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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하지 않아도 믿기만 하면 구원 받는다는 것은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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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하지 않아도 믿기만 하면 구원 받는다는 것은 왜곡
  • 딴지 USA
  • 승인 2020.10.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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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주일을 맞이했다. 최근 어떤 교수가 오늘날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에는 구원론이 있다고 했다. 구원론의 갱신으로 출범한 종교개혁의 전통을 따르는 한국교회의 문제가 구원론이라는 말이 참 아이러니하게 들린다. 그만큼 종교개혁의 가르침이 왜곡되거나 피상적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지적일 게다. 오직 믿음(sola fide, only faith)이 종교개혁 구원론의 핵심 포인트이다. 그런데 이 교리가 순종하지 않아도, 거룩하게 살지 않아도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는 식으로 오용되기 쉽다. 그래서 교인들을 나태와 방종에 빠지게 한다. 오래 신앙생활해도 순종하는 삶의 열매도 없고 인격의 변화도 없이 달랑 믿음 밖에 없는 이상한 신자를 양산한다.

그러나 종교개혁자들이 가르친 오직 믿음은 우리를 온전히 구원하시는 예수님만 바라보고 의지함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고난 받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이루신 구속행위만이 우리를 의롭게 하며 거룩하게 하고 구원한다는 것이다. 오직 믿음은 우리의 모든 공로를 배제한다. 인간 안에 자랑할 것이 전혀 없게 만드는 동시에 오직 하나님께만 자랑할 것이 있게 한다. 오직 믿음은 하나님의 은혜만을 드높이며 하나님께만 영광이 돌아가게 한다. 그래서 종교개혁자들이 가르친 오직 믿음(sola fide)은 오직 은혜(sola gratia), 그리고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종교개혁 구원론의 삼박자이다.

오직 믿음은 우리 안에 순종할 수밖에 없는 새 마음과 능력이 주어지는 채널이다. 우리는 오직 믿음을 통해서 변화와 순종의 원동력인 성령을 받는다. 또한 오직 믿음을 통해 예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일하신다. 오직 믿음을 통해 예수님이 성취하신 새 언약의 은혜, 곧 우리의 완고한 불순종의 마음이 순종하는 마음으로 변화되는 은혜가 주어진다. 예수님과 성령님이 우리 안에서 행하시는데 아무런 변화 없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오직 믿음은 우리가 순종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이다.

순종하지 않아도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는 생각은 종교개혁의 가르침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다. 오직 믿음이 참된 경건과 순종의 비밀인데 그것을 오히려 타락과 방종의 라이선스로 변질시킨 것이다. 오직 믿음은 순종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화한다. 만약 오래 신앙 생활했음에도 순종이 없다면 우리의 믿음은 거짓이며 스스로 속아있는 것이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의지하고 바라보는 믿음은 반드시 순종의 열매를 맺는다. 그렇지 않다면 그 믿음은 병들어있는 증거이다.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하여 우리 신앙의 선진들이 목숨을 바쳐 지킨 구원의 교리의 참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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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돈 목사
By 박영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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