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이낙연, 공수처 강공 드라이브, '투트랙 공략'
상태바
이낙연, 공수처 강공 드라이브, '투트랙 공략'
  • 딴지 USA
  • 승인 2020.10.28 0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낙연, 공수처 강공 드라이브
투트랙 공략, 이기는 싸움 할 것

적당한 긴장감은 일에 집중하게 만들고, 많은 경우에 절박함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터닝포인트가 된다. 단지 포기하지 않으면 말이다. 이낙연은 세간의 평대로 그리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총리 시절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목격했듯이 웬만해선 물러서지 않는다. 지는 싸움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엔 아마도 기자로서의 '근성'이 바탕이 된 듯하다. 어쩌면 지금의 모습이 그의 진짜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싸움은 지금부터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인다.

.

이낙연 대표가 어제 최고위원 회의에서 "야당이 공수처 출범을 가로막는 방편으로 추천위원들을 악용하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당도 좌시하지 않겠다"며 공세적으로 야당의 공수처 지연 전략을 미리 차단하고 나섰다. 이에 김태년 원내 대표도 "또 시간 끌면 의회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모처럼 랑데부 공세 드라이브를 펼치며 쾌속 질주하는 모습이 가을 풍경만큼이나 보기 좋다.

.

이는 절박함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밀리면 다시는 수습하기 어려운, 그래서 끝이라는 위기감과 연말연시 이후 바로 닥칠 수밖에 없는 보궐선거 정국의 시간표. 이에 대한 시민들의 원성과 국감에서 드러난 윤석열의 조롱에 구겨질 대로 구겨진 정부여당의 자존심, 정권연장에 대한 유력 대권 후보로서의 강력한 의지를 시민사회에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

칼을 뺏으니 그냥 집어넣으면 바보가 된다는 것쯤 삼척동자도 아는 바, 무엇이든 일을 내야만 하는 과제가 남는다. 그래서 무라도 자를 것이다. 그것이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기습 상정, 통과시킨 김용민 의원의 공수처법 개정안일 게다. 구김당이 비토권 행사로 장난질하며 지연 작전을 펴면 김용민 안으로 속전속결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여기엔 이미 시간과 명분을 충분히 주었다는 함의가 있다. 어떻게든 이번엔 결판이 날 게다. 아니면 이낙연은 되돌릴 데가 없으니까.

.

그래서 야당을 존중하며 추천위 합의를 끌어내려는 노력과 함께 김용민 안으로 밀어붙이는 '투트랙 공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낙연 대표가 달라졌다. 그리고 그의 변신은 어쩌면 시민사회가 끌어낸 것이다. 사람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리더십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성정이나 뜻하는바 보다 시대상이 먼저여야 옳다. 그게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 상이다. 이낙연 대표가 당대표 2개월 만에 이를 온전히 학습하고 체화했다면, 훌륭한 대권 후보가 아닐 수 없다.

.

"공수처장 임명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데서도 달라진 그를 볼 수 있다. 시간이 지연되면 될수록 시민사회의 원성이 커지고 자신의 입지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체화한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정치적 본능이 작동하는 게다. 정치인에게 있어 동물적 감각, 즉 본능은 곧 순발력이다. 이낙연 대표의 홀로서기 전쟁이 비로소 시작됐다. 게임이 한층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에겐 더 좋을 수 없다.

.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출처가기

By Edward Lee
By Edward Lee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