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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지형이 기울어진 이유, 왜 기레기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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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지형이 기울어진 이유, 왜 기레기가 되었을까?
  • 딴지 USA
  • 승인 2020.06.25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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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 옥스퍼드대학 부설 로이터저널연구소에서 최근 발간한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0’에서 한국이 조사대상 40개국 중에서 언론신뢰도 21%로 꼴등이었다. 작년에는 22%로 역시 꼴등이었고 조사를 시작한 2016년 이래 한번도 빼먹지 않고 꼴등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에도 한국의 언론신뢰도가 꼴등을 한다는 것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같고 단지 신뢰도 20%의 장벽을 깨고 10%대로 추락할 수 있을지가 내 관심사이다.

한국의 언론종사자라면 정말 부끄러워 해야할 통계가 아닐까 싶다.

2.

이 조사에서 매체별 뉴스 신뢰도가 나오는데 2019년 기준으로 JTBC 54%로 1위, MBC 53%로 바짝 2위, YTN이 3위, KBS가 4위였다.

뉴스의 불신도로는 조선일보가 42%로 1위, TV조선이 41%로 아깝게 2등 즉 조선일보 형제가 불신도 1위를 다투고 있었으며 중앙일보가 36%로 3위, 동아일보가 35%로 4위, 채널A가 34%로 5위다.

내 추측으로는 지금과 같은 보도의 스탠스라면 내년에는 MBC가 확실한 1위로 올라설 것이다. JTBC의 경우 손석희 효과가 아직 남아있어서 결과에 반영이 된 것이지만 그 효과는 계속 떨어질 것이다.

불신도 측면에서 동일한 미디어그룹의 '종편+신문사'의 구조가 될 것 같다. 조중동이라는 순서가 괜히 붙여진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3.

한국 언론 전체의 신뢰도는 꼴등, 매체별 신뢰도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면 반대로 수익구조는 어떨까?

2019년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조선일보가 301억으로 1위, TV조선이 144억으로 3위이다. 적자가 가장 심한 곳은 MBC가 -966억으로 1위, KBS가 -759억으로 2위다.

4.

산업적인 측면에서 방송을 언론으로만 한정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다소 거칠게 말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신뢰도가 낮은데 그 와중에 매체의 신뢰도가 높을수록 적자가 심하고 매체의 불신도가 높을수록 돈을 잘 벌 수 있다”

대한민국의 기자는 왜 기레기가 되었는가?

나는 그 이유를 찾는 것을 여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짜뉴스를 뿌릴수록 돈이 되는 언론산업의 구조가 가장 큰 이유이다. 언론개혁에 대한 논의도 여기에서부터 고민해야 한다.

5.

보도의 방식으로 보면 TV뉴스는 정보 전달에 유리하고 신문은 논조 전달에 유리하다. 그래서 TV보다 신문이 더 가짜뉴스가 많고 신뢰도가 월등하게 떨어진다.

2019년도 주요 신문사의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외형상의 수익구조는 괜찮은 편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영업이익이 301억원이나 되고,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경향, 각종 경제신문 등 대다수 신문사들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방송사들이 큰 적자에 허덕이는 것에 비하면 신문의 경우 여전히 미디어 산업으로서의 가치가 있어 보인다.

일개 법조 기자가 현직 부부장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감찰여부를 알려주는 척 하면서 위협하는 현실을 보면 사회적 영향력도 있는 것 같다.

6.

신문사의 매출은 유료독자들의 구독 수입보다 대부분 광고수익에서 나온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에 분개한 오래된 독자들이 전화해서 항의하는 것을 사실 신문사의 간부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광고가 떨어져 나가는 것에는 잔뜩 겁을 먹는다.

신문이 광고 단가를 계산하는 방식은 발행 부수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 ABC협회에서 발행부수에 대한 인증을 해주고 그것을 기반으로 광고단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한국ABC협회에서는 2019년 조선일보의 발행부수는 1,308,395부, 중앙일보는 978,279부, 동아일보는 965,286부라고 인증을 해 주었다. 유료부수로 한정하면 조선일보는 1,193,971부, 중앙일보는 712,695부, 동아일보는 737,342부라고 나온다. 많이도 찍네. 나무야 미안해....

