢鬼) MB각하 치하에 직접 장로 시무하셨던 강남 모교회의 담임목사 자가용이 ‘마이바흐’라는 소문이 무성했고, 근자에 명성교회는 무난히 상속이 이뤄져서 앞으로 교회는 상속재산으로 공인되었다.

이렇게 神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자들의 얼굴에 개기름이 흐르는 세상에 잘난 얼굴과 빛나는 스펙에다 말 재주좋은 미국인이 푼돈을 좀 만졌기로서니 인간 혜민을 욕하는 것은 아무리 따져 봐도 과하다. 소시민 입장에서는 오히려 부러워해야할지 모른다. 정작 그의 문제는 사실 따로 있다. "자기 삶의 내용이 풍요롭지 못하면 정치 이야기나 연예인 이야기밖에 할 말이 없게 된다."라는 그의 말속에 들어있는 정치관이 그것인데, 그의 정치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하찮다는 것은 그가 오히려 개인의 삶과 민주사회에 대한 심사숙고가 부족했고 인격도 보잘 것 없다는 뜻이다.

나는 민주사회에서 民의 삶 자체, 곧 숨 쉬는 것까지도 정치라고 생각한다. 단언컨대 이 명제를 부인하는 자가 있거든 그가 무지하거나 당신을 무지하게 만들 의도를 가진 흉인으로 봐도 무방하다. 개인의 삶과 죽음, 일상의 의식주는 물론 보고 즐기는 것, 발 뿌리에 걸리는 보도블록하나까지... 아무리 따져 봐도 세상에 정치와 무관한 것은 없다. 무조건 믿음이 아니라 실증가능한 과학인 것이다. 이런 정치가 그의 말처럼 하찮을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법비(法匪)와 반민족, 반민주를 꽤하는 언론 종업원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종교가 선량한 民을 향해 겁박과 회유로 돈벌이가 가능한 토양은 혜민 같은 자들의 천박한 정치인식이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도 또는 民을 우민화하여 맹신하게 만드는 것이 한국의 종교와 법비들, 그리고 언론과 대부분의 정치인들의 공통된 전술인 것이다. 만인의 인식에 공포와 혐오를 심어서 정치를 특정 계층에게 독점되도록 하려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처럼 생각보다 엄중한 정치, 民이 이 정치를 이해하고 참여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자존감을 갖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예컨대 공포를 조장하고 정치혐오를 부채질하는 적도들의 감언이설을 극복하고 오롯히 세상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성직자와 공직자를 자신과 신 또는 자신과 정치를 연결하는 대리자로 인식하고 그들이 허투른 태도를 보일 때는 비난하고 바람직한 태도는 칭찬하고 상식을 배반할 때는 철저하게 응징해야한다. 그리고 그런 행위를 방해하는 자가 있거든 그가 바로 당신과 민주사회의 적이다.

한보의 정태수라는 사람이 IMF청문회에서 한 유명한 말이 있다. 당시 회사 회계와 자신의 재산 등에 대해 답한 사장의 발언을 반박하면서 “머슴이 뭘 알겠는가...”라고 말하여 청문회에서 다뤘던 모든 내용은 사라졌으나 그의 말 '머슴'은 역사에 어록으로 남아있다. 그렇다. 성직자나 공직자는 종교인과 시민의 머슴들이다. 머슴을 머슴답게 대하는 것이 참 믿음이자 정치의 첫걸음이다.

#정치란 무엇인가 #종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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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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