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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모임만을 한정 규제하는 것은 비상식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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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모임만을 한정 규제하는 것은 비상식적입니다.
  • 딴지 USA
  • 승인 2020.07.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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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뚱맞은 교회 소모임 금지 조치 유감>

정세균 국무총리가 내일 7월 10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교회 공예배 외의 모든 모임과 식사는 금지조치한다고 발표했다.이 조치는 그동안 교회 소모임을 통해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데서 기인한다.그런 측면에서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그리고 그동안 교회 모임을 통해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데에서는 기독교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으며,조금 더 조심했어야 한다는 안타까움도 품고 있다.교회가 사회와 괴리되지 않는 하나의 몸이기 때문에,이 사회의 여러 조치들과 발맞추어 함께 이 코로나 사태를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전적으로 공감하며,오히려 교회가 코로나 예방과 퇴치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믿으며,실제로 절대다수의 교회들은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잘 지키고 있다고 믿는다.나 자신도 그동안 정부의 방역지침을 나름대로 열심히 지켜왔다.극소수의 교회 모임에서 발생한 일들이 빌미가 되어 이런 극단적인 조치까지 나오게 된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

그리고 이번 조치가 모든 면에서 개교회별로 결정하고 움직이는 개신교 구조 때문에 100%의 협력이 안 되는 현실 때문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일면 정부측의 고육지책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도 생각된다.현 정부가 개신교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득보단 실이 많다는 점을 모를 리는 없기에 의도적으로 무리수를 두었다고는 아직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이번 조치로 교회가 심대한 타격을 입는 것도 아니다.지금 하고 있는 주일,수요일,금요일 예배와 매일 새벽기도회와 주일학교 등은 다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다만 성가대나 찬양팀 연습,소규모 기도모임이나 성경공부,제자훈련반,엠티나 수련회,기관별 야유회,교회안에서의 식사,이런 것들만 못 하는 건데,이미 지금 코로나 상황에서 대다수의 교회들은 이런 모임을 안 하거나 계획하지 않는 교회가 더 많기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수 있다.그러나 분명히 이번 조치는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심리적인 압박과 충격,그리고 교회 내의 동요를 가져올 수 있기에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개신교계 전반적으로 이번 조치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혼란과 분열이 생길 여지도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번 조치는 상식적인 견지에서 이해하기도,받아들이기도 무척 어려운 조치라는 점에 대해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의 의견을 밝히고 싶다.(물론 사람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생각은 다를 것이라는 점은 당연하다.)

1.교회 소모임을 통한 감염을 막고자 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대부분의 경우,교회 소모임에서만이 아니라 식사,모임,운동,판매 등 여러 경로들을 골고루 거친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콕 집어서 교회만이 감염의 원인처라고 적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이다.이 점은 현재 언론들 대다수가 행하고 있는 오류이며 부당한 처사이다.실질적으로 교회 예배모임에 참석한 것만으로 확진자가 된 경우는 전체 확진자의 2% 미만이다.만약 감염의 경로들을 전부 다 예방적 차원에서 차단하고자 한다면,아예 국가적 차원에서 차제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전체를 격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2.감염 위험도 측면에서 식사나 운동,노래,물놀이 등이 위험한 활동이고,예배 같은 경우는 중간 위험으로 분류되었는데,교회에서의 소모임이나 식사는 금지하면서,더 위험한 군에 속하는 일반 식당 출입,술집 출입,노래방 출입,카페에서의 차 모임,헬스클럽에서의 운동과 친교 이런 것들은 아무런 제재가 없다는 점은 명백한 불합리이다.그런 점에서 위험 군에 대한 조치를 먼저 시행한 후에 중간 위험군인 교회에 대한 조치를 시행했더라면 그래도 받아들이기가 용이했을 것인데,중간 위험군인 교회에 대한 조치를 먼저 생뚱맞게 내놓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그리고 교회도 있고,절도 있고,성당도 있는데,교회만 규제한다는 점도 불합리하며,식당이나 술집이나 판매점이나 운동하는 곳이나 대중교통 등 교회와 비슷한 실내이면서 밀접접촉이 많은 곳이 한 두 군데도 아닌데,유독 교회만을 규제하는 것은 삼척동자가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처사이다.예를 들어서 식당에서는 한 테이블에서 서로 마주보고 얘기하며 식사를 하는데,그런 식사를 교회당 안에서는 안 된다는 식이니,이런 조치를 생각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군들 이해할 수 있을까?