7.

전체 발행부수는 9,386,408부 유료부수는 7,095,868부인데 나는 일단 매일 이만큼의 신문을 찍어낸다는 것도 믿지 않지만 그것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넘어가더라도 이렇게 발행된 신문들이 제대로 독자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저널리즘J에서 방송된 내용을 보면 당일 발행된 신문은 독자들에게 배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신문보급소에서 절반이상이 바로 폐지로 나간다. 계란판으로 만들어지던가 돼지 사료로 쓰이던가 혹은 오픈 마켓으로 넘어가서 택배 완충지나 습기제거지 등의 용도로 판매되기도 한다.

실제 지마켓에 들어가보면 깨끗한 신문지 10~13kg를 6,300원에 팔고 있는 것이 나온다.

8.

즉 광고주들이 신문사에 지불하는 광고비용은 과다하게 뻥튀기해서 계산된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주들은 호구일까?

아니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증된 발행부수는 심지어 언론종사자들도 믿지 않지만 하물며 인쇄한 신문들이 당일 날 상당부분 용도폐기 된다는 사실은 광고주도 모르지 않는다.

단지 광고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주는 언론을 지원하는 것에 가깝다. 혹은 공격을 당하는 것이 싫어 별효과가 없는 광고를 주는 경우도 있다. 전자는 대기업들이 많고 후자는 중소기업들이 해당될 것이다. 전체 금액으로 보면 아직까지는 전자가 월등하게 많다.

9.

또한 여전히 유료로 신문을 구독하는 독자들의 경우 온라인에서 다 얻을 수 있는 기사와 정보를 굳이 활자로 구독하는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논조를 볼 수 있는 신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일수록 활자신문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져서 매년 구독자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말이다.

어째든 언론은 돈줄이 되는 광고주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유료구독자를 위한 서비스를 해야 하는상황이다. 검언유착은 그 일환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기득권과 기득권의 이해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합종연횡이다.

경제신문의 (사실상의) 기업홍보용 기사들이 주가에 반영이 되는 것은 개미군단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줄을 움직이는 기관이나 자본가들의 의지이다.

10.

2019년 한겨레 유료부수가 200,343부 경향신문이 165,764부라는 것을 보면 확실히 진보성향의 신문구독자는 적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만큼 광고단가도 낮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한겨레는 20억 흑자, 경향신문은 33억 흑자를 기록했다.

나는 요즘 조중동 못지 않게 왜곡 뉴스를 퍼뜨리는 곳이 경제신문이라고 보는데 한국경제가 235억 흑자로 전체 2위이고 매일경제가 104억 흑자로 전체 4위다. 즉 여기야말로 철저하게 광고주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해 주고 광고를 받는 구조인 셈이다.

11.

이 현상을 다르게 해석해 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원래부터 적대적인 보수언론 뿐만 아니라 그냥 소 닭 보는 관계였던 경제신문들이나 과거에는 사이가 좋았던 진보성향의 언론까지도 이제는 문재인을 까고 정부여당에 적대적인 이유는 그런 논조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한겨레나 경향이 ‘모두까기 논조’로 가는 이유는 기존 진보 성향의 구독자들이 원하는 논조의 유지와 새로운 돈줄의 확보차원에서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때는 괜찮은 기사가 나오고 어떤 때는 황당한 기사가 나오는 이유가 그런 혼란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12.

결론적으로 현재 대한민국의 언론들 입장에서는 문재인과 민주당을 칭찬하면 절대 돈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문재인과 민주당을 공격하면 돈이 된다. 이게 현재 기울어진 언론 지형의 핵심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편향적이고 기울어진 언론지형이 생겨났고 고착화 되어가는 중이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때문에 나는 무작정 언론개혁을 외치기 보다 언론구조개혁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뢰도가 높은 기사를 쓰면 적자가 심하고 불신도가 높은 기사를 쓰면 돈을 잘 버는 언론구조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가 진정한 언론개혁을 위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출처:https://www.facebook.com/dooil.kim/posts/1021770596634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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