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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분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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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분노주의)
  • 딴지 USA
  • 승인 2020.01.30 00:1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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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2년 월드컵에 한국은 4강에 올랐다. 놀라운 성공의 이유를 여러가지 들 수 있겠지만 히딩크 감독을 첫번째로 꼽는 것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같은 선수, 같은 시스템에서 결국 지휘관이 누구인지에 따라 완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임진왜란 당시 동일한 조선 수군을 이순신이 지휘할 때와 원균이 지휘할 때 결과가 연전연승과 대패와 같은 180도 다른 것도 똑같은 맥락이다.

2.
2015년 메르스(MERS)를 다시 한번 찾아보니 한국은 발병자 186명에 사망자 36명으로 발병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전세계 2위였다.

심지어 사우디 인근의 다른 중동국가들인 UAE, 카타르, 요르단, 오만, 쿠웨이트, 이집트, 예맨, 레바논, 이란 보다 많았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메르스를 전파도 하는 민폐국 중 하나였다. 한국의 메르스 환자를 중국에서도 1억원이 넘는 비용 부담해 가면서 치료해 준 일도 있었다.

발병 근원지인 사우디 바로 옆에 있는 수많은 중동 국가들을 제치고 비행기로 10시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한국이 어째서 그렇게 많은 발병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일까?

그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누가 문제해결을 위한 지휘관인지의 여부이다. 당시 최종 지휘관은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3.
2015년 당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공무원들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인 방역시스템도 그때나 지금이 별로 다를 것이 없다. 그때와 다른 것은 대통령, 총리, 보건복지부 장관 등 주요 지휘관들이 다를 뿐이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질병들은 매뉴얼대로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도 보고가 되었을 것이고 공항에 기본적 열감지센서도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어떤 새로운 질병의 발생 혹은 의심환자 등이 발생했을 때 대처해야 할 매뉴얼도 똑같이 존재한다. 대체로 이런 질병은 초기 대응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도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인지하고 있다.

검역당국에서는 기본적인 매뉴얼대로 상부에 보고를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그것이 해당 업무이고,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문책을 당하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4.
다만 매뉴얼대로 보고를 했는데 초기 대응을 위한 후속조치에 대한 지시를 상부에서 받지 못한다면 그들은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재난을 경고하고 스스로 문제해결의 방법을 찾는 개인이 등장하는 것은 영화 <백두산>의 마동석 같은 캐릭터나 (영화 속이니까) 가능한 것인지 현실에서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금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똑같다. 12월에 이미 보고를 했는데 중앙정부의 누군가 해당 사실을 뭉갠 것이다.

사안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 연말과 연초를 맞아 바쁠 수도 있고, 혹은 중미무역분쟁이 어느정도 타결되어 가는 좋은 분위기 속에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치를 더 높이기 위해 정치적인 이유로 숨긴 것일 수도 있다.

다만 그 순간적 판단의 결과는 중국 전역이 대단히 심각한 질병에 노출되었고 올 경제성장률 등 주요 지표에도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되었으니 이런 문제일수록 정석이 중요하지 정치적인 판단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한번 더 재확인 할 수 있다.

2015년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에 대한 대응은 지금 중국의 모습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아니, 문제가 터진 후 후속 조치라는 측면에서는 지금의 중국보다도 많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5.
메르스 발생 한 달 동안 무시무시한 속도로 확진 환자와 사망자수가 증가하면서 전 국민이 공포에 떨기 시작하는데 그럼에도 당시 정부의 대응은 (나쁜 의미로) 한결 같았다.

우선 청와대 대변인인 민경욱은 다음과 같이 공식 논평했다.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

(정정: 민경욱의 이 공식 논평은 메르스 확진 때가 아니라 세월호 사고 있던 당시의 언급이네요. 국민적 재난에 대한 당시 박근혜 정부의 인식의 보여주는 것에 차이는 없습니다)

이와 비교가 되는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은 다음과 같다.
“(방역을 위한) 선제조치를 위해 군 의료인력, 시설까지 활용해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컨트롤타워는 청와대이다”

이 하나만 가지고도 국가적 재난에 임하는 두 지도자의 모습을 확연하게 비교할 수 있고, 그것이 결과로 증명되었다고 생각한다.

6.
한편 민경욱은 이런 국가적 재난상황에서도 심심한가 보다. 우한 교민들 수송을 반대하면서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한가하게 코로나 드립이나 날리고 있었다.

“코로나 맥주 회사에서도 바이러스에 관한 질문 좀 그만하라고 욕까지 하지 않습니까? ^^ 지금 맥주 회사랑 한 판 붙어보자는 건가요?”라고 하면서 코로나 계정의 트윗을 캡처해서 페북에 올렸다.