3.만약 백번 양보해서 굳이 교회 소모임과 식사를 규제할 요량이라면,지금 가장 코로나 감염이 극심한 지역들에 한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전국을 따져본다면 절대다수의 지역은 코로나 감염이 주춤해진 상태이다.내가 사는 거제도도 별로 긴장감이 없이 살고 있으며,인근의 진해시같은 경우 지금까지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제로이다.그런 청정지역이 전국적으로 훨씬 더 많은데,모든 지역의 모든 교회의 소모임을 금지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4.정히 교회들에 강력한 협조를 요청하고 싶다면,이번 조치를 불쑥 발표하기 전에 교단 대표자들을 총리가 만나는 과정이라도 있어야 했다고 본다.종교계에 대해선 빙판 위를 걷듯이 조심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은 세계적인 상식 매너에 속하는데,그런 사전 협조 요청도 없이 일방적으로 총리가 발표하는 것은 매우 불쾌한 처사이고,매너가 꽝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정치란 품위를 지키면서 지혜롭게 해야 하는 것이다.민주주의란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고,대화와 협상을 핵심으로 하는 것인데,이번 조치는 너무 일방적이라서 기가 막힐 지경이다.나는 군대에서 군목으로 일했는데 3년간 일하면서 단 한번도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교회나 종교에 대해 명령조로 조치하는 예를 본 적이 없다.아마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국회 의석수가 많아진 것은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결정해도 된다는 허가증이 아니다.전보다 더 겸손하게 고개숙이며 국민과 대화하면서 일하지 않는다면,교만한 정권이라는 거센 비판에 봉착하기 십상이다.

5.혹자들은 지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교회가 전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의 부당성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오히려 기독교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니 그냥 순응하자는 주장들도 한다.물론 지금 기독교는 뭘 해도 욕을 먹는 분위기다.일부 교회들이 자초한 것도 있고,언론에서 몰아간 측면도 있다.하지만 이번 조치는 누가 생각해도 불합리한 점이 명약관화한 것이며,어떤 일에든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민주주의에서 정당한 것이고,득실을 따지기보다는 논리적으로 바르지 못한 것은 주장하는 것이 장기적으론 교회의 정체성과 종교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할 것이다.

6.결론적으로 이번 조치는 사회 전체적으로 거리두기를 격상하는 범위 안에서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겠지만,교회 모임만으로 한정하여 규제하는 것은 어떤 논리를 따져봐도 상식적으로 비합리적이기에 정부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국가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전체를 격상하든지,아니면 교회에만 한정한 이번 조치를 철회하든지.코로나 확진자가 확산되는 추세 때문에 정부 당국자들이 흥분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시금 냉정한 이성을 되찾기를 기대한다.지금까지 코로나 퇴치를 위해서 정부에서 나름 최선을 다 해왔고 지금도 수고하고 있음은 사실이지만,이번 조치로 인해 정부가 비합리적이고 편향적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

7.기독교계가 이번 사태에만은 하나로 단결해서 정부에 강한 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한다.교계가 연합하여 부당성을 계속 제기하고 법에도 호소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그리고 합심기도도 계속 해야 한다.내가 목회하는 교회에서도 어제 수요기도회때 이번 조치의 철회를 위해서 합심으로 기도했다.공사석간에 이번 문제를 붙들고 기도하고 정부에 청원도 하고 해서 내일이라도 이 조치가 철회되길 기대한다.

8.그리고 지역교회들은 지금까지도 그래왔겠지만 더더욱 몸을 낮추면서 방역지침을 확실하게 준수하면서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이런 때일수록 더 지역사회에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를 찾아보면서 사회에 봉사하는 일들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그래야 우리의 목소리가 호소력을 갖게 될 것이다.

 

출처:https://www.facebook.com/koansu.park/posts/10221894220680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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