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삶과는 상관없는 '값싼 믿음', 한국 개신교회가 골병든 이유
상태바
삶과는 상관없는 '값싼 믿음', 한국 개신교회가 골병든 이유
  • 딴지 USA
  • 승인 2020.08.20 0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한국 개신교회가 '골병'이 든 것은 잘못된 '믿음' 개념 때문입니다. 즉 '값싼 믿음'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2. 여기서 값싼 믿음이란, 삶이 빠진 믿음, 곧 머리로만 이해하는 믿음, 입으로만 고백하는 믿음을 뜻합니다. 하지만 성경이 진정으로 가르치는 믿음은 '신실한 삶으로 표현되는 믿음'입니다. 성경의 눈으로 볼 때, 믿음은 '충성심' 혹은 '충실함' 즉 복음에 대한 충실한 삶과 동의어입니다.

3. 구약성경 출애굽기에 보면, 하나님이 이집트의 속박과 압제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출하신 후 시내산으로 데리고 가서 '율법'을 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이스라엘 백성이 받은 율법의 개수가 총 613가지였습니다. (유대인들은 이를 248개의 뼈로 이루어진 인간이 일년 365일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지켜야 하는 거룩한 계명으로 이해했다고 합니다. 즉 율법은 단순히 종교적 규례가 아니라 삶 전체를 통해 실현해야 할 거룩한 법도였던 것입니다.)

4. 그런데 613가지나 되는 율법을 일일이 암송하고 지키기란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613가지 율법을 11가지로 요약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시편 15편의 내용입니다(혹은 그 요약이 시편 15편에 잘 나타납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실천하며, 마음에 진실을 말하며, 혀로 남을 허물하지 아니하고,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며, 이웃을 비방하지 아니하며, 눈으로 망령된 자를 멸시하며, 야웨를 두려워하는 자들을 존대하며,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하지 않으며,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꾸어주지 아니하며,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꼬지 하지 아니한다."

5. 하지만 11개나 되는 조항도 역시 많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11개 조항을 3개로 요약한 것이 구약 소예언서 중 하나인 미가서 6:8에 나타난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가서 6:8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아, 주님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야웨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함을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아니냐?"

곧 정의의 실천, 자비의 실천, 겸손의 실천이 613가지 율법 조항의 요약이라는 것입니다.

6. 그리고 유대인들은 이 세 가지 조항을 다시 두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그것이 이사야서56:1입니다.

"야웨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정의를 지키며 공의를 행하라."

여기서 정의와 공의는, 사법 정의를 구현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율법의 강령인 것입니다.

7. 마침내 유대인들은 정의와 공의를 단 하나의 조항으로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그것이 하박국서 2:4의 말씀입니다.

"오직 의인은 신실함(믿음)으로 살리라."

따라서 '신실함'이야말로 구약 성경 전체를 요약하는 단 하나의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번에 다음과 같이 반발(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구약성경에 해당하는 것이지, 계시의 완성인 신약성경과는 상관 없는 주장이라고 말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8. 바울은 (저 유명한 루터의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되었던 말씀인) 로마서 1:17에서 다름 아닌 바로 하박국서 2:4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지요.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신실함)이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신실함)으로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네, 그리스도인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이 말씀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무엇으로 구원받는다고 했습니까?

답은, (십자가에서 자신을 온전히 계시하신) 하나님에 대한 변함없는 신실함, 곧 충성스러운 삶으로 구원받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행위구원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믿음이 삶 전체를 내포하는, 즉 삶으로 표현되는 믿음이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구약의 방식을 차용하자면, 정의와 공의, 혹은 정의, 자비로움, 겸손한 삶으로 표현되는 신실함(믿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9. 성경이 엄연히 이렇게 가르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한국교회는 어떻게 교인들을 혹세무민해왔습니까?

삶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믿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목사말에 순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헌금만 많이 내면 장땡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어떻게 살든지, 주일 하루만 예배당에 붙어 있으면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심지어 반공이 기독교 교리의 핵심인양 가르치지 않았습니까?

그 결과 신자들은 가정에서, 회사에서, 마을에서 신실한 삶이 실종된 종교 중독자들이 되어 오늘에 이르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오늘 한국 개신교가 멸망의 벼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진짜 이유가 아닙니까?

10. 그러므로 한국 개신교가 환골탈태하려면, 단순히 개신교의 빌런 몇 명을 추방하고 차단하는 것으로는 안 되고, 전국의 모든 개신교회가 가장 기본적인 신앙의 내용부터 다시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출처: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3260641670696215&id=100002512424962

By 김요한 목사
By 김요한 목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