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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역병, 그리고 스스로 전쟁 상태에 빠져든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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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역병, 그리고 스스로 전쟁 상태에 빠져든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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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0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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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의 발언

“방화, 역병, 그리고 스스로 전쟁 상태에 빠져든 나라, 트럼프의 대통령직은 끝장났다.” 5월 31자 <가디언>지에 실린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버클리대)의 기고문 타이틀이다.

“도널드 트럼프를 지켜본다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그의 투덜대는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더 크지만, 그는 이제 더 이상 미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미국을 뒤흔드는 이 중대한 위기 어느 것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대응을 하지도 못한 채 트럼프는 자신의 임무를 방기하고 있다. 그는 통치하지 않는다. 골프채를 휘두르고 케이블 TV를 보면서 트위터질을 할 뿐이다.”

클린턴, 오바마 정부 당시 경제자문을 역임한 이력으로 보아 민주당 지지자이겠지만, 지금 이 독설을 단순히 정파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내가 보기에도,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가장 특이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 같다. 특이하다는 것은 어쩌면 미국의 정치현실에서 좋은 의미로 들릴 수도 있다. 그것은 부패한 ‘정치서클’에 속하지 않은 아웃사이더 출신이라는 말과 연결될 수도 있으니까. 실제로 징고이즘과 애국주의와 맹목적인 백인우월주의에 빠져 있는 백인 하층 노동자들 외에 또 다른 사람들은 그의 이같은 이력 때문에 ‘혹시나’하고 지지했을지도 모른다. 라이시 교수는 한 마디로 트럼프 때문에 미국이 죽을 쑤고 있다고 개탄한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자. 과연 지금 미국의 혼란과 가중되는 위기가 트럼프 개인의 무능 탓인가. 물론 그런 점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 최강대국을 자처하는 이 나라가 한 통치자의 잘못된 대응 때문에 이렇게 위기상황에 빠질 만큼 취약한 체제였나? 한 나라의 위기는 여러 요인들이 특정한 시기에 서로 겹치고 상호작용함으로써 발생한다. 중첩결정이다. 미국의 위기는 이미 1970년대 이후 누적되어온 현상이다. 과소비주의, 인종주의, 이민자 착취구조, 신자유주의, 중앙정치의 부패, 엽관주의, 사회경제적 양극화, 중우정치, 특히 신자유주의 파고 이후 극단적 자유주의와 공공성 파괴가 미국 사회 혼란의 배경이 아닌가. 일단 이 소동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사회 각 분야의 다중이 이 위기를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대처하기를 간곡하게 기원한다. 미국의 혼란은 지구문명의 앞날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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