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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창.. 진중권과 토론 후의 자평.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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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창.. 진중권과 토론 후의 자평.txt
  • 딴지 USA
  • 승인 2020.02.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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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중권씨와의 토론이 끝나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실체적 진실’을 이야기하러 갔는데, ‘공소장읽기’와 ‘동양대’이야기를 토론의 대부분을 끌고 가시는 탓에 준비한 제가 준비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집에 와서 돌려보니, ‘당신이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인지 확인도 되지 않았는데 그걸 전제로 주장을 하는 것이 타당하냐’라는 것이 제 이야기의 대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내가 봤다. 공소장에 있다’ ‘공소장이 참이고 너가 본 것이 사실이냐.’라는 내용이 거의 전부인 개싸움이 되었다는 것이 제 자평입니다. 어쨌거나 논의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지 못한 것은 제 능력부족일 것입니다.

2.
예상대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습니다. 뉴스공장 때의 비난도 엄청났는데, 이번에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댓글, 문자, 메신저로 비난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는데, 저희 회사까지 전화 걸어 직원들에게 욕하는 분들은 너무 심하신 듯 합니다. 저는 우리 회사 직원들의 정치적 성향도 잘 모릅니다. 그 분들은 그냥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일 따름입니다. 그리고 제 토론에서 ‘진빠’ 이야기하는 대목을 돌려보기 해 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생각하는 토론의 유일한 성과가 진중권씨가 “만약 앞으로 내 쪽에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 말리겠다” 라는 말을 이끌어냈다는 것입니다. 진중권씨도 이제 좀비, 대깨문 등 상대편을 비하하는 말을 쓰지 않을 듯 합니다만... 그건 모르죠.

3.
저의 외모를 비하는 분이 계시는데, 제 한쪽 눈 부위가 그렇게 된 것은 북극에 가서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폭풍우에 5시간이 넘게 혼자서 사투를 벌이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다른 탐험가 분들이 히말라야에서 동상에 걸려 손가락 발가락을 잘라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처럼, 저에게도 나름 자랑스러운 흔적입니다. 보는 분이 불편하실 수도 있어 자리를 바꿔 앉겠다고 했지만 국민일보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국민일보측에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포스터 위치상 그렇게 했다는 것입니다)

4.
저의 직업을 비하하시는 분들께도 한말씀 드립니다. 저는 ‘마광수사태’에 대책위원장을 맡았고, 그 사건에 연루되어 대학원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페이스북에 마광수 선생님 기일에 쓴 사연이 있습니다) 그리고 생업으로 사교육에 뛰어들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직업이 자랑스럽습니다. 판사는 범죄자만 보고 의사는 환자만 보지만, 저는 매일 같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와 만납니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보람됩니다. 다만 저에 대한 비난으로 사교육을 싸잡아 비난하는데, 그래서 다른 사교육 종사자들에게 조금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5.
정치할 마음 없습니다. 학원 홍보할 마음 없습니다. 한두군데서 제안이 들어왔지만 그냥 웃으며 거절했습니다. ‘아이고 말도 안돼요. 사교육의 괴수가 무슨 정치입니까.’ 말씀드렸듯이 저는 여기서 아이들 가르치는 것이 훨씬 행복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 일에 나서서 홍보는 커녕 학원 매출은 많이 떨어졌습니다. 목동을 아시는 분들은 이곳이 얼마나 보수적인 동네인지 아실 듯 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조국 사태 이후, 대통령께서 ‘사교육 특별조사령’을 내려 저희 학원이 특별조사를 받았습니다. ㅎㅎ (아무런 불만없이 아주 기쁘게 받았습니다)

6
대학원 뛰쳐나올 때, ‘10년 뒤에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하자’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번 일에 뛰어들 때는 한가지 조건이 더 붙었습니다. ‘내 딸에게 부끄럽지 않을 일을 하자’ 였습니다. 10년 뒤에도 제 딸에게 부끄럽지 않게 이야기할 자신이 있습니다. 저만의 조국백서를 다시 써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오랜 시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도 ‘부모가 아이에게 거짓된 것을 가르치지 않으면 이 세상은 더 나아진다’고 믿는, 조금 나이브한 사람입니다. 만 18세가 된 이 아이들이 이번에 선거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면, 그 아이들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보다 합리적으로 투표할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 거짓과 모략에 얼룩지고, 반칙이 난무하는 선거를 보면 그 아이들은 ‘개돼지들의 세상’을 보고 더이상 투표하지 않고, 개돼지들을 쉽게 속일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투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
어느날 아침 전화해서 ‘조국 딸이 제대로 대학간 것 맞냐’고 물어봤던 시사인의 고재열기자님. 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으니 점심 사세요. 다스뵈이다 나가면 고기 사주겠다고 했던 김어준 씨. 고기 사 주세요. 그리고 법에 대해 하나도 몰라서 귀찮게 물어봐도 항상 친절하게 알려주셨던 신장식 변호사님 (어쩌다 제 페북이 공적인 자리가 되어서 말 꺼내기 힘들었지만, 비례대표 추천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 알지 못하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알려주셨던 고일석 선생님께도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조국사태’에 정말 헌신적으로 진정성을 보여주셨던 박주민 의원님 존경합니다. 왜 나는 당신이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빠져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아무튼 많은 응원과 조언을 해주셨던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는 일상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올해 고3들과 또 1년을 보내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8
지난 번에는 별로 없었는데, 이번 토론 후 유독 저에게 ‘문빠, 대깨문, 좀비’라는 욕설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저는 영원히 ‘문빠 대깨문이라고 비하하는 사람들을 경멸하는 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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