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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보이는 찬양과 헌신 '가까운교회', 너무 고마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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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보이는 찬양과 헌신 '가까운교회', 너무 고마운 사람들
  • 딴지 USA
  • 승인 2020.08.1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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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고 고마운 사람들

목회경험이 많으신 선배목사님께서 청년들과 신혼부부 또래를 교인수로 믿고 있다간 실망할 수 있다고 권면해 주셨다.

결코 그 연령의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필요없다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목회자로서 괜한 기대와 헛바람 넣고 있지 말라는 말씀이다.

청년은 쉽게 교회를 옮기기도 하고, 자다 잘 안나오기 쉽상기고, 결혼하면 다른 교회로 가기 쉽기 때문이기에 열심히 목양은 하되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한다는 말씀이다.

또한 신혼부부는 둘 살기도 벅차고,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기에 끝없는 케어대상이지 교회 일군이 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로 말씀하셨다.

문제는 우리교회는 위의 두 부류를 빼면 교인수가 거의 제로가 된다는 사실이다.ㅠㅠ

교회 처음 개척했을때, 내가 직접 찬양인도를 했다.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없었고 우리가족 전체는 나를 닮아 살짝 박자와 음이 제 각각이다. 찬양이 너무 좋은데 내가 직접 부를 수 없으면 유튜브로 했다.

그러다가 한 사람, 한 사람 나서기 시작했고 찬양팀(?)이 생긴지 몇년되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바쁜 사람들이다. 앞에서는 자매 세명 모두가 임신 만삭이다.ㅋ 오늘은 허리에 손을 얹고 찬양을 하는 모습에 울컥했다.

교회를 시작하면서 마음속에 하나의 원칙같은 것을 세웠는데, 교회는 와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최우선이지 봉사는 꼭 필요할때만 "자원해서"한다는 원칙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그 봉사를 할 사람이 생기면 하고, 하다가 힘들면 없앤다. 그 사람도 예배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찬양인도를 하려면 미리 연습하고, 준비기도 철저히하고, 음악적 감각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찬양인도하다 삑사리도 나고, 싸인이 안맞아 다시 하기도 한다.

남의 사무실을 주일에만 빌려 게릴라처럼 쓰고 빠지는데 미리 연습할 수 없을 뿐더러, 찬양을 인도하는 집사님은 새벽에 귀가하고 맞벌이에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아이가 둘이있다. 찬양 콘티를 토요일에 짜서 단톡방에 올리고, 미리 듣고오도록 찬양링크로 걸어올린다. 당일 아침엔 서로 맞추어 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20분도 안된다. 내 생각엔 이미 최선이다. 사진에서 보다 시피 두 자매는 만삭이다.

이미 그들의 삶이 찬양이고, 헌신이고, 봉헌이다. 예수님을 믿고 30여년 교회 생활을 해봤지만, 가장 아름다운 찬양팀이고 내 기대 (내 기대가 중요하진 않지만..)를 이미 한참 넘어선 아침찬양시간이다.

헌금은 입구에 바구니를 놓는다. 각자 알아서 하고 봉헌시간에 걸을 줄 아는 아이가 찬양에 맞추어 들고 앞으로 나온다. 이것도 처음에 가장 큰 아이 (현재 5살)이 하다가 동료가 생겨 둘이 번갈아가며 했었다.

지난주간에 단톡방이 울렸다. "저희집 아들이 헌금위원 하고 싶다고 합니다. 해도 될까요?" 모두가 한결같이 격려했다.

오늘 헌금시간에 정말 수줍어하고, 두려워하며 아주 조심 조심 헌금바구니를 찬양에 맞추어 들고 오는 새위원을 볼 수 있었다. 원래는 헌금바구니를 놓고 목사인 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가야 하는데... 아주 조신하게 살살 걸어오더니 바구니를 놓차마자 빛의 속도로 뒤로 내 뺀다. 그게 그아이의 최선이었다. 헌금바구니를 들고온 그아이의 수줍음에 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강단에 설때 저 마음으로 서야하는데... 하는 생각이 설교하는 내내 내 마음을 울렸다. 그래서인지 조금 흥분했고 목소리가 중간에 쉬는 경험도 했다.

가까운교회 예배는 늘 아슬아슬하다. 어떤 아이가 소리를 지를지, 울지, 갑자기 방에 튀어 나올지 ... 설교하면서 거슬리는 소리를 뛰어 넘어 영성있는 말씀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난 이 예배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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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www.facebook.com/seungje.yi/posts/10220700275350530

By 이승재 목사
By 이승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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