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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출신들의 엘리트 의식, 교회와 교인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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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출신들의 엘리트 의식, 교회와 교인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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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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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의 왕 솔로몬286 탄생 >

개인용컴퓨터(PC)가 보급되던 초창기에 현대에서 만든 286 컴퓨터 이름이 ‘솔로몬’이었다. ‘지혜의 왕 솔로몬 286 탄생!’이라는 광고 카피에서 솔로몬은 3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컴퓨터로 재탄생됐다. 과학문명의 총아로 등장한 컴퓨터를 솔로몬과 동일시할 정도로 솔로몬의 지혜는 세상 모든 지혜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솔로몬에게 부가된 지혜가 정확히 무엇인지 사람들은 치명적인 인식의 오류를 가지고 있다. 지혜란 사전적 의미로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제대로 깨닫는 정신 능력을 말한다. 하지만 성서에 나타난 솔로몬의 지혜는 그런 정신능력이 아니었다.

솔로몬은 젊은 나이에 왕이 되었다. 어릴 적부터 안정된 다윗왕가에서 왕궁의 호사를 다 누리며 성장한 사람이다. 하지만 막상 왕이 되고 보니 그에게 큰 두려움이 몰려왔다. 백성을 다스릴 만한 지혜가 그에게 없었던 것이다. 그가 왕위에 오르고 하나님께 큰 제사를 드리던 날 밤에 하나님이 그의 꿈에 나타나 소원을 물었다. 그 때 그는 지혜를 달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가 구한 지혜는 사전적 의미의 지혜가 아니었다.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왕상3:9, 대하1:10).

솔로몬 왕국은 절대왕정이 지배하던 고대국가였다. 입법, 사법, 행정이 왕에게 집중된 시대였고 나라였다. 그러므로 왕이 직접 백성의 재판에 관여하였다. 왕이 사법 권력을 동시에 가졌다는 것은 권력의 집중을 의미하지만 재판이 불공정할 때는 백성의 저항에 직면하게 되고 왕좌에서 비참하게 끌어내려지게 되는 위험부담도 함께 가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절대왕정의 시대였지만 왕좌가 절대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솔로몬은 잘 알고 있었다. 왕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나라가 태평성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먹고사는 문제와 함께 사법적 정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이다.

솔로몬이 하나님께 요청한 선물은 바로 사법적 지혜였던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판단으로 백성의 신망을 얻는 것이 백성의 충성도를 높여 왕권을 강화시키기 위한 매우 중요한 방편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법적 정의는 신명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정의이기도 하다. 신명기 16장 19절에 “너는 재판을 굽게 하지 말며 사람을 외모로 보지 말며 또 뇌물을 받지 말라.”라고 명령한다. 하나님의 정의는 초월적 관념이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삶의 문제에서 실현되어야 할 정치적 올바름이며 사법적 정의다.

그런 의미이서 솔로몬의 지혜는 사법적 정의를 위한 분별력과 불의한 재판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강단을 말하는 것이다. 지혜에는 그것을 지킬 만한 강단(깡다구)이 병행되어야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안다 하더라도 그 옳음을 지켜내고 그름(불의)에 대해 강단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솔로몬의 지혜였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사람이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런데 서울 법대 출신 대통령은 부산상고나 목포상고 출신의 고졸 대통령에 비하면 거의 무학자 수준이다. 동네 이장도 못해먹을 만치 무식하고 무능하며 천박하기까지 하다. 서울 법대가 단순 입력과 출력만을 반복하는 솔로몬 286 컴퓨터 같은 인간들을 양산했다는 얘기다. 사법(司法)은 사람을 위한 것이지 권력을 위해 기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를 단순 입출력하는 방식으로 출세를 위해 타인을 짓밟고 고지에 오른 서울 법대생들이 생각하는 사법적 정의는, 힘이 곧 정의라는 것을 윤석열 대통령이 잘 보여주고 있다. 암기와 시험 치는 기술 하나로 고지에 오른 서울 법대생들에게 최고의 지적 권위를 부여하는 것은 지성에 대한 모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법대가 인간의 지성을 얼마나 모독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여호와를 아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다.”라는 시편(111:10)과 잠언(9:10)의 말씀은 초월적 하나님에 대한 이상이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꿈꾸는 정의와 평화에 대한 이상에서 나온 것이다. 지혜의 왕으로 불리는 솔로몬의 이름도 평화를 뜻하는 샬롬과 같은 어원에서 온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는 모든 사람이 평화를 누리도록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서울대 법대 출신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이 솔로몬286 컴퓨터에 머물러 있으니 솔로몬 지혜의 참된 뜻을 알 리 없다. 서울 법대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은 21세기에 보는 ‘솔로몬 286 컴퓨터 탄생!’ 광고만큼이나 낯설고 기이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기독교인들의 신앙도 이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들의 엘리트 의식이 교회와 교인들에게도 있다. 특히 대형교회에 오래 다닌 사람들에게 그런 의식이 강하게 작동하는 걸 본다. 영적 엘리트 의식만큼 사람을 썩게 만드는 것도 없다. 이런 의식은 보수적인 목사들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난다. 그들이 윤석열을 지지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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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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