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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기자회견을 본 소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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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기자회견을 본 소감 ("다행이다")
  • 딴지 USA
  • 승인 2020.05.3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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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해명을 잘해서 다행이라는 것이 아니라 당당해서 다행이라는 이야기다. 30년 동안 한 가지 일에 전념한 활동가의 신념을 가짜 언론과 협잡꾼들이 왜곡시킬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을 보고 혹시라도 마음이 약해져 사퇴를 고민했거나 혹은 지나친 저자세로 사과를 할 것이 걱정되었는데 당당했다. 윤석열이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거만함이 아니라 30년 활동가의 당당함이라 더 신뢰감이 생겼다.

그래서 “다행이다”

2.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하나 내가 복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미 전문이 공개 되었으니 못본 사람들은 그것을 찾아보면 될 것 같다.

윤미향은 언론이 제기한 거의 모든 의혹을 가능한 세세하게 해명했는데 ‘실수는 있어도 부정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윤미향 사퇴 주장은 정치적 공세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하지만 윤미향의 해명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어 보인다.

3.
사실 이 문제는 나도 관심이 부족했던 이슈라 이번 논쟁에 참여하면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내가 이제껏 몰랐던 것 중에서 특히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여러 단체들의 활동이 있었고 해결을 하려는 방식도 차이가 존재했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반성이 없이 이 문제를 돈(보상)으로만 해결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는 이 방식이 윤미향과 김복동 할머니를 위시한 현재의 주류 활동가들의 생각이었고, 이 문제에 관심이 있고 후원이나 응원을 했던 시민들의 당연한 역사적 관점이었다면 다른 방식의 해결 방식도 있었다. 가령 보상으로 사과를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주류 활동가들, 관련 단체들도 있었던 것이다.

4.
여기에 정말 큰 돈이 될 것이라는 사업적 관점에서 접근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1965년 한일협정의 대가로 박정희가 일본에게 받았던 3억 달러를 현 정부가 내 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고 한일간에 위안부 문제 해결이 늦어지면 우선 한국정부에서 할머니들에게 돈을 주라는 주장도 하는 단체이다.

그 단체의 사람들이 지금 이용수 할머니 옆에 붙어 있는 중요한 한 축을 형성한다.

5.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제 생존해 계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몇 분 안 남았다. 일본 정부의 생각은 모든 피해자가 사망하고 나면 자신들은 법적 배상을 청구할 대상도 없고, 자신들이 사과나 배상을 해야 할 대상도 없으니 유야무야 이 문제를 넘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때까지만 인정을 하지 않고 버티면 된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윤미향이 국회의원이 되었으니 일본의 그 판단에는 중대한 착오가 생긴 것이다. 윤미향은 국회에 가서 사과와 배상에 관련한 입법활동을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시민활동가로 이 문제를 장외에서 투쟁한 것이 활동가의 한계였다면 이제는 관련 법을 제정할 힘이 생긴 것이다.

6.
위안부 배상에 관련한 입법화가 된다면 노령의 할머니들이 모두 사망한 후에도 이 문제는 계속 끌고 갈 수 있다. 피해자가 배상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존중한다. 피해자 할머니들 중에서 만약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100% 존중한다.

다만 내 생각은 이 위안부 문제는 후손들에게 그리고 전 세계에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서 전쟁의 참혹함, 여성인권의 문제 등을 계속 학습할 수 있도록 나아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단순 보상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 의견일 뿐이다.

7.
때문에 윤미향의 국회 입성은 피해자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신 후에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논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는 측면과 평화헌법을 수정해서 군대를 보유하고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려는 아베와 극우의 전략에도 제동을 걸 수 있게 되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윤미향의 사퇴를 극구 반대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최용상이 국회의원이 되었다면 일본과의 보상을 받기 위한 입법활동과 박정희가 받은 3억 달러를 현 정부에서 토해내고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이 늦어지면 한국정부가 대신 보상금을 지불하라는 입법화를 시도했을 것이다. 상상만으로 끔찍하네…ㄷㄷ

8.
결론적으로 나는 수구언론과 협잡꾼들이 이용수 할머니를 내세워서 정대협과 정의연 그리고 윤미향을 공격했고 그렇게 상처도 좀 입었고 나라가 시끄럽긴 했지만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도리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윤미향은 이런 공격에도 사퇴하지 않았고, 앞으로 기대할만한 정치인이 될 것이라 기대감을 주었고 나는 이 문제의 본질에 대한 것을 충분히 공부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위안부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더욱 더 정의연과 윤미향을 응원할 이유도 찾게된 부분도 있다.

9.
번외의 소득으로는 지난번 조국대전이 한창일 때 검찰이 그렇게 모든 화력을 동원해서 탈탈 털어도 (비록 조국 일가를 힘들게 할 수는 있었어도 과거 노무현, 한명숙 때와는 달리 완전하게 무너뜨리지 못했던 모습을 보면서) 무적의 권력집단이라 느꼈던 ‘검찰의 한계를 본 기분’이었다면 이번 정의연과 윤미향 공격을 통해서는 조중동이 아무리 화력을 집중해도 시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조중동에 의해 대한민국의 여론이 좌지우지 되던 시대가 끝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10.
윤미향 의원님!

30년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가로 매진해 온 초심 잃지 마시고 국회에 가서 맹활약하기를 기대합니다. 반드시 위안부 배상문제 관련한 입법활동 하시길!!

 

출처:https://www.facebook.com/dooil.kim/posts/1021748466897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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