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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를 극복한 소년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 '외모지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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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를 극복한 소년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 '외모지상주의'
  • 딴지 USA
  • 승인 2021.11.0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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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의 주인공인 박형석이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새로운 몸을 얻게 된다.>

 

20대 중, 후반 사람들이라면 얼짱시대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 것이다. 필자가 학생이던 시절에는 얼짱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유행이었다. 얼굴이 잘생긴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었는데, 그런 얼짱들은 어린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인기를 몰고오는 연예인 같은 존재였다. 그중에서도 굉장히 유명했던 얼짱이 있었는데 그분이 바로 외모지상주의의 작가이자 쇼핑몰 아보키를 운영하고 있는 박태준 씨이다. 처음에는 외모지상주의라는 작품에 작가가 박태준이라고 되어 있길래 그저 동명이인인줄 알았었지만 찾아보니 정말로 박태준 작가가 얼짱시대에 나왔던 그 박태준 씨였다. 굉장히 신기했다. 얼짱이었던 그가 외모지상주의라는 이름의 작품을 그리게 된 어떠한 이유가 있을까. 외모로 인해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그만이 알 수 있던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문제가 있을까.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 작품을 통해서 나는 확인하고 싶었다.

 

<주인공, 박형석을 괴롭히던 일진이다. 그의 괴롭힘으로 인해 박형석은 전학을 가기로 마음먹게 된다.>

 

본 작품의 주인공인 박형석은 학교에서도 빵셔틀을 한다. 모두에게 기피대상이고, 그 자신 또한 그런 사실을 똑똑히 인지하고 있다. 바뀌려고 노력할 마음조차도 없다. 왜냐고? 결국 자기는 그런 인간이니까. 힘도 없고, 키가 큰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얼굴도 못 생겼다. 그냥 그런 인간이다. 작가는 그런 박형석의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더욱 더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매일 같이 얻어 맞고, 괴롭힘을 당하고, 수모를 당한다.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그는 살아간다. 유일하게 있는 가족이라고는 그의 어머니 뿐이지만 가정형편이 좋은 편도 아니고,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또 슬픈 것은 그래도 유일하게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집 밖에 없으니 집에서는 그의 유일한 편이 어머니에게는 함부로 대한다.  그렇게 살아가던 와중, 결국 형석은 지금에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전학을 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어느 날 눈을 뜨고 거울을 바라보니 처음보는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완벽에 가까운 얼굴과 몸을 가진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우연히 눈을 떴는데 새로운 몸이 생긴 것. 그때부터 형석의 인생은 180도 바뀌기 시작한다. 두 가지의 몸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웬만한 사람들도 저절로 시선이 갈 정도로 완벽한 외형을 가진 몸이 생긴 형석은 그 몸으로 고등학교를 다닌다. 그때부터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을 그 또한 느낀다. 그저 얼굴이 바뀌고, 몸이 바뀌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그에게 무한한 호감을 표한다. 처음부터 호감을 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형석으로서는 도저히 느껴보지 못한 일들이다.

 

<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고 있는 자신을 깨워서 얘기해보려고 하는 형석이다. 그러나 잠에서 깨면 몸이 바뀐다는 걸 지금의 형석은 몰랐다.>

<얼굴과 몸이 바뀌자 달라지는 사람들의 태도, 처음봤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담배를 주며 인사를 한다.>

 

새로운 박형석의 몸으로 살아가는 인생은 지금까지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그저 몸이 바뀌었을 뿐인데 그에게는 이 세상 전체가 바뀐 것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 굳이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먼저 선뜻 다가서지 않아도 사람들은 그를 좋아해주고 무한한 호감을 표한다. 미연시 게임에 비유하자면 시작부터 이미 캐릭터들의 호감도가 올라가 있는 것이다. 출발 지점이 다르니 어찌 좋지 않을 수가 있을까. 잘생긴 얼굴은 물론이고, 이 사기적인 몸은 신체적 피지컬도 남다르기 때문에 근력도 엄청나게 강하다. 운동에 대해서도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하고, 한 번 본 것을 그대로 따라할 정도이다. 그러나 이 몸을 얻게됐다고, 원래의 형석 본인이 바뀌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 또한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결국 원래 자신의 몸은 못 생기고, 뚱뚱하니까. 작품 초반에는 그런 사실을 잊고, 새로운 몸으로 사는 것에 대해서 집중했지만 작품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주인공은 자신의 원래 몸으로도 많은 성장을 이루어낸다. 운동을 하고, 관리를 하고, 외모를 가꾸며 점점 더 나아간다. 외적인 부분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매력이 어느 정도냐면.

 

 

작중에서 가장 외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는 캐릭터인 '하늘'이 결국에는 형석의 원래 모습일 때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가장 외적인 부분을 많이 보던 캐릭터가 형석 내부에 있는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것이다. '외모지상주의', 라는 작품은 단순히 외모지상주의 하나만을 비판하는 작품이 아니다. 작가 본인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작가 본인만이 알겠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이 작가가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하는 것이 느껴진다. 에피소드 별로 나뉘어진 것들을 보면 사회적인 문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굉장히 민감하고, 세심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대담하게 그려낸다. 그것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필자는 작가의 그러한 담대함에 존경을 표한다.

 

 

<폭력적인 묘사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

 

 

 

<단순히 외모 때문이 아닌 진정으로 마음을 연 친구들이 함께한다.>

 

누구보다 외모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본 작가일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그가 만들어나갈 이야기가 굉장히 궁금해진다. 어떤 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또한 어떠한 이야기들을 다루게 될 지 한 명의 독자로서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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