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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뒤바뀐 두 소녀의 운명의 방향은? '경성야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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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뒤바뀐 두 소녀의 운명의 방향은? '경성야상곡'
  • 딴지 USA
  • 승인 2021.10.2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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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는 누군가를 보면 부러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부족한 무언가를 욕망하고, 질투하는 존재인 것이다.

 

왕자와거지라는 이야기가 있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이 이야기는 1881년 출간된 이야기로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 이야기를 모티브로 여러 컨텐츠가 생성되고 있는데, 한날 한시에 태어난 얼굴이 똑같은 거지와 왕자가 우연히 만나 서로 옷을 바꿔 입고 서로의 삶을 살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최근에 이와 비슷한 설정으로 만들어졌던 영화가 생각나는데 바로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그것이다.

이 영화는 모든 권력을 가진 왕이란 자리에서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불행하게 살던 광해군이 그와 똑같이 생긴 광대 하선을 자신을 대신한 왕으로 내세우며 일어나는 이야기로 왕자와 거지 이야기의 설정을 연상케 한다.

 

 

 

경성야상곡

 

그리고 이렇듯 서로 정 반대의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서로의 삶을 바꿔 살게 된다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최근 다음 웹툰에서 연재중인 작품이 있어 이번 기회에 소개해보고자한다.

바로 '경성야상곡'이 그것이다.

 

경성야상곡은 1928년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두 소녀의 뒤바뀐 운명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의 작가 '김라무'는 이 작품 전에 'The 윷놀리스트'라는 작품을 연재하기도 했는데 이전 작품과 전혀 분위기와 그림체가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마유미'와 '희'라는 두 소녀이다.

마유미는 부유한 남촌에 사는 소녀이다.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는 조선인의 외동딸로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 부족할 것 없이 행복해 보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게 그녀는 언제나 자신이 처한 환경을 지옥이라 생각하며 그곳에서 벗어날 꿈을 꾸고 있다.

사실 마유미는 할머니와 단 둘이 살던 평범한 조선인 소녀였지만 어느날 아버지라며 나타난 자에 의해 경성으로 오게 됐고 그 뒤로 일본어, 바이올린, 무용 등을 배우며 혹독하게 길러졌다.

경성야상곡

 

마유미의 아버지는 단순히 예쁘고 고운 마유미를 데려와 조선총독부 내 일본인들에게 딸의 바이올린 실력을 뽐내도록 시키고, 그러한 어린 소녀의 모습을 본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얻어내는데 자신의 딸을 이용해왔다.

또한 마유미는 어느날 어린 조선인 소녀를 무자비하게 죽이는 자신의 아버지를 목격하게 되는데 아무 잘못 없는 조선인들의 피의 희생으로 자신이 남들이 누리지 못하는 부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뒤로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의 아버지에게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성야상곡

 

한편, 북촌에 살고 있는 '희'는 아버지 개똥이와 사는 평범한 조선인 소녀로 아버지와 함께 짚신 장사를 하며 살고 있지만 언제나 화려한 삶을 꿈꾸는 천방지축 소녀이다.

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지만 기회만 된다면 일본말을 배우고 신여성이 되어 일본인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는 희는 욕심 없이 마냥 착한 아버지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희는 아버지와 함께 짚신 장사를 하기 위해 남촌을 방문하게 되는데, 아버지가 장사에 한눈을 팔고 있을 때 혼자 경성 시내를 돌아다니다 지나가던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경성야상곡

 

다행히 자동차를 운전하던 서양인에 의해 병원에 입원하게 된 희는 며칠 간 사경을 헤매다 깨어나게 되는데, 이게 웬일인가?!

도깨비의 장난인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소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경성야상곡

 

놀람도 잠시, 남촌에 살고 있다는 그 소녀가 마냥 부러운 희는 자신 역시 일본 말을 배워 돈도 많이 벌고, 일본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술술 털어놓게 되고, 마유미는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는 조선인의 피로 이룬 부를 부러워하는 희의 천진한 말들에 자신이 처한 지옥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게 된다.

 

 

 

경성야상곡

 

마유미는 병실 창가에서 희를 밀쳐 떨어지게 해 사고로 위장하고, 긴 머리를 희와 같은 단발머리로 잘라낸다.

결국, 정신을 잃고 누워 있는 희를 마유미로 속이고 개똥이를 따라 가 희로 살기로 결심한 마유미.

희는 자신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말을 해대며 자신을 마유미라고 부르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마유미의 집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이전엔 상상도 할 수 없던 풍족한 삶을 목격하게 된다.

 

 

경성야상곡

 

사람들은 다들 마유미가 사고로 인해 바보가 되어 일본말도 못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생각하지만 그러한 풍족한 삶 속에서 희도 마냥 행복하진 않다. 바로 자신을 유독 사랑했던 아버지가 생각나서이다.

 

 

경성야상곡

 

결국 희는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이게 웬일인가?! 자신을 그리워하며 슬퍼하고 있을 줄 알았던 아버지가 마유미를 자신으로 착각한 채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실망한 희는 발걸음을 돌리게 되고 결국 자신이 원하던 풍족한 삶에서 자신이 원하던 것들을 이루겠다 결심하게 된다.

그렇게 희와 마유미는 서로 바뀐 삶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게 되는데......

 

앞으로 두 사람은 각기 바뀐 삶 속에서 어떤 운명의 순간을 만나게 될까?

그리고 서로 바뀐 인생을 살게 된 마유미와 희, 이 두사람은 결국 자신들이 원하던 것을 찾을 수 있게 될까?

이 달라진 인생이 두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 혼란의 시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전개되는 이 작품은 그렇기에 더욱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가 예상이 안된다.

그 시대에 특히 어린 소녀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 둘은 바뀐 운명하에 어떤 위기를 맞게 될지 궁금하고 또 한편으론 걱정이 된다.

 

만일 다양한 장르의 웹툰을 즐겨보는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 '경성야상곡'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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