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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에 걸린 한국교회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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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에 걸린 한국교회의 문제
  • 딴지 USA
  • 승인 2020.08.1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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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암 환자가 있다고 하자.

이 환자가 살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암 분야의 최고 의사를 만나 적절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환자 스스로 암을 극복할 수 있는 내적 힘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암을 이겨낼 수 있는 항체, 면역력, 긍정적 마인드, 건전한 생활습관, 식이요법 등등이 여기 해당될 수 있겠다.

그럼 이 원리를 현재의 한국 개신교회에 적용해보자.

현재의 한국 개신교회가 치명적 중병에 걸렸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중병에 걸려 있는 한국교회의 핵심 인사들만 제외하고는, 모두 다 아는 사실일 것으로 본다.

중병에 걸려 치명적 장애를 입거나 심지어 사망할 수도 있는 한국 교회가 살 수 있는 길 역시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외부의 뛰어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대수술을 하거나,

다른 하나는, 교회 내부적으로 병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여기서 외부의 뛰어난 전문가들이란, 예컨대 한국교회를 향해 맹목적인 증오와 비난, 불신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아닌, 어느 정도의 진지한 애정과 염려를 갖고 교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지적하는 시민사회의 일원들이라고 해볼 수 있겠다.

이들이 한국교회를 향해서 던지는 질문, 의심, 분노 등에 대해서 교회가 진지하게 가슴을 열고 그것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교회를 개혁하면 필경 한국교회가 더욱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현재의 한국 교회가 그 정도의 차가운 지성과 겸손한 가슴을 지니고 있을까?

어렵다고 본다.

그러니 외부의 도움을 통해 교회를 개혁하는 길은 요원해보인다.

그렇다면 내부의 체질 개선을 통해 교회를 살리는 방법은 어떨까?

가령 교회의 항체를 향상시키고, 면역력을 증강시키며, 건전한 신앙습관을 회복하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한국교회의 내적 건강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한국교회의 현실 판도를 쥐락펴락하는 일정 규모 이상 교회의 담임목사들이라고 가정하고자 한다. 그냥 손쉽게 대략 500 명 이상 회집하는 교회의 담임목사라고 가정해보자.

나는 이 사람들이 건강한 영성과 지성 그리고 공적 의식을 갖추고 제대로 설교를 하며 청빈하게 목회를 하면, 반드시 한국교회가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들이 바로 서기만 하면 마치 암에 걸린 것 같은 한국교회를 살릴 수 있는 핵심 항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과연 현재의 한국 개신교회에서 이 바람이 실현될 수 있을까?

미안하지만, 언감생심이다.

한국교회의 500명 이상 규모 교회의 담임목사들에게서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마치 뽕나무에서 도토리 열매를 기대하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상태다.

오히려 문제는, 바로 이들 500명 이상 규모 교회의 담임목사들, 그리고 그들과 견고한 신앙-이익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교회 내부의 돈 있는 장로, 권사들이다.

이들의 관심사, 사명감, 열정, 신앙의식 등등은 오직 단 한 가지뿐이다.

그것은 자신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득권'을 사수하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교회 리더십을 장악한 상태에서 획득할 수 있는 부, 명예, 권력, 인기 등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선'이고 '진리'다.

반대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침해하거나 위협하거나 뒤흔드는 것,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은 '악'이다.

이들의 세계관, 신앙체계, 삶의 방식, 설교 등등은 이런 기준에 의해 작동한다.

내 말이 허구맹랑한 요설인가?

아니다. 현실의 교회를 보면, 내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정한 규모 이상의 교회를 장악하고 있는 핵심 세력들이야말로, 어찌 보면 교회를 죽이는 '암'적 존재인 셈이다.

교회를 살리는 항체 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이 외려 교회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들은 자신들이 지금 어떤 식으로 존재하고 기능하는지, 전혀 모른다.

암 세포인 주제에, 자신들이 무슨 생명의 화신이라도 되는 줄 착각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까닭에, 한국교회는 속절 없이 죽어가고 있다.

중병에 걸려 죽어가면서도, 중병에 걸린 것 조차 모르고 외려 큰 소리를 뻥뻥치며 각종 혈기를 부리는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마음이 얼마나 괴로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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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3253307991429583&id=100002512424962

By 김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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