그런데 민경욱이 올린 그 캡처는 합성이자 가짜 계정이었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명칭은 국제보건기구(WHO)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라고 한 것이다. 정말 한심하고 모자란 인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자유한국당에서도 ‘우한 폐렴’이라고 쓰지 않고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언급하자는 청와대 권고에 대해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 정말 모자란 정당이 아닐 수 없다. WHO에서 그렇게 쓰라고 하잖아. 이 모지리들아….

7.
다시 2015년 이야기로 돌아오면 메르스가 한참 퍼져나가면서 공포에 떨고 있을 때 보건복지부에서 내 놓은 대책이라는 것이 그야말로 황당하기 짝이 없었는데 다음과 같았다.

“낙타와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세요”
“멸균되지 않은 낙타우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세요”

아니, 한국에서 낙타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나? 무슨 낙타와 밀접한 접촉을 한다는 것인지? 그리고 내 생전에 한국에서 낙타우유나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를 판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이런 내용들이 대책이라고 포스터까지 만들어서 나온 것이다.

지금 보면 정말 웃긴데 당시에는 공포상황에서 나온 정부대책인지라 웃기기보다 무서웠다. 이런 정부에 의지해야 한다는 사실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때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공무원들이나 전문가들은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 단지 누가 지휘 하느냐에 따라 국민방역에 힘쓰는 고마운 정부관계자들이 될 수도 있고 '낙타고기 먹지말라'는 한심한 포스터나 만드는 '세금도둑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8.
당시 메르스는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서 감염되는 일이 많았고, 의료진들도 많이 감염이 되었다. 그 사실이 알려지자 메르스 환자들이 다녀간 병원을 문의하는 국민여론이 빗발쳤는데 박근혜 정부는 “지자체가 메르스를 독단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혼란이 온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심지어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국민을 불안하게 할 수 있는 괴담이나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나서 감염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악의적이고 잘못된 정보 유포는 적극 차단해야 한다”며 유언비어 확산에 화살을 돌렸다.

또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메르스 발병 병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 “메르스는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어떤 환자가 해당 병원에 있었다고 해서 그 병원에 가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며 오히려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타박했다.

이게 당시 국가적 재난을 두려워 하는 국민들을 향한 정부의 공식적인 대응이었던 것이다. 중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 초기에 했던 대응과 너무 유사하지 않은가?

9.
이 문제는 박원순 서울 시장이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가 가지고 있던 메르스 관련 현황 정보들을 공개해 버리면서 해결이 되었다.

이미 서울시에서 공개가 되어 버렸으니 어쩔 수 없이 정부에서도 여론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며칠이 지난 후에 해당 의료기관등의 정보를 공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만 이후에 황당한 일은 법무부와 검찰이 직접 나서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작성하고 유포하는 이들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단하겠다”면서 검찰 수사의 첫 대상으로 박원순 시장을 지목했다는 점이다.

무능하지만 뒷끝만큼은 정말로 강했던 박근혜 정부였던 것이다.

10.
2020년 현재 중국 정부의 초동 대응은 2015년 한국정부와 데자뷰를 느낄 만큼 비슷한 모습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속도는 무시무시하게 퍼져 나가고 있으며 이웃나라 한국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중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문재인 정부는 2015년 박근혜 정부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대응을 잘하고 있다. 본문에 나열한 대로 말이다.

지나치게 낙관할 필요도 없지만 과도하게 공포심을 조장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언론과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당들은 공포심을 조장해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려고 한다.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1.
특히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때 정부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무슨 자격으로 지금 정부의 방역을 방해하고 국민에게 공포심을 조장하는지 도대체 그들에게 염치라는 것이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심지어 2017년 방역인원을 늘려야 한다는 정부의 추경예산도 삭감한 것이 자유한국당이라는 것이 이번에 밝혀졌다.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던 민경욱은 지금 한가하게 코로나 드립이나 날리면서 일하고 있는 정부를 방해하기 바쁘다. 조중동은 연일 정부의 방역대책을 비난하기 바쁘다.

지금 문재인 정부의 방역대책을 조롱하고, 비난하고, 비웃는 인간들은 2015년의 ‘낙타고기 먹지말라’는 포스터나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12.
고 노회찬 의원의 명언대로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일본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라는 말을 실천해야 할 엄중한 시기인데 자유한국당과 조중동이 보여주는 모습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서라면 “외계인에게도 나라를 팔아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 뿐이다.

돌아오는 4.15 선거 정말 잘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나라가 위기에 빠지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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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_619310 2020-01-30 18:37:53
욕하면 안되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데 참아야하다니

비회원_408749 2020-01-31 00:19:01
그와중에도 동네교회 ,동네 나이드신 분들은 박그네 불쌍하다고 ,,,문재인 나쁜넘이라고 청와대로 항의하러 가야된다고 합니다, 그동네가 어디냐고요? 오산입니다.

비회원_966191 2020-02-07 14:56:49
진짜 자한당은 답없다.
저런 인간들이 집권했던 시절을 살았으니..ㅉㅉ

비회원_399121 2020-02-08 16:21:10
정말 답없는 자유한국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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