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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과 삶 (31) "룸싸롱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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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과 삶 (31) "룸싸롱에서 생긴 일"
  • 딴지 USA
  • 승인 2020.07.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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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교 때 비올라(Viola)라는 악기를 하면서 동시에 3년간 현악부 (String Music)지휘를 했고 이것이 계기가되어 목회와 더불어 20년간 지휘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현악부 옆에는 바로 밴드부가 있어서 밴드부 연습이나 연주 때에는 소리가 워낙커 우리 현악부 연습하기가 어려워서 항상 서로 벽을 두드리며 으르렁 거리거나 티각테각했습니다.

밴드부에는 매우 카리스마가 있는 고3 선배가 한 명 있었는데 연주 실력도 너무나 대단하고 카리스마도 대단해서 요샛말로 근접할 수 없는 학교의 " 짱 "과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냥 '짱선배'라 부르겠습니다.

하지만 고교 졸업 후 20년의 세월은 그 짱선배에 대한 모든 기억을 희미하게 만들며 흘러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늘 붙어다니던 저의 죽마고우(竹馬故友)와 같은 현악부 몇 명 친구들과 함께 발이 넓은 친구의 인맥으로 20여년 만에 그 짱선배를 우리가 다같이 강남에서 만나는 기가막힌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나이들이 들어 만나 반가움과 즐거운 대화가 끝날 무렵 '짱선배'는 너무 반갑다며 2차로 자기가 일하는 곳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우리 넷은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며 짱선배를 따라 그 일터란 곳으로 기분 좋게 따라갔습니다.

비싼 강남의 일터 입구에는 잘되어있는 디스플레이 악기도 있었고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지하로 내려가서 어떤 사무실인지 방인지로 내려가 우리 넷이 앉아있는데

조금 후에 짱선배가 "얘들아 ~ 들어와라 ! 그리고 특별한 내 정말 사랑하는 후배들이니 잘 모셔라~~" 라고 말하는데

20대 초중반의 아가씨들이 갑자기 우르르 들어와서는 한명 옆에 한명 이상씩 밀착하여 앉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OMG~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게 말로만 듣던 바로 강남 룸싸롱이었습니다.

목사가 생애처음 친구들과 함께 얼떨결에 선배가 운영하는 룸싸롱에 앉게된 아주 이상하고 희안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날 내 심장과 머리 속에는 샌드페블즈의

" 나 ~ 어떡해~~~" 가 계속 흐르고 있었습니다.

짱선배가 운영하는 룸싸롱으로 곧이어 술이 들어오고 아가씨들이 술을 따르려했습니다.

그 날 제 친구 3명은 워낙 술을 좋아해서 기분좋게 술을 받았고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술을 안하는 것을 다 알기에 저는 안마신다하니 따로 콜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옆에 짧은 치마를 입고 앉은 아가씨들이 팔장을 끼며 즐거운 대화를 시도하려는듯 애쓰는 모습이 보였고 친구들은 마지못했는지 즐기는지 어쨌든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같이 놀면 좋을텐데 목사의 성향이 어딜 갑니까?

다같이 아가씨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찰라 저는 그 자리에서 진지하게 일장 간증과 설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금방 분위기가 술맛 떨어지게 다 초토화 되었지요.

엘사의 요술처럼 금방 그곳이 얼어붙어버렸습니다.

아가씨들은 이게 뭐야? 하는 상황이고 후배인 제가 분위기 다 망쳐가며 이러고 있으니 짱선배는 어이가 없는지 그냥 나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룸싸롱에서 저는 사자후를 토하듯이 진지하게 일방적으로 말씀을 이어나갔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쏴한~~ 분위기에서 아가씨들도 어릴 적 주일학교에 나간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은혜로운 신앙간증 시간으로 옮겨갔습니다.

한참 신앙간증을 제가 하면서 말을 하고 있는데 짱선배가 " 너 잠깐 나 좀 보자! 흥신이 너 혼자만 나 따라나와 !" 하더니 나를 어디론가 다른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이거 오늘 목사가 룸싸롱에서 한대 얻어맞는거아니야?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짱선배가 말했습니다.

" 흥신아! 사실 나 이거 아무에게도 말안했는데 너에게 처음이야. 나 이거 다 때려치고 싶다.

술하고 아가씨들하고 룸싸롱하면서 돈을 이렇게 벌어 봤는데 내 영혼이 너무 괴롭다.

양심도 괴롭고....사실 우리 어머니가 나를 위해 기도하시는 분이신데 내가 이렇게 살고있단다.

나 결심했다! 이제 이 룸싸롱 다 때려치고 정말 내 마음 깊은 곳이 있는 건데 나도 정말 신학교에 가고 싶고 새롭게 살아보고 싶다 !

고마워 비록 룸싸롱이지만 오늘 하나님 말씀 전해줘서...."

그리고는 짱선배의 눈이 붉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모니카처럼 그 짱선배 어머니의 기도가 응답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 그 룸싸롱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만 현재는 짱선배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살고있는지 제가 계속 외국에서 살아서 그 이후의 소식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만약 상황이 허락되어서

날마다 룸싸롱을 갔었다면 ?

그 아가씨들도 모두 전도했을텐데...라는 생각말입니다. ㅎㅎ

짱선배가 어디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주님과 함께 깊은 믿음의 사람으로 거듭나 지내시기를 소원하며 축복합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

Therefore, if anyone is in Christ, the new creation has come: The old has gone, the new is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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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www.facebook.com/coramga4/posts/4398507100190023

By 박흥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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