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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며 웃는 당신도 동류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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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며 웃는 당신도 동류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 딴지 USA
  • 승인 2021.10.3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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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며 웃는 당신도 동류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의 절대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그들은 평생 동안 살아 있는 자연만을 마주하고 살아간다. 퍼덕퍼덕 움직이는 세계가 있으니 죽어 있는 글자 따위는 눈에 담지 않는다. 그들은 평생을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나 얼룩말처럼 살다가 어머니인 대지의 품에 안겨서 잠든다. 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번의 자기 반성도 하지 않는다. 마치 사자가 지금까지의 얼룩말 잡아먹기를 반성하고 남은 생을 풀만 뜯어 먹으면서 살아가기로 결심하지 않는 것처럼. 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

 

강유원, 『책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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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글이냐고?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프롤로그에 인용된 문구이다. 이 서문을 본 당신은 생각할 것이다. 제목도 그렇고……책에 대한 웹툰도 아니고 책을 읽는 '독서 중독자'에 대한 내용이라니……분명 참신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를 풍기는 웹툰이겠지……. 그리고 작가의 이름을 보고, 그 작가의 전작을 보고 깨달을 것이다. 묵직한……개그가 밀려오겠구나!

 

부푼 기대를 안고 첫 화를 읽어보자.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부푼 기대감을 안고 모임에 나가는 금발머리의 청년이 보일 것이다. 주인공일까? 첫화의 나레이션을 반드시 주인공이 담당한다는 법칙은 없지만 독자들은 기대감을 안고 함께 간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만나러 가는 길, 청년과 비슷한 상상을 하면서……독서 중독자들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1화를 다 읽은 뒤 생각할 것이다. 그래, 독서 중독자들이 다 그렇지……

 

자기 계발도 아닌 자기 개발서에 빠져 사는 노마드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머쓱한 경찰이나 다른 회원들에게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 공감했느냐에 따라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보는 눈이 달라질 터. 당신은 어느 쪽인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인문학도의 모습을 보이지만 지극히 배타적이며 확고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돌진하는 독서 중독자들의 모습은 흔히들 북호더라고 불리는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요소를 마음껏 터트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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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가 설정놀음이 아닌 '진짜' 경찰이나, 책장에 재독하고 싶은 책이 많아지길 바라는 '슈', 우리가 좋아했던 그 시절 '사자', 기억하는 마지막 걸그룹이 소녀대 인 '고슬링'……진행자와 예티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독특한 메인캐릭터들 이외에도 등장하는 다양한 독서중독자들은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하고, 또 그만큼 적나라하여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차마 놓을 수 없는 재미를 준다. 독서 좀 하고, 책 좀 좋아한다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으니까. 도서관과 관련된 '썰' 이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등등. 공감뿐인가? 나름대로 쏠쏠한 팁도 준다. 양질의 번역서를 고르는 방법이나 정확한 인용구같은 내용은 나름의 교양 팁이 되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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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가득한 인문학도를 비웃기 위한 책인지, 아니면 정말 인문학도를 위한 책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분명 확실한 건. 책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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