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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죄 지어도 체포 막아주는 '방탄국회' 는 없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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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죄 지어도 체포 막아주는 '방탄국회' 는 없다 선언
  • 딴지 USA
  • 승인 2020.10.3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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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회의원에게는 ‘회기중 불체포 특권’이라는 것이 있다. 취지는 행정부에 억압에 의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이 방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장된 법이다. 하지만 취지가 좋다고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이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들이 범죄의 혐의가 있어도 조사 받지 않는 수단으로 악용되었다. 이른바 방탄국회를 통해서 말이다.

2.

체포를 당하지 않기 위해 방탄국회를 소집하는 것은 쉽다. 본회의가 아니어도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것은 제적의원 중 1/4 동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 20대 국회 때 강원랜드 취업비리 연루로 뜨거웠던 권성동이 계속 방탄국회 속에 숨어 있었다. 심지어 그는 법사위원장까지 하고 있었다. 정말 저 당의 클레스는…

최경환도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감옥에 갔다.

3.

당연히 일반 국민들의 여론은 방탄국회에 대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좋은 취지가 나쁘게 사용된다면 취지 자체를 잊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깨끗한 정치’를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면서 ‘방탄국회를 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국힘당에서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똑같다’는 것이 국힘당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4.

관료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해서 이번에 초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정정순(청주시 상당구) 의원은 회계책임자의 (회계부정 관련) 선거법 위반의 고소로 현재 청주지검에 의해 체포영장이 청구되었다.

지난 415 선거 때 정정순의 상대는 국힘당(당시 미래통합당) 윤갑근이다.

5.

요즘 내가 이 이름을 많이 거론하게 되는데 윤갑근은 윤석열 산하 특수부 출신에 라임 사건에서 김봉현에게 로비 자금을 받은 것으로 거명되고 있고, 김학의 사건 당시에는 수사지휘라인에 있었으며 심지어 김학의 별장에 출입한 의혹도 있는 그런 인물이다. 그런데 여기에 이 이름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일단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정정순을 고소한 회계담당자가 윤갑근과 친척 관계라는 소문도 있고, 하필 없는 죄도 뒤집어 씌우는 것으로 악명 높은 특수부 출신 검사가 선거 상대이니 정치공작에 대한 의심을 하기에는 충분한 정황이긴 하다.

6.

때문에 정정순은 억울 했을 것이다. 이 대목은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나는 이해는 된다.

다만 출석을 거부한 것은 잘못이다. 억울해도 체포영장까지 청구될 정도로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은 개인에 억울함을 해소하기 힘들 뿐더러 당에는 부담을 주는 행위이다.

이 부분은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7.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정정순 체포동의안에 대해 가결을 했다.

재적의원 186표 중에서 찬성 167표, 반대 12표, 기권 3표, 무효 4표였다. 역대 14번째 체포동의안 가결이었다.

이 대목에서 국힘당의 전략이 매우 흥미로운데 그들은 본 회의에 아예 출석을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아주 멍청한 전략이었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8.

국힘당에서 출석하지 않은 이유는 어제 체포동의안 투표가 무기명이라 당연히 부결될 것을 예측한 것이다.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는 것을 또 한번 확인하게 된다.

그들 생각은 본 회의 참석을 해서 부결이 되면 방탄국회에 대한 욕을 함께 먹을 것이니 아예 참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결이 되면 ‘더불어민주당만 욕을 것이다’라고 지극히 그들다운 계산을 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압도적으로 찬성이었고 가결되었다.

9.

또한 어제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으로써 박덕흠, 조수진, 최춘식, 구자근 등에 대한 비슷한 범죄혐의에 대해 국힘당에서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이 의원들은 모두 검찰조사를 거부하고 있고, 국힘당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

10.

국힘당에서는 잔머리를 써서 방탄국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뒤집어 쓰고, 방탄국회는 유지하면서 자당 의원들을 보호하는 실리를 택하는 꿩 먹고 알 먹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욕은 자신들만 먹고, 이제는 자당 의원들 처리에 대한 고민까지 안게 되었다.

‘쌤통’이긴 한데 과거에는 사악하기는 해도 똑똑했던 국힘당이 이제는 이 정도로 정보력과 판단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격세지감을 느끼도록 한다.

11.

결론적으로 어제 정정순 의원 체포동의안 가결은 더불어민주당이 약속한 깨끗한 정치를 지킨 셈이다. 또한 앞으로는 “방탄국회는 없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잘하고 있다.

계속 지금처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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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oi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